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선희 '북촌탐닉' "북촌 10년 지킴이 옥선희가 깐깐하게 쓴 '북촌' 이야기"

옥선희 '북촌탐닉' "북촌 10년 지킴이 옥선희가 깐깐하게 쓴 '북촌' 이야기"


옥선희 '북촌탐닉' "북촌 10년 지킴이 옥선희가 깐깐하게 쓴 '북촌' 이야기"

개인적으로 서울에 올라오게 되서 좋은 점이 있다면, 많은 역사적 유물을 많이 간직한 종로구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비록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숨막히는 고층 건물에 둘러싸인 그런 곳이 아니라, 주변에 궁궐, 오래된 한옥과 같은 건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지역에 살게 되었다는 건 어쩌면 큰 행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고층 건물이 거의 없는 지방에서 오랜 시간을 지내다보니, 높은 건물이 밀집해있는 종각, 을지로, 강남과 같은 곳에 가게 되어도 마냥 신기하기도 하지만...

2년 전 서울로 처음 올라와서 삶의 터전으로 마련한 곳은 성균관대학교 바로 앞에 있는 명륜동, 혜화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여기서 북촌동은 그리 멀지도, 가깝지만도 않은 애매한 곳이기도 하다. 어쩌면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북촌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싶고, 가끔 갈 떄마다 신기하면서도 정겨운 느낌이 드는 것이기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방에서 친구들이 올라왔을 때도, 외국인 친구들을 처음 만났을 때도 항상 가장 먼저 왔던 곳이 북촌마을이었던 듯 하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가장 한국적인 곳이 "인사동"이라는 말만 듣고, 거기가 어디인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버스를 타고 갔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인사동은 찾지 못하고, 대신 "삼청동"과 "북촌마을"이라는 멋진 곳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일화가 생각이 나기도 한다.

우연히 찾았지만, 상당한 만족감을 내게 주었던 곳, 비록 스쳐지나갔지만, 자주 방문해보고 싶었던 곳, 여태까지 무작정 그쪽 길을 지나가 볼 생각만 해보았지 책을 읽어볼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학교 도서관에서 갑자기 생각이 나서 책을 찾아보고 빌려본 책이 바로, "북촌 탐닉"이라는 책이다.




항상 막연히 나도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서 기회가 되면 북촌마을에서 꼭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정말 북촌마을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북촌마을의 이곳저곳에 대해서 자세히 풀어서 쓴 글을 읽어보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곳에서 더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럴 여력이 없기도 하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혜화동 또한 북촌마을 못지 않게 매력적인 곳이라... 항상 내 마음에 갈등을 일으키는 중이기도 하다. 둘 중 한 곳만 골라야 한다면, 어느 곳을 선택해야 할 것인지에 관해서 말이다. 북촌마을이냐, 혜화동이냐... 하는 그런 선택의 어려움, 물론 혜화동에도 멋진 곳이 많지만, 책을 통해서 북촌마을에 정말 볼만한 것이 많고 가볼만한 곳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간을 가져보게 된 듯 하다. 무려 페이지수로만 따져도 365페이지나 되는 책장 곳곳에 북촌마을에 숨겨져있는 수많은 명소가 들어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 장소에 대한 역사적인 상세한 설명까지 곁들이니, 북촌마을이라는 곳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도 있거니와 책을 쓰는데 작가 분께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함께 들게 만드는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 나로 하여금, 블로그 카테고리 관리를 상당히 잘못했구나 하는 충격에 빠지게 시간을 가져다 준 책이기도 하다. 북촌에 방문해보고 설명을 할만한 공간이 이렇게 많았다면, 이렇게 대분류로 포스팅을 하고 있는 내 블로그는 처음부터 완전히 뜯어 고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북촌마을 한 곳만해도 이렇게 방문해볼 곳이 많을진데... 다른 곳은 오죽하겠냐는 생각이다.


아무튼, 적절한 사진과 함께 곁들여진 북촌마을과 관련한 책 한권, 나중에 북촌마을에 다시 방문하게 될 일이 생기면, 꼭 다시 한번 읽어보고 어느 곳에 갈지 한번 정해서, 북촌마을의 세세한 모습을 다시 한번 제대로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북촌마을에서 살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말이다.

이제는 미국으로 떠나고 안 계시지만, 수십년간 북촌마을을 탐닉하고 간 맥퍼슨 교수님이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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