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롯데백화점 공채 下 "토론 & 역량 면접"
"오후, 토론 면접"
대기하고 있으니, 이번에는 토론 면접에 배정이 되었다. 같은 조원으로는 점심식사를 같이 했던 "선"이 나와 같은 팀에 배정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인사를 하면서 다가왔다.
"제프 씨, 이번에도 같이 하네요."
오전에 영어 면접을 같이 보았던 "석"씨였다. 이 분도 나와 같은 동문으로 경제학과라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토론 면접 대기실로 함께 들어갔다. 조원은 총 6명으로, 3:3으로 대결을 하는 형식이 아니라 6명이 한 조가 되어서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 목적이었다.
주제는 총 4가지 주제 중에서 우리 중 한 명이 제비뽑기로 뽑는 형식이었는데, 2명씩 3줄로 앉아서 오른쪽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이 제비를 뽑는 "조장"역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나는 2번째 줄 왼쪽이라, 부담을 피할 수 있었다.
우리 조가 걸린 주제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방안"이라는 주제였다. A4용지 한 장 분량의 관련 기사와 빈 A4용지 하나와 플러스펜이 주어졌다. 10분간 서로 간에 대화를 일절 허용하지 않고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만 정리를 하고 있으라는 것이었다. 기사를 읽고, 어떤 측면으로 접근을 해야 할지 간략하게 메모를 해두었다.
이윽고 시간은 흐르고, 다른 방으로 우리는 이동하게 되었다. 메모를 해두었던 A4용지는 가지고 갈 수 없었다. 다른 방으로 들어가니, 거기에는 감독관 2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15분의 시간을 줄 테니 그 시간 동안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토론은 시작되었다. 먼저 돌아가면서 개인적인 의견을 말했다. 내 차례는 6명 중 가장 마지막 차례인 6번째로 돌아왔는데, 아무래도 이미 앞에서 다들 이야기를 한 부분에 대해서 또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 아무도 육군에 편중되어 있는 국방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서 그 부분을 언급할 수 있었다. 평소에 학교 팀플에서 하는 것처럼 토론에서 주도적인 입장을 취하려고 생각을 해보았으나, 다들 적절한 타이밍에 치고 나오는 것이라 적절히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만 활용하기로 했다.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최종 합의에 다다랐다. 발언 기회는 평균적으로 한 사람당 2-3번 정도로 균등하게 돌아간 것 같았다. 한두 사람만 1-2번의 발언 기회를 더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다행히도 우리가 최종 합의에 이르는 데 소요한 시간은 15분 1초였다.
"오후, 역량 면접"
이제 역량 면접만이 남게 되었다. 역량 면접은 실무를 담당하는 회사의 중역분들이 면접을 진행하는 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이번에도 호명이 되었는데, 영어 면접, 토론 면접을 같이 보았던 "석"씨와 같이 대기를 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1명씩 들어가서 면접을 하는 것이라 같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대기하면서 같이 대화도 나누고 하면서 조금이나마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면접실에 들어가니 가운데 의자가 있었다.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으라는 소리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이제 면접 몇 개 남으셨죠?"
"이게 마지막입니다."
"여태까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번 면접에서는 지원자님의 과거를 가지고 지원자님이 어떤 사람인지 한번 알아보는 과정을 거칠 텐데요. 긴장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임해주셨으면 합니다."
인상 좋아 보이는 40대 정도 되어 보이는 두 남성분들이 말씀을 하셨다.
"총 5가지 사항에 대한 질문을 해볼 텐데요. 질문에 대한 답을 사례를 중심으로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준비가 되셨으면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준비되셨죠?"
"네."
"최근 2년 사이에, 곤란한 부탁을 받아본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어떻게 대처했습니까?"
사실 곤란한 부탁을 받아보게 되는 일은 상당히 드문 경우이지만, 최근의 사례를 생각을 해봐야 하니, 한번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최근에 한 경험으로는 프렌즈 활동과 한온 국제포럼 진행요원으로 참여한 것, 두 가지가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아무래도 프렌즈 활동의 취지가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라, 꼭 정확한 사례가 아니더라도 프렌즈 활동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럼, 그 프로그램을 담당한 담당자분이 누구시죠?"
"조철연 계장님이십니다."
이름을 이야기하니, 바로 받아 적는 것에서 약간 압박감을 느꼈다.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했는지에 관해서 계속해서 물어왔다. 그리고 끊임없이 대답을 하자, 질문은 끝이 났다.
지금에 와서는 정확하게 5가지의 질문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중 하나는 이런 질문도 있었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창의적인 접근을 통해서 기존에 없던 방식이나, 다른 방식을 통해서 문제나 과제를 해결한 것이 있습니까?"
"사이가 좋지 않던 사람과 팀 활동이나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했는데 자신이 잘 해결해서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습니까?"
"나이가 조금 있으신 편인데 학교 생활을 하면서 적응을 잘 하셨다고 했는데, 학생들과 친하게 잘 지내는 어떤 노하우가 있습니까?"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패션 같은 것이 있습니까?"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는 아무나 다 하는 거니까, 그런 것 말고 다른 것 혹시 없습니까?"
"요즘 UX 분야에 관심이 생겨서, 학교에서 UX 아카데미라는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특히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관심이 있어서 그 분야에 대해서 실험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면접관 분들도 생소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별 이야기가 없었다. 추가적인 질문도 없고,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최근에 친하게 지내게 된 사람이 몇 명쯤 있습니까?"
"최근에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이 친한 사람으로 치면 3명쯤 있습니다."
"그럼 그 가장 친한 친구와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친해지게 됐습니까?"
4학년 1학기를 거치면서 상준 군과 알게 되면서 친해지게 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션 노르만딘 교수님 수업 중에 "리사이트"를 하는 코스가 있는데, 거기에서 둘 다 똑같이 영시를 노래로 만들어서 리사이트를 하는 시도를 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아무튼, 총 5가지의 질문에 대해서 무난하게 대답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을 한다.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서 경험하지 않은 것을 경험했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모두 내가 경험을 했던 부분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모순된 부분도 없었다고 생각을 한다. 단 한 가지 스스로 아쉬웠던 부분은 제한된 시간에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 싶은 급한 마음 때문에 말이 조금 빨랐다는 것이다.
5가지의 질문이 끝나고, 면접관께서는 마지막 질문을 하셨다.
"1분을 드릴 테니까, 혹시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말이 있거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사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던 것이, 갑자기 감정을 통제를 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롯데 면접을 준비하면서 읽은 3권의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부분들, 내가 예전에 경험했던 부분들 그런 부분들이 한데 얽혀서 이것저것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눈물을 흘리면서 훌쩍대면서 이야기를 풀어냈다.
면접관 분들은 당황해하시는 눈치였다.
"아, 저기 아직 면접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니까, 조금 더 기다려보고...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진정을 시키려고 했던 것인지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리고, 내 첫 번째 면접이 끝났다.
대기실로 돌아오니, 옆자리에 있던 "덕", "선"씨는 역량 면접에 들어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면접에서 알게 된 것도 인연인데, 기다렸다가 인사를 하고 같이 가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조금 기다리니, "선" 씨가 돌아왔다.
"어? 눈이 왜 그래요?"
"아… 결국 터졌어요."
"덕"씨도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우리 세 사람은 같이 나왔다. 헤어지기 전에 연락처를 교환하고 셋 중에서 합격하는 사람이 밥을 사기로 약속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세명 모두 이번에는 롯데백화점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다음에는 꼭 기회가 주어지기를...
롯데마트에서 나오기 전에, 나와 많은 면접을 같이 보았던 "석" 씨와도 연락처를 교환했으나, 딱히 연락을 해보지는 못했다. 애초에 다른 두 사람과 한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도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렇게 내 인생의 첫 번째 취업 면접은 아쉽게 막이 내리게 되었다. 이제 대학교 학부 생활을 마쳐야 하는 때가 슬슬 다가오고 있다. 졸업은 Commencement, 새로운 시작이 아니던가, 비록 이번 학기 취업 시장에서는 아무런 소득이 없이 빈 손으로 돌아가지만 다음 기회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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