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험감독 "성동공고, 행정사"

두 번째 시험감독 "성동공고, 행정사"


두 번째 시험감독 "성동공고, 행정사"


산업인력공단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얻을 수 있는 특혜 아닌 특혜 중의 하나가 바로 기술자격시험과 전문자격시험 감독을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평소에는 접해 볼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무거운 책임감이 따르기도 하지만, 독특하고 재미있는 경험이기도 하다.



"행정사 1차 시험"


이번에 내가 시험 감독으로 나간 곳은 성동공고에서 펼쳐진 행정사 1차 시험 감독이었다. 사실 행정사는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시험 중의 하나라고 한다. 새롭게 시행되는 만큼, 시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접수자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서 공단이 한번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아마, 처음 예상했던 접수 인원의 10배 정도가 더 몰렸다고 했던가 하니 말이다.


"오늘 시험은 시험 응시하신 분들의 연령대가 높으니 각별히 신경 써 주시기 바랍니다."


그랬다. 다른 시험과는 다르게, 행정사라는 시험의 특성상,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듯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시험이 시작되기 전 시험에 대한 브리핑을 듣는 시간 동안 각별히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아무래도 시험 시간은 짧은데 문제수는 많고, 게다가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있다 보니 답안지 제출에 불응하시는 분들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시험 시간은 단 1시간, 그리고 풀어야 하는 문제수는 60문제, 한 가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100점을 맞아야 하는 시험은 아니고 60점만 넘기면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다 보니, 위안이라면 위안이 되는 그런 시험이라고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9시, 교실로 투입"


오늘 시험에 대한 브리핑이 끝나고 내가 속한 교실로 향한다. 이번에도 본부 요원은 아니고 교실 감독 요원이다. 교실 감독은 시험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어야 해서 뭔가 아쉽기는 하다. 괜히 잘못했다가 수험자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행동도 더 조심스럽게 되는 듯하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교실에 들어가 보니, 연세가 지긋이 드신 분들이 조그마한 책상에 앉아계신다. 맨 앞자리에 앉아 계신 어르신 한 분이 문제지와 답안지를 들고 들어오는 나를 보고, 왠지 피식 웃으시는 것 같다. 아마, 이런 생각이 아니었을까... "새파랗게 젊은 놈이 시험감독이라고 들어오는구먼..."



"9시 30분, 시험 시작"


그래도 할 것은 해야 하니 오늘 시험에 대해서 안내사항을 전달하고, 답안지 작성 등 오늘 시험 전반적인 내용을 수험자들에게 전달한다. 답안지 확인과 문제지 배부를 마치고 시험이 시작된다. 이제 수험자들은 문제와 씨름해야 하지만, 감독관으로 들어온 나는 지루함과 싸워야 한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묵묵히 열심히 문제를 풀고 계신 어르신들을 보니, 배움의 열정에는 끝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이날의 시험장이었던 성동공고


"10시 30분, 시험 종료"


다행히 행정사 1차 시험은 1시간짜리 시험이라 금방 끝이 났다. 그리고 혹시나 우려했던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답안지를 회수하고, 간단하게 시험장 뒷정리를 마치고 본부로 가서 회수한 답안카드를 전달하고 나니, 오늘 감독관으로서의 하루도 끝이 났다.


그래도 처음에 시험 감독을 나갈 때보다는 조금 더 능숙해진 것 같기도 하다. 역시 이전에 한번 경험해보니 뭔가 조금 더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이런 식으로 시간과 체력이 허락할 때마다 시험 감독을 나가서, 기회가 된다면 시험감독 100회를 채워보고 싶기도 하다. 아무도 인정해주는 사람은 없지만, 나름의 센추리 클럽을 만들어서 가입하는 것도 인생을 재미있게 사는 한 가지 방법인 것 같으니 말이다. 약 9개월이라는 시간 안에 시험 감독 100회를 채울 수 있을까?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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