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시] 제프리 초서 '켄터베리 이야기' "옥스퍼드 서생의 이야기(THE CLERK'S TALE)"

[영미시] 제프리 초서 '켄터베리 이야기' "옥스퍼드 서생의 이야기(THE CLERK'S TALE)"


[영미시] 제프리 초서 '켄터베리 이야기' "옥스퍼드 서생의 이야기(THE CLERK'S TALE)"


바쓰 여장부의 "여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관한 주제를 담은 이야기가 막 끝나고, 사회자로 활동하고 있는 "여관주인"은 옥스퍼드 서생(THE CLERK)에게 이야기를 하나 들려줄 것을 요청하게 된다. 옥스퍼드 서생은 여관주인의 말에 순종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야기를 준비하게 된다. 옥스퍼드 서생의 이야기는 지금까지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조금 다른 형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이러한 내용을 한번 짚고 넘어가보도록 한다.



"옥스퍼드 서생의 이야기는 데카메론(DECAMERON)을 변안한 이야기다."


옥스퍼드 서생의 이야기 역시도 기사의 이야기(THE KNIGHT'S TALE)과 같이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에서 가져온 이야기라고 한다. 이탈리아의 산문이었던 데카메론을 PETRANCH라는 작가가 라틴 산문으로 번역을 했고, 옥스퍼드 서생의 이야기는 라틴 산문으로 번역되어 있던 내용을 다시 중세 영어로 번역을 했다고 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원래는 산문이었던 것이 이번에는 라임과 운율을 가진, 운문으로 변신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결국 최초에는 산문으로 쓰여졌던 이야기가 번역의 과정을 거쳐서 시로 변신하는 그러한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겠다.


▲ THE CLERK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


"HEROIC COPLET에서 7줄로 이루어진 STANZA가 등장하며, ABABBCC의 라임을 형성한다."


켄터베리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두 줄에 하나의 라임을 이루는 HEROIC COUPLET의 형태로 이루어져있는 모습이지만, 옥스퍼드 서생의 이야기에서는 갑작스럽게 우리가 보지 못하던 것이 등장한다. 바로 7줄이 하나로 이루어진 STANZA가 등장하는 모습인데, 이 STANZA는 우리나라 시의 "연"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7줄로 하나의 STANZA를 만드는 이 시는 ABABBCC의 형식으로 라임을 취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것을 두고, RHYME ROYAL이라고 부르며,  누군가를 칭송하거나, 무언가를 상당히 좋게 표현할 때 사용하는 그러한 용도로 쓰이는 라임이라고 한다. 이야기의 첫번쨰 연을 살펴보면, 이렇게 라임이 형성이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Upon the western shores of Italy

Where Monte Viso lifts into the cold,

There lies a plain of rich fertility

With many a town and tower to behod,

Built by their forefathers in days of old,

And other lovely things to see in legion,

Saluzzo it is called, this splendid region.


이탈리아의 서쪽,

황량하고 차가운 비소산 산자락

아래에 풍성하고 비옥한 평야가 있었다

그곳에서는 옛 선조들이 세웠던 많은 탑과 성읍을 볼 수 있었고

또 많은 아름다운 절경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장려한 지역은 살루쪼라 불렸다.





"옥스퍼드 서생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한번 들어보도록 하자. 이 시는 총 6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 PART 1 -

옛날 이탈리아의 서쪽에 아주 비옥한 곳이 있었다. 그 곳에는 월터(WALTER)라는 후작(MARQUIUS)이 살고 있었다. 그는 롬바르디의 가장 고귀한 가문의 출신이었으며, 자신의 영톨르 다스리는데 있어서 아주 사려깊은 자였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당연히 사람들은 그를 추앙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월터(WALTER)는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을 만한 두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 중 한가지 문제점은 바로 그가 결혼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단다. 보다 못한 사람들은 그에게 결혼을 하라고 "탄원"을 올렸고, 고심하던 그는 결국 제안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결혼 날짜를 고려하게 된다.


- PART 2 -

영주가 결혼준비를 하고 있는 궁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한 촌락이 있었다. 거기에는 극심하게 가난한 자가 있었는데, "자니쿨라"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이었다. 특별히 가진 것이 없었던 자니쿨라에게는 "그리셀다"라는 이름을 한 아리따운 딸이 있었다고 한다. 덕으로도 모자람이 없었으며, 아름다움으로도 모자람이 없는 완벽에 아까운 여성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월터가 사냥을 오고 가는 길에 그리셀다를 보게 되었고, 그는 그리셀다를 신부로 맞이할 결심을 하게 된다. 약속한 혼례 날짜가 다가오고, 혼례 당일 월터는 그리셀다를 찾아가서 부친이 어디 계시는지 물어보게 된다. 부친인 자니쿨라를 만난 월터는 그리셀다와 결혼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그의 허락을 받아내게 된다. 그리셀다는 물론, 이로 인해서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월터의 뜻을 거역하지 않고, 그와의 결혼식을 거행하게 된다. 그렇게 결혼식은 성공적으로 치푸어졌고, 사람들은 그리셀다의 현명함에 반하고, 추앙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결혼한 지 얼마되지 않아 딸을 출산하게 된다.


- PART 3 -

운명의 장난인지, 갑작스럽게 월터의 마음에 그리셀다의 지조를 테스트해보고 싶은 생각이 스며들게 된다. 그는 그리셀다를 실험해볼 계획을 짜게 되고, 하인을 시켜서 그리셀다와 자신의 사이에서 나온 딸을 빼앗아 볼로냐에 있는 자신의 동생에게 보내버리도록 한다. 물론, 그 하인은 그리셀다가 모르는 하인이었고, 그렇게 그리셀다는 갑작스럽게 딸을 잃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셀다의 지조는 끄떡이 없는 모습이었다.


- PART 4 -

또다시 세월이 흘렀고, 그리셀다는 이번에 아들을 출산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월터의 마음에는 다시 그리셀다를 지조를 알아보고 싶다는 옳지 않은 마음이 싹트게 된다. 이번에도 그는 하인을 시켜서 그리셀다로부터 아들을 빼앗아, 자신의 동생에게 보내버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셀다는 여전히 지조를 지키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러한 모습을 보고 월터는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이때부터 월터의 불명예가 슬슬 퍼지기 시작한다.


월터와 그리셀다 사이에서 나온 딸이 12세가 되는 시기, 월터는 자신의 계획을 계속해서 실행하게 된다. 하인을 시켜서 교황에게서 자신의 재혼을 허락한다는 교서를 어떻게 해서든지 받아오라는 지시를 내리고, 그는 재혼허가서를 받아들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일부러 교황이 월터의 재혼을 허락했다는 교서를 만천하에 알린다. 그리고, 재혼상대는 자신과 그리셀다의 사이에서 나온 딸이라는 소문도 함께 퍼트리게 된다.


- PART 5 -

월터는 재혼을 위해서 심지어 그리셀다를 궁궐에서 내쫓기까지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셀다는 월터를 향한 지조를 지킨다.


- PART 6 -

볼로냐로 보내졌던 그리셀다의 딸과 아들이 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월터는 그리셀다를 다시 궁궐로 불러들여 이것저것 허드렛일을 시키기 시작한다. 결국 그의 아들과 딸이 궁궐로 도착을 하게 되고, 월터는 그리셀다에게 자신의 결혼상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관해서 물어보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그리셀다는 지조를 지키는 발언을 하게 된다. 그러자 드디어 마침내, 월터의 시험은 여기에서 끝나게 되고, 진실을 밝히게 된다. 여태까지 진행한 모든 것이 그리셀다의 지조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밝히면서, 그리셀다는 다시 부인의 자리를 되찾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당연히, 월터와 그리셀다는 오랫동안 무한한 번영 속에서 화평과 평화를 누렸다고 전해지면서 말이다.


▲ THE CLERK'S TALE 애니메이션 버전도 있다.


"옥스퍼드 서생의 이야기가 끝나고, 초서가 맺음말을 맺는다."


옥스퍼드 서생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초서는 맺음말을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맺는 초서의 ENVOY는 위에서 들려준 옥스퍼드 서생의 이야기의 형식과 약간 다르다. 똑같이 STANZA를 형성하고 있지만, 7줄의 라임이 아니라 6줄의 라임으로 형성이 되어 있다. 이 초서가 맺는 말은 "바쓰 여장부"에게 하는 이야기라고 보여지는데, 고결한 RHYME ROYAL인 7줄에서 1줄을 제외함으로써, 바쓰 여장부를 비난하는 의도로 쓰여진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Griselda and her patience both are dead

And buried in some far Italian vale,

So let it then in open court be said,

Husbands, be not so hardy as to assail

The patience of your wives in hope to find

Griseldas, for you certainly will fail.


그리셀다는 죽었고 그녀의 인내 또한 더 이상 볼 수 없도다.

둘 다 이 세상에서 사라져 이탈리아의 땅에 묻혀 있노라.

그러니 나는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외치노라.

결혼한 남자들이여, 그리셀다와 같은 충정과 순종을 찾기 위해서

그대들의 아내를 시험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지어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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