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스킨 위클리 다이어리'에 얽힌 추억 "처음으로 거금을 주고 구입했던 다이어리"

'몰스킨 위클리 다이어리'에 얽힌 추억 "처음으로 거금을 주고 구입했던 다이어리"


'몰스킨 위클리 다이어리'에 얽힌 추억 "처음으로 거금을 주고 구입했던 다이어리"
 
사실, 문구류에도 메이커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는 형님을 통해서 문구류 메이커에 대해서 들어보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어쩌다가 다양한 분야에 대한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있는 형님과 교보문고에 한번 들러보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참새가 방앗간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 마냥, 그냥 길을 가다가 교보문고가 눈에 들어와서 한번 들어가보게 되었는데, 그렇게 그 길로 그 형님을 통해서 여러가지 문구류의 브랜드에 대해서 한번 들어보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몰스킨”
 
몰스킨 역시도, 같이 갔던 형님을 통해서 알게 된 브랜드 중의 하나이다. 샘플로 비치되어 있던 다이어리를 한번 만져보고 글도 슬쩍 한번 써보게 되었는데, 글을 쓰는데 확실히 종이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확실히 다른 종이에 비해서 훨씬 더 부드럽게 글이 써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렇게 접해 보았던 것이 몰스킨이라는 브랜드 명을 알게 된 첫 번째 기억이다.
 
“몰스킨 다이어리”
 
내가 몰스킨 다이어리를 한번 구매하게 될 줄은 몰랐다. 개인적으로는 다이어리를 쓰지 않는 스타일이다. 글을 워낙 많이 쓰는 탓에, 이제는 연필이나 샤프로 직접 손으로 글을 썼다가는 그 많은 양을 팔이 감당하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간략한 아이디어 정도를 제외하고는 펜으로 직접 글을 쓰지 않는다. 모든 것은 키보드로, 노트북과 같은 전자기기를 통해서 글을 쓰고 저장해 두는 것이다.
 
하지만, 2011년 2월, 손에 다 잡은 것만 같았던, 연세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편입 시험에서 시험을 1차 시험을 통과하고 난 후, 최종전에서 두 곳 모두 탈락했다는 통지를 받았다. 자연스럽게 분위기는 좋지 않게 흘러갔고, 형의 조언에 따라서 어차피 이렇게 된 것 그냥 내년에 수능 시험이나 한번 쳐서 점수대로 가자는 생각으로 재수학원에 등록을 하기로 결심을 내렸다. 이 모든 것이 “애초에 좋지 않은 학벌”이라는 꼬리표를 가졌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다시 갈아엎어버리고 싶었던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것이다.

그렇게 재수학원으로 들어갈 결심을 하고 나니, 더 이상 학원에서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가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번 알아보았던 것이 다이어리다. 아마도 이번이 인생에서 공부만 하게 되는 마지막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그 마지막 불꽃을 튀기는 과정을 “다이어리”에 적어두고 싶었던 마음이었을 것이다. 어차피 다이어리를 구입하는 것, 어차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이어리를 쓸 것만 같은 느낌에, 한 번 사는 것 “좋은 것”으로 한번 사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다이어리를 구매했던 기억이 생각난다.


“일주일도 채 사용하지 못했던 다이어리”
 
그렇게 큰 결심을 하고 들어갔던 재수학원, 그 곳에서는 단 3일간밖에 지내지 않았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성균관대로부터 추가 합격의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다. 추가 합격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합격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나는, 커다란 반전이 아닐 수가 없었다. 당연히 지옥 같은 학원에서 탈출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이런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이거, 큰 마음 먹고 구입한 다이어리는 어쩌지?”라는 생각 말이다.
 
자연스럽게 다시 나는 디지털로 돌아오게 되었고, 다이어리에 내용을 쓰는 일은 없게 되었다. 그래서, 2011년에 거금을 주고 구입한 몰스킨 다이어리는 거의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은 채, 내 방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도 모른채로…




“성균관대학교 킹고 다이어리”
 
이것 참, 설상가상이라고 표현을 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성균관대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며칠이 지나니, 학과 사무실에서 학교 다이어리를 나누어 준다고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학과 사무실로 가서 받아보니, 학교 생활을  하면서 쓰기에는 학과 사무실에서 나누어주는 킹고 다이어리가 훨씬 더 나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다. 학교의 거의 모든 일정이 다이어리에 담겨 있었으니 말이다. 종이의 재질은 몰스킨 다이어리보다 약간 좋지 않았지만…
 
아무튼 그렇게 큰 마음을 먹고 구입한 몰스킨 다이어리는 그런 과정을 거쳐서 내 손에 들어왔고, 지금도 애물단지로 전락해서 방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도 이 다이어리를 볼 때마다, 예전의 그 암울했던 순간이 생각나니, 어쩌면 옛날을 추억하는 용도로는 잘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몰스킨 다이어리 내부가 궁금하다면, 아래의 더보기를 클릭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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