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 상공회의소 면접 후기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 면접 후기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 면접 후기


갑작스럽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목요일 저녁 늦은 시간에... 저녁 식사를 마치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도서관에서 허겁지겁해야 할 일을 하고, 해야 할 공부를 하고 있는 상태라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다. 도서관의 특성상 전화를 받으러 나가려면 상당히 많아 걸어나가야 했기에 주로, 전화를 받으려고 나가는 도중에 전화가 끊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전화가 끊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전화가 온 번호로 회신을 해보니, 낯선 사람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전달된다. 이야기인즉슨, 이번에 지원한 AMCHAM 인턴쉽의 면접에 참여할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사실 예상치도 못한 전개에, 당황스러우면서도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소인배닷컴에게는 "서류 탈락"이 일상이었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더 면접 기회를 잡는 것은 엄청난 이벤트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당장 면접 날짜가 바로 다음 날, "금요일 2시"라고 한다. 너무 갑작스럽게 잡힌 면접이라, 상당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전개였다. 우선 참여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하다, 이전에 이 곳에서 면접을 본 사람들의 자료를 구할 수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AMCHAM이라는 기관과 내가 지원한 커뮤니케이션 부서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하고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어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적지만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



"소피아라는 이름을 가진 블로거의 도움"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로 검색을 해보니, 이미, 그곳에서 인턴쉽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이 블로그에 올려놓은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턴 면접 후기에서부터 인턴 생활 하루하루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려둔 덕분에, 인턴쉽을 하면서 이런 일을 하는구나 하는 것들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면접이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었고, 부서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기도 했다. 물론, 이 부분은 AMCHAM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직접 인턴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을 통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더 가까이 와 닿았다고 해야 하나?


"왜 나를 뽑아야 할까?"


사실, 모든 면접의 기본은 이것이 아닐까 싶다. 다른 것들은 제쳐두더라도, "왜 다른 지원자들을 제쳐두고 '나'라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을 해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그곳에 가면, 그쪽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면접의 기본이 아닐까 생각을 하지만... 그렇게 하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당당하게 그런 것들에 대해서 어필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에 대해서 더욱더 확실하게 알아야 하고, 내가 지원한 "회사"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알아야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지원한 회사뿐만 아니라, 실제로 내가 "배치될 부서에서 하는 일"을 명확히 알아야 면접 중에 한번 베짱이라도 부려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뭘까?"


일반적으로 "스펙"이라고 불리는 부분, 한 사람의 BACKGROUND,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에 대한 정보로 따지고 본다면, 소인배닷컴은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서 확실하게 밀리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실제로 면접장에 가서만 봐도, 총 4명이서 한 번에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4명 중 2명의 지원자가 해외파, 1명은 고려대학교 법학과 출신,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이 소인배닷컴, 적지 않은 나이에, 학벌만으로 본다고 해도, 나머지 사람들에 비해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가지고 베짱이라도 한번 부려볼 수 있을 것인가?


아니, 이렇게 직접 면접장에서 다른 면접자들을 한번 만나보니, 내가 왜 여태까지 그렇게 많은 서류 탈락을 경험했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 것 같다. 객관적인 데이터에서 앞서는 부분은 하나도 없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에 대해서 한번 생각을 해보았다. "AMCHAM"의 커뮤니케이션 부서에서 하는 일은 주로 출판 업무, 페이스북 관리 업무, 행사 업무 지원 등과 같은 바깥사람들과 공식적인 접촉을 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는 것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공공기관 중의 하나인 산업인력공단에서 근무를 했던 경험, 그리고 벌써 블로그를 운영한 지 6년도 더 되었다는 점을 한번 상기해볼 수 있었다.


△ 주한미국상공회의소에서 만들어내는 저널


"2013년 11월 1일"


2013년 11월의 첫째 날이자, 금요일, 곧 있으면 다가올 불타는 금요일을 기다리는 시간, 오랜만에 강남으로 향했다. 삼성역에 있는 TRADE TOWER 45층이다. 사실 너무 오랜만에 이 곳으로 와보았기에, 그리고 이렇게 높은 건물에 올라본 적이 한 번도 없기에 입구를 찾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괜히 옆에 있는 전시회장으로 잘못 들어가서 길을 헤매기도 하고...


우여곡절 끝에 무역센터 건물을 찾고, 안내데스크에서 "GUEST" 방문객 방문증을 받고, 왼쪽 가슴애 패용, 당당하게 45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 평소에 이렇게 높이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한 번도 탑승해본 적이 없기에 뭔가 이상하면서도 신기한 느낌이 든다. 아마 이런 건 올라가면서 귀가 먹먹해졌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4501호"


45층에 다다르니, 벽 한쪽 구석에 전투 방패 2개가 세워져 있다. 아무래도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가 우리나라 회사들이 아니라 외국 회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가끔씩 누군가가 쳐들어오는 경우가 있기도 한가보다. 예전 기사를 찾아봤더니 2002년에 한총련이 이 곳, 미국 상공회의소를 점거하고 유리창을 꺤 전적이 있기도 하단다.



"면접에 앞서, 간단한 필기시험(?)"


1시 30분 즈음, 30분 정도 일찍 들어가서 면접을 기다리고 있으니, 오늘 면접 보기로 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도착한다. 한 분은 이미 나보다 먼저 오셔서 기다리고 있었다. 2시 즈음이 되자, 모든 사람들이 도착했고, 우리는 한쪽 방으로 안내를 받고, 자리에 착석하자마자, 30분 간 시험을 치른다. 영-한, 한-영 번역 시험이다. 사전 사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혹시나 시간이 부족할까, 상당히 급한 마음으로 번역을 해나갔다. 사실, 번역시험에 대한 기억은 좋지 않은 편이다. 영문학과에서 수업을 들을 때도 싫어했던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번역이라는 부분이었으니 말이다. 이상하게 번역을 하다 보면, 가끔, WORD TO WORD로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사전을 펼치지 않고는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아직 내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겠지...


이번에도 "조기 진단"이라는 단어가 갑작스럽게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한번 생각이 나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 생각을 해도, 그 단어를 떠올릴 수가 없다. 결국, 진단이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고, "pre-medication"이라는 이상한 단어를 사용했다. 충분히 감점이 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닐까 싶다.


토종 한국인이라서 그런 것인지, 영어를 한글로 번역하는 것은 그리 낯설지 않았다. 다행히 문장 구조가 그리 어렵거나 복잡한 것은 많이 없는 듯한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다만, PARTNETSHIP이라는 단어를 괜히 너무 토속화 시키려고 노력한 부분 때문에 오히려 감점 요소로 작용할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괜히 오버해서, "상생 관계"라고 괄호 치고 적어두었으니 말이다.



△ 이날 면접을 보았던 직원들


"시험이 끝나고 본격적인 면접의 시작"


면접관은 총 3분으로, 과장급 한분, 대리급 한분이 들어오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턴이 한분 들어오면서 면접관은 총 3분, 면접자는 나를 포함하여 총 4명이었다. 다들 모두 하나 같이 준비가 잘되어있고 실력 있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면접은 가장 먼저, "1분 자기소개를 영어로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주어진 1분 안에, "자신의 소개와 장점, 그리고 AMCHAM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포함하라는 것이다.


약간 다른 부분이 있었다면, 가운데를 기준으로 내가 있는 쪽, 나를 포함한 2명은 AMACHAM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포함하라는 것이었고, 나를 제외한 2명은 COMMUNICATION DEPARTMENT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포함하라는 것이었다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공통질문인 자기소개가 한 번씩 다 돌고 나서, 한 명씩 질문을 이어나갔다. 한 번에 한 명에게 질문을 몰아서 하고, 그 사람에 대해서 질문이 모두 끝난 다음에 다른 사람으로 넘어가서 질문을 하는 그런 시스템이었다고 해야 하나... 질문 내용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진행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소피아님의 블로그에서 본 "랜덤 질문"과 같은 것들, "AMCHAM의 라이벌은 어디라고 생각합니까?"와 같은 질문이 던져지기도 했지만, 각 지원자별로 다른 질문이 던져졌기에, 라이벌을 묻는 질문을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질문은 개인 신상에 관한 내용이나 경력에 관한 내용을 위주로 물어보았다. 소인배닷컴의 경우에는 약 20분 동안 질문을 받은 것 같은데, 주로 받은 질문 내용이 블로그에 관한 내용, 그리고 예전에 근무했던 한국산업인력공단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덕분에 신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약 2시간 정도의 면접 시간"


면접은 은근히 오래 진행되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면접 시간이 너무 짧지도 않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충분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면접을 마치고 오면서 좋았던 점은 이 면접 자체로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었다는 것과 다른 뛰어나고 유능한 지원자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면접을 마치고, 특별히 당일날 발행이 되었다는 분기별 AMCHAM의 분기별 JOURNAL 책자를 받아볼 수 있었다.


책자를 살펴보니, 중간에 우리를 면접했던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과장님과 대리님의 훈훈한 사진들과 인터뷰 내용을 볼 수 있었다는 것. "만약 무인도에 가게 된다면, 가져가고 싶은 한 가지는?"이라는 질문에 죽는 순간까지 우아한 입술을 가지고 싶은 마음에 "CHAPSTICK"이라는 대답을 한 대리님, 재미있으면서도 훈훈한 훈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대답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면접 결과는 다음 주 화요일에 나온다고 하니, 차분히 기다려보아야겠다. 혹시나, AMCHAM 인턴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서 길고도 짧은 후기를 마친다.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AMCHAM) 인턴 면접 후기"


장소 : 서울 삼성역 TRADE TOWER 4501

시간 : 2013년 11월 1일

지원 부서 : 커뮤니케이션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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