박경철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박경철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박경철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박경철이라는 이름은 예전부터 많이 들어온 것 같다. 서울에 있는 학교로 이적을 하기 전, 경북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떄에도 상당히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주식에 투자를 해서 많은 돈을 벌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좋은 강의, 마음을 울리는 강의를 안철수 교수와 짝을 이루어서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는 정도다.

여태까지 학교 공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공부를 우선적으로 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이런 사람들이 쓴 책을 읽어보게 되는 기회가 상당히 줄어들어 버리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 곧 학교를 졸업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는데, 뒤늦게나마 다양한 책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고무적인 소식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최근들어서 전공 관련 공부 보다는 내가 보고 싶은 책을 읽는 것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런 이유에서 보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두께부터 얇은 편이 아니어서 여러가지 다양한 주제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편이다. 약 400페이지 가량 정도 되는 편인데, 완전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무겁게 읽어야 하는 그런 책도 아닌 중간 수준에 위치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전체적인 형식은, 오래된 고전 책인 존 로크의 "인간지성론"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한 가지 주제를 놓고 그것을 약간은 철학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서 그에 관한 해결책이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부분이 무엇인가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늘어놓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완전히 무거운 것도 아닌 가벼운 것도 아닌 중간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5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 그 장에서 이야기하는 주제는 다르다.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인데,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 역시도 당당하게 내 삶의 주인은 나다라고 하기가 껄끄러운 부분이다. 예전의 나였다면, 내 삶의 주인이 "나"는 아닌 편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을 터인데, 그나마 지금은 그런 것과는 서서히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 들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부족하다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1장에는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펼친다. 진실을 담지 않은 미 "키치(Kitch)"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하고, 실재의 인위적인 대체물 "시뮬라르크"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기도 한다. 현재의 대중들은 "진정한 가치"가 아닌, 저급한 가치를 추구하는 데 정신이 팔려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부분이다. 행복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행복은 결국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 있는 것이라는 점"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찾는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가치관은 "어떠한 가치를 보는 기준"이라고 정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가치관이 없는 상황을 가치부재라고 할 수 있는데,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는 자신만의 가치관을 정립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장에서는 "세상과의 대화"라는 제목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나간다. 언어는 그 사람을 말해주는 지표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언어의 "형식이 내용을 결정한다"는 시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부분도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동조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 모두는 지식인이며, 지식인이 가져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세 번째 장에서는 "나를 감동시키는 자기혁명"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말 그대로 자신의 삶의 혁명가가 되어서 삶을 주도하라는 내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성과"는 "태도"의 차이에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는데, 어떤 일에 대하는 태도가 다른 것에서도 나타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좋지 않은 습관을 버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현재에 집중하면서 철학적인 사유를, 사고를 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파악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신의 재능을 파악하는 방법은 다양한 체험을 통하는 방법으로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기도 한데, 많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많은 체험이 어렵기 때문에 독서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네 번째 장에서는 "자기혁명을 위한 배움과 성장"이라는 주제이다. 저자는 "사람과 책"을 많이 만나고 접해보는 것이 가장 큰 공부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또한 의미없는 습관의 반복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절대적으로 공감을 하는 바이다. 소인 또한, 예전에는 쓸데없이 인터넷 검색순위에 올라오는 것들을 눌러보고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 책을 많이 읽어보게 됨으로써 그런 습관이 자연스럽게 사라져버리게 되었다. 책을 통해서 얻는 즐거움이 인터넷 서핑을 통해서 얻는 즐거움보다 더 큰 것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고 있다. 시간은 일반적으로 직선의 형태를 가진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 곡선의 형태를 가진다는 것이다. 시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시간이 빨리가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시간은 느리게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단순히 많이 할애하는 것보다는 시간의 밀도를 높여서, 집중력 있는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시간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절대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중요도와 우선순위에 따라서 시간을 배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더불어 금기 항목을 정해서 고나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시간에 대해서도 이러한 시각을 내놓았는데, 시간 = 변화라는 시각이다.

<<시간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 The Discovery of Time>>의 저자 푸아르뱅(Robin Le Poidevin)에 따르면 빅뱅이 0년 0시의 출발점이라면 사건의 시작과 시간의 시작은 같다. 그렇다면 시간의 종말은 무엇일까? 바로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는 그 순간을 의미한다. 시간은 무엇인가? 변화의 시작에서 변화의 끝을 향해 달리는 말과 같다.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올바른 독서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사람의 생각은 언어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글을 접하고, 많은 생각을 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은 저자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기 때문에,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고 독서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지막 5번째 장에서는, "미래를 여는 변화와 도전"이라는 주제이다. 이 시대는 희망이 부재하고 우울함이 가득차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이 왜 나타나는 것이며, 그리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변화"를 핵심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에 대한 내용은 동양의 고전 "주역"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영어로는 주역을 "The book of changes"라고 번역을 했다고 하니, 변화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찬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기도 할 것이다.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정의"라는 부분, 마이클 샌델의 "정의"도 있지만, 여러 학자들의 "정의"에 관한 해석이 있다. 여기에서는 "롤스"의 정의를 소개하고 있다. 예전에 공무원 공부를 할 때, 공부를 했던 부분인데, 여기서 등장하니 새로운 것 같다. 정의라고 하는 것은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뿐더러, 이상도 아니다, 현실참여의 도구로 보고, 정의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의 깊이가 보인다고 한다. 최근 들어서 여러가지 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보게 되니, 좋은 글과 좋지 않은 글이 조금씩은 눈에 보이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좋은 글을 쓴 것처럼 보이는 저자들의 공통점을 생각해보면, 많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특히나, 인문고전, 철학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그 분야에 대해서 많은 글을 읽어보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그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적어보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많은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유", "사색"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도 영문학과로 진학하기 전까지는, 당장 급한 것에 매달리면서 "사색"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할 수 있을턴데, 다시 대학교에 들어오게 되면서 높은 교육기회를 갖게 되면서,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외국인 교수님인 "션 노르만딘" 교수님의 문학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책에 쓰인 글귀에 관해서 물어본다. 학생들이 정말 이상한 대답을 하게 되더라도, 그것이 틀렸다고도 하지 않는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한 것이다. 학교 수업을 통해서 그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져보게 된 것이 내 대학생활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교수님들처럼, A는 무조건 B이고, 이 것은 무조건 이런 것이다라고 강요하는 수업 체제 하에서는 물론 몸은 편할 것이다. 교수님이 알려준 것을 적어두었다가 그대로 외워서 시험지에 적으면 좋은 성적이 나올테니, 하지만 그렇게 공부를 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대학 교육이라는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아니, 그것이 대학교 이전의 교육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면 당연히 더 좋을 것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이 책 한권을 통해서 대화를 나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좋다.
어제는 갑작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에머슨과 단 한시간이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이제는 불가능한 것이 되었지만 말이다.


소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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