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자 효과 / 제노비스 사건
1964년 3월 13일 금요일 새벽 3시, 뉴욕 퀸스의 큐가든 지역의 아파트 앞에서 당시 28세였던 제노비스는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당하게 됩니다. 제노비스는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하지만, 아파트에서 불빛만 몇 번 켜졌을 뿐 직접적인 도움은 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맙니다. 당시 아파트 창문을 통해서 제노비스 사건을 목격한 사람은 무려 38명이나 되었는데, 단 한 명도 경찰에 신고한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38명의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고한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말았던 것이지요.
"심리학자 빕 라타네(Bibb Latane)의 실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제노비스의 죽음을 목격했지만 신고를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에, 심리학자인 빕 라타네와 존 달리는 왜 이러한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지에 관한 실험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이러한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목격한 사람이 많을수록 책임감이 분산되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게 된다."
즉, 목격자가 많을수록, 다른 누군가가 신고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미루는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는 목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도움을 받을 확률이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 EBS 지식채널e에 소개된 제노비스 사건
"방관자 효과를 알아보는 실험 1"
EBS 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이러한 방관자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실험은 이러했습니다.
한 방에 5명의 모르는 사람을 몰아넣고, 서로 얼굴을 확인할 수 없도록 합니다. 그리고 출제자가 들어가서 문제지를 나누어주고 15분간 문제를 풀도록 지시합니다.
출제자는 방을 나가고, 문 앞에서 큰 소리를 내며 쓰러지며 아픈 소리를 내는데요. 여기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쓰러진 출제자를 도우러 나갈까요?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그를 돕지 않았습니다. 87%의 참가자들이 그를 돕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실험의 결과는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 앞에서 쓰려진 출제자를 돕지 않았습니다. 15분 동안 묵묵히 문제를 풀고 있었던 사람들이 대다수였던 것이지요. 당시 실험 결과에서는 87%에 달하는 사람들이 출제자를 돕지 않았습니다. 희망적인 것은 13%의 사람들은 그를 도왔다는 사실이 되겠네요.
"방관자 효과를 알아보는 실험 2, 이번에는 혼자서 문제를 풀게 합니다."
이번에는 실험방법을 달리해서, 방 안에 혼자서 문제를 풀도록 합니다. 같은 방식으로 출제자는 문제지를 배부하고 방을 나가고, 문 앞에서 큰 소리를 내며 쓰러지고, 신음소리를 냅니다. 이 때는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실험에 참여한 피실험자 전원이 출제자를 도왔다고 합니다. 혼자만 있다는 책임감이 피실험자들을 움직이도록 한 것이지요.
"방관자 효과를 알아보는 실험 3"
이번에는 조금 다른 실험을 준비했습니다. 한 사람이 길에서 책을 들고 가다가 책을 떨어뜨립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 사람을 도와주나 도와주지 않는가에 관해서 알아보는 실험이지요. 실험방법은 이러했습니다. 1명이 지나갈 경우, 2명이 지나갈 경우, 3명~5명이 지나갈 경우, 6명 이상이 지나갈 경우에 각각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한 명이 있을 경우에, 도와주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사람 1명이 지나갈 때, 책을 떨어뜨린 경우에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도와준 사람들의 비율을 결과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고 합니다.
1명이 지나갈 때 : 82%
2명이 지나갈 때 : 38%
3-5명이 지나갈 때 : 15%
6명 이상일 때 : 0%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이렇게 목격자는 많지만,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일단 정신을 제대로 차리로, 자신을 지켜보는 사람들 중에서 한 명을 골라서 도움을 요청하면 됩니다. 한 명을 지칭하는 대상은 구체적이면 더 좋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 사람이 지목이 되게 되면, 책임이 한 사람에게 몰리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3번째 실험에서, 여러 사람이 지나칠 때 도움을 요청할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방관자 효과는 자주 일어납니다."
이러한 방관자 효과는 자주 일어납니다. 저도 길에서 이러한 상황을 보게 되면, '다른 누군가 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엄청난 위급상황은 아니고 위의 3번째 실험과 같이 책을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사소한 상황에서 말이죠.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큰 사건이 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2008년 6월 19일 미국 킹스 카운티 병원에서 있었던 사망사건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예로는 2007년 10월 7일에 있었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하철 소녀 폭행사건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2003년 5월 9일 지하철 5호선 군자역에서 발생한 지하철 폭행 사건 역시도 그러한 경우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방관자 효과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생기고는 합니다. 그래도 이제는 이러한 내용을 알아보았으니, 비슷하게 위험에 처한 사람을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지 말도록 합시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이니 말이죠.
참고 자료 :
EBS 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 3부 평범한 영웅
EBS 지식채널e, 38명의 목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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