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맥도날드 가짜 경찰 사건

미국 맥도날드 가짜 경찰 사건


미국 맥도날드 가짜 경찰 사건

2004년 4월 18일 미국 켄터키주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는 희대의 사기 사건이 발생합니다. 어떤 남성이 패스트푸드점에 전화를 걸어, 자신을 경찰이라고 밝힙니다. 그러고는 그곳에서 일하는 여직원 한 명이 다른 사람의 "지갑"을 훔쳤다고 합니다. 곧 경찰관이 그곳에 도착할 것이니 경찰이 당도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지령을 따라라고 하는 명령을 내렸는데요. 이 전화를 받은 매니저는 그 가짜 경찰의 지시에 따랐을까요? 그렇지 않았을까요?


"매니저는 가짜 경찰의 지령에 따랐고, 그의 이해할 수 없는 명령에도 따랐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당시 매장에서 근무하던 매니저는 그 가짜 경찰의 지령에 100% 응답했고, 그가 지시한 그대로 이행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령이 상식적인 수준의 것이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요. 문제는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선 지시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매니저는 여직원을 알몸으로 벗기고, 성적 학대까지 자행합니다."

그는 가짜 경찰의 전화를 통한 지령을 충실히 따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령의 수위가 점점 높아졌다는 것인데요. 매니저는 여직원을 알몸으로 벗겨놓고 조사를 하기도 했고, 심지어는 "성적 학대"까지 지령에 따라서 자행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맥도날드


"다행히 이 사건은 수 시간이 지난 뒤, 진짜 경찰이 당도하고서야 막을 내렸습니다."

불행 중 다행일까요? 당시 이 사건은 수 시간이 지난 뒤, 진짜 경찰이 당도하고 나서야 막을 내리고 말았는데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이들은 왜 수화기를 통해서 들려오는 가짜 경찰의 지령에 의문 없이 그대로 따랐던 것일까요?

이러한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서, 이번에도 EBS에서 방영된 인간의 두 얼굴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실험을 기획했습니다. 인간이 "권위"가 가져다주는 상황에서 얼마나 복종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을 한 것이죠. 이들은 총 2가지의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 맥도날드 가짜 경찰 사건 관련 영상

# 실험 1, 의사의 황당한 명령 실험

첫 번째 실험은 피실험자들을 모아, 그들에게 "시력검사"를 받는다고 알리고, 의사가 있는 방으로 피실험자 한 명씩 들어가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시력검사와 관련된 질문 혹은 요구를 하는 의사였는데요, 시간이 지나자 의사는 점점 이상한 요구를 하기 시작합니다.

신발을 벗고 뜀뛰기를 하라든지...
쪼그려 뛰기를 해보라든지...

하는 시력검사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 내용의 명령을 말이죠. 이러한 의사의 황당한 명령을 받은 피실험자들은 그의 말을 그대로 따랐을까요?

놀랍게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사의 명령에 불평 없이 따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속으로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만 했을 뿐, 큰 불평이나 불만 없이 그의 명령에 복종하게 된 것이죠.


# 실험 2, 경찰의 황당한 요구 실험

두 번째 실험은 길 한복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가짜 경찰로 투입된 2인조 가짜 경찰들은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뭔가를 요구합니다. 처음에는 "쓰레기 줍기"와 같은 단순한 명령에서 시작해서, 나중에는 조금 황당한 지령을 그들에게 주기 시작합니다.

PT 체조를 해보라든지...
팔 굽혀 펴기를 해보라든지...
뜀뛰기를 해보라든지...

하는 이상한 명령들 말이죠. 가짜 경찰의 이러한 이상한 명령에 시민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이번에도,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큰 불만 없이 가짜 경찰의 이상한 명령에 그대로 따르는 모습을 보였던 것입니다.


"권위가 가져오는 상황에 소극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특정한 분야에 대해서 권위를 가진 사람들이 내리는 명령에 무심코 반응하는 모습입니다. 전문가인 "의사"가 하는 말이니, 따라야겠구나... 혹은 권위를 가진 "경찰"이 하는 명령이니 따라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된다는 소리가 될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어느 순간에 "말도 안 되는 지령"을 듣고 그것에 반응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할까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맥도날드에서 일어난 희대의 사기사건, 전화를 받은 사람이 "나"였다면, 과연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가짜 경찰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진짜 경찰에 신고를 했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가짜 경찰의 말을 그대로 따랐을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이 사건이 있은 후에, 미국 전역에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무려 70건이나 말이죠.

"보이스 피싱 역시도 비슷한 수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들어서 활개를 치고 있는 보이스 피싱 역시도 이와 비슷한 심리를 이용한 사기 수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이스 피싱으로 주로 전화를 하는 사람들은 "경찰"로 자신들을 위장하는 모습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경찰이라고 하면, "권위"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아무런 의심 없이 그들의 말에 따르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

아무튼, 사람들 모두 무의식적으로 권위에 복종하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잘 인지하고,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최대한 이성의 고리를 잡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말이죠.

참고 자료 : EBS 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 1부 상황의 힘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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