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이야기 "프롤로그"
General Prologue
3월의 달콤한 바람이 2월의 추위를 뿌리까지 깊이 꿰뚫을 때,
3월의 따스한 입김이 꽃을 피게 하는 근본적인 힘을 지닌 따스한 토양에 전해질 때,
3월의 그러한 힘이, 잔디를 밝게 비출 때,
북서쪽에서 날아온 따스한 공기가 한반도의 곳곳에 온기를 불어넣을 때,
앙증맞은 작은 나무들이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내며,
이야기를 주고받느라 잠에 들지 못할 때,
(자연은 그렇게 그들의 마음을 깨워 자극시키네)
시간은 화살과 같이 빠르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지했을 때는,
이미 길고 긴 겨울방학이 끝났을 때리라,
그때가 되면,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학생들을 부러워할 이유가 없어지고,
학생들은 하릴없이 학교로 향하며,
새 학기를 맞이하는 지루함과 모험과 같은
흥미로운 일이 발생하리라는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학교로 모여든다.
그리고 보다 특별히 대한민국의 모든 지역으로부터 명륜동으로 그들은 모여들었다.
그들이 고통받을 때 도움을 준, 그들에게 축복을 준 이에 대해 보답하기 위해서,
이 계절 어느 날, 2월의 어느 날, 우리가 다시 모이기 전 어느 날,
점심 무렵 다양한 연령의 열네 사람이 우연한 일행이 되어
학교 생활에 관련한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기 위해 단체로 퇴계인문관으로 모여들었다.
그들 모두는 같은 합격생으로서, 앞으로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에서 수업을 같이 들으면서,
동고동락할 동기들이었다. 강의실은 넓고 깔끔했으며, 우리에게 제공된 편의시설은 최상이었다.
나는 모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곧 그들 일행의 한 사람이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한 명의 선배가 우리들을 찾아왔다.
그리고, 학과장님도 무슨 연유인지 조교를 시켜서 이번에 들어온 편입생들을 보고 싶다고,
간단한 간담회를 가져보자고 하셨다.
그러나 이야기가 더 진행되기 전에,
이 기회에 어쨌든 나에게 비친 그대로,
그들 각각의 모습 즉 그들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묘사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먼저 우리들에게 도움을 주러 찾아온 선배부터 시작할까 한다.
우리를 도와주러 왔지만, 그러한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상당히 사려 깊은 사람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첫눈에 비친 그의 인상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그의 표정이 그리 밝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가 입고 있었던 복장은 깔끔하고 센스가 있었다.
그가 풍기는 향은 강한 인상을 남길 정도로 상쾌했다.
첫날 그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그는 단순히 차가워 보이는 인상을 가진 것처럼 보였지만,
상당한 말수를 가지고 있었으며, 재미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는 점이다.
간혹 그가 던지는 가벼운 농담은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고 가볍게 해주었다.
아무튼, 다시 우리가 머물렀던 장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인문대학 전체의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후, 우리는 우리를 찾아온 선배와 함께, 그리고 조교와 함께 같은 건물, 퇴계인문관 6층으로 이동했다. 6층의 "셰익스피어 룸"으로 우리는 인도되었다.
그곳의 시설은 깔끔했으며, 책상은 디귿자형으로 배치가 되어 있었다.
우리는 학과장이신 이혜문 교수님을 기다리며, 차례차례 빙 둘러서 앉았다.
학과장님이 들어오시고,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간략하게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
교수님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서 순서대로 자기소개를 했다.
나는 교수님을 마주 보는 위치에 있었으니, 나를 기준으로는 왼쪽부터라고 할 수 있겠다.
첫 번째로 자기소개를 한 인물은, 캐나다에서 온 한 소녀였다.
그는 한국 또는 중국인과 같은 전형적인 동양인과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으나, 실제의 국적은 캐나다였다. 붉은 머리로 염색을 하고 있었던지라 크게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그는 약 25세 정도로 보였다. 학교에 오기 전에는 호텔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었다고 한 듯하다.
두 번째로 소개를 한 인물은, 진정한 외국인 소녀였다.
여기서 진정한 외국인이란, 국적과 외모 모두 외국인인 사람을 뜻한다.
그는 자신을 우즈베키스탄에서 왔다고 소개했다. 외국인임을 알아차린 학과장님은 영어로 이야기를 해도 된다고 제의를 했으나, 그는 자신의 예전의 전공이 한국어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구사함에 있어도 무리가 없다고 했다. 내가 봐도 놀랄 정도로 그는 한국말을 잘했다. 어쩌면 평생 한국에서 살았던 나보다도 더 잘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세 번째로 소개를 한 인물도 소녀였다.
그는 자신을 광주에서 왔다고 소개했다.
우리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의 말투는 지방에서 온 사람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서울말을 구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그는 자신의 말투에 있어서 약간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네 번째로 자신을 소개한 인물 역시도 소녀였다.
그는 약간 힘이 있고 자신 있는 말투로 우리를 제압했다.
아무래도 그럴 것이, 자기소개를 마치고 나서 교수님이 나가고 나서, 선배들과 우리끼리 남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그가 선배에게 질문을 했는데, 오로지 학업에 관한 내용만 질문했기 때문이다. 수업과 장학금에 대해서 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봐서 우리는 그는 철저하게 공부만을 신경 쓰는 인물이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면, 그가 온 곳은 서울에서 약간 떨어진 곳인 "인천"이라는 곳이었다는 점, 그리고 나와 같은 동갑내기 친구였다는 점이다.
다음 주자는 훤칠한 남자였다.
하지만, 그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무서운 느낌을 전달하기도 했다. 우리를 맞이한 선배와 비교하자면, 선배에 비해 그의 인상이 조금 더 근엄해 보인다고 하는 편이 적절한 편이었다. 게다가, 그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의 체격은 진정한 남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훤칠했다. 게다가 그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우리를 부럽게 만들었는데, 그것은 바로 그가 여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음 주자도 역시 훤칠한 남자였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인상을 주는 인물이었으며, 잘생긴 편에 속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목소리에서도 차분함과 온화함이 느껴졌다.
아마도, 그는 축복받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그의 외모는 나이에 비해서 정말 어려 보이는 진정한 동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상당히 바빠 보였으며, 오리엔테이션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라졌다.
다음으로 소개를 한 남자는 내가 앉은 바로 왼쪽에 앉아있던 남자였다.
나와 비슷한 나이 때를 가진 사람으로 보였으며, 실제로도 그랬다.
그리고, 나와 같이 남쪽에서 올라온 인물이었다. 그의 말투에서 지방의 억양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출신 지방을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는 해안 도시에서 올라온 부산 남자였다. 우리를 흥미롭게 만든 부분은 그가 예전에 전공했던 특이한 전공이었다. 양치학과라고 자신을 소개했는데, 처음 듣는 전공이었기 때문이다. 물고기와 관련이 있는 전공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특이한 전공을 가졌던 인물이었기에 그는 교수님으로부터 많은 질문세례를 받았다.
다음 차례는 바로 나였다.
이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으니 바로 다음 사람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내가 앉은자리에서 오른쪽에 앉아 있었던 인물은 자신이 가장 나이가 많을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을 사람들을 만나서 술을 함께 마시는 것을 즐긴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을 병점이라는 서울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왔다고 소개했다.
그다음 소개를 한 사람은 이름이 독특한 한 여자였다.
한국 이름으로는 "색"과 관련이 있는 이름이었는데, 그의 성과 묘하게 어울리며 좋은 이름을 가진 인물이었다. 하지만, 난 그에 대해서 많은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심지어 예전에 어떤 전공을 했었는지도 잘 기억을 하지 못한다.
그다음 인물은, 약간은 남자 같은 소년과 같은 소녀였다.
그의 외모는 말할 것도 없이 소녀였지만, 그의 목소리는 소년과 같이 허스키했으며, 톤은 매우 낮았다.
후에 알게 되었는데, 그가 우리 학교 우리 학과에서 마지막으로 들어온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그다음 인물들은 중국에서 온 두 명의 인물이었다.
그들의 한국어 실력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게다가 둘 중의 한 사람은 낯을 상당히 가리는 성격이었기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전혀 들을 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기억이 나는 부분이 없다.
마지막으로 가장 끝, 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던 남자를 잊을 수가 없다.
그의 안색은 창백했으며, 또한 어두웠다. 그는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얼굴은 더욱더 검게 보였다. 상당히 말수가 적은 듯했으며, 그가 기독교에 심취해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우리를 맞이하러 온 선배에게 "성경 읽으면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나요?"라는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각자 짧은 소개를 마치고, 교수님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라고 하면서 자리를 비워주셨다. 덕분에 우리는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약간의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소개한 남자 옆에 다과 및 음료가 놓여있었는데, 그것들을 가지러 가면서 그에게 말을 걸어보려 했으나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의 안색은 상당히 창백하고 어두웠으며, 말을 걸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오로라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짧은 만남이 끝이 났고, 우리는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이후, 가야 할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고, 헤어짐을 아쉬워하면서도 딱히 다른 약속이 없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남게 되었다. 헤어지기에는 아쉬운 이른 시간이면서도 애매한 시간이었다.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허기를 느끼는 애매한 시간, 우리는 뱃속에 무언가를 채워 넣기 위해서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선배가 우리를 인도한 곳은 대학로 대명거리에 위치한 찜닭집이었다.
남은 사람들은 나를 포함해서 총 여섯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적절한 인원이었다.
내가 앉은 위치는 캐나다에서 온 빨간 머리를 가진 소녀 앞이었다. 어색한 상황을 깨기 위해서 노력을 했지만, 헛수고였다. 이것저것 이야기를 꺼내보았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리를 잘못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우리를 맞이하러 온 선배는 상당히 재미있고, 대화에 능한 인물이었다.
그러한 모습을 보니, 처음에 보았던 그의 근엄한 인상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여전히 다시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그리하여 다른 장소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그곳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술집이었다. "사람들과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 술을 마시면서 친해지는 것"이라는 생각에 강한 믿음을 가진 한 사람이 우리 중에 있었기 때문이리라.
장소를 이동해서도 우리의 대화는 즐겁고 떠들썩했다. 우리 중 누군가 분명, 자신은 술을 절대로 못 마시고 마시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술을 잘 마셨으며, 오히려 술을 즐기는 듯한 눈치였다. 술자리가 끝나고, 해는 달에게 자리를 양보한 지 이미 오래되었다. 자연스럽게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으며, 우리는 각자의 길로 다시 들어섰다.
그 날의 추억이 내가 성균관대학교에서 가진 첫 번째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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