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는 택시 기사가 되어야 한다.
어느덧 블로그를 개설하고 운영해온 지도 3년이 흘렀다. 처음에 소인배닷컴이라는 블로그를 개설을 했을 때의 주제라든가 콘셉트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사실, 내가 처음에 블로그를 개설하려고 했던 이유는 딱히 무언가에 관하여 글을 쓰려한다기보다는, 마치 싸이월드 미니홈피처럼 사진 정도 올리고 방명록 정도를 운영하려 하는 용도가 컸었다. 그때 당시에는, 내가 외국 친구들과 펜팔을 한창 하고 있었을 때였던 터라 그런 식으로 외국 친구들과 소통을 하려고 했었던 것이다.
"의도치 않게 음악 블로그가 되어버린 소인배닷컴"
그러던 중, 내가 알고 지내던 외국 친구들이 우리나라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블로그에 음악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음악 블로그로 변신을 했었던 것이다.
그때는 무려 3년 전, 글 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던 시기였다. 지금도 내가 예전에 블로그에 올려두었던 글을 보게 되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지경이니 말이다. 물론, 지금도 내 글솜씨는 뛰어난 편이 아니다. 그저 지금은 글을 쓰는 데 조금 더 익숙해졌을 뿐이다.
그렇게, 글솜씨가 없었던 내게, 음악이라는 아이템은 큰 힘이 되었던 것이다. 블로그에 음악을 올리는 일은, 글을 잘 쓸 필요가 없었다. 그냥 좋은 음악을 가져와서 가사와 함께 올리면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음악 블로그를 지향하며 열심히 글을 올리고 있었다.
"저작권법 개정으로 큰 문제를 겪었던 블로거들"
그러던 어느 날 음악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 문제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저작권법 개정으로 인하여 블로그에 음악을 올리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 되어버린 것이다. 음악도, 사진도, 영화의 한 장면도, 그 모든 것을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블로그에 게재를 하게 되면 저작권법에 위반이 되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여태까지 모아둔 음악을 모두 폐기 처분하는 수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었다.
"저작권법 개정으로 전환점을 맞이한 소인배닷컴"
여기서 소인배닷컴은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더 이상 음악을 올릴 수는 없으니, 마치 손발이 묶여버린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나름대로 블로그를 계속해서 운영해나가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아이디어를 찾은 곳은 바로 내가 사용하고 있던 맥북이었다. 맥 OS X는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았던 OS였고, 그에 관련된 응용프로그램이나 간단한 팁 같은 것을 올리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한 응용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일은 역시 그다지 많은 글재주가 필요하지 않은 일이었기에, 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간단한 팁과 응용프로그램 소개를 해나가며 겨우겨우 명맥을 유지해 나갔다. 그리고, 이것저것 조금씩 일상 이야기도 써 나가고 잡다한 것들에 대한 글을 써 나갔다.
"3년 차 블로거"
그렇게, 3년의 시간이 흘렀다. 블로그가 뭔지도 몰랐던 생초보가 어느새 3년 차 블로거가 된 것이다. 아직, 나와 비슷한 시기에 블로그를 시작했던 사람들에 비하면 내 블로그는 형편없다.
처음에는, 나도 남들처럼 잘 나가는 블로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블로그에 잡다한 분야에 관해서라도 글을 올릴 수 있는 상황에 감사를 하며 살아간다.
처음에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 블로그에 관한 글을 여기저기에서 검색을 해서 읽어본 시절이 있었다. 몇 가지 포스팅이 있었지만, 나를 여태까지 블로그를 하게 만든 짧은 글귀는 바로 이것이었다.
"블로거는 택시 기사가 되어야 한다."
그냥, 택시기사처럼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서 툭툭 던져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이제야 처음에 가졌던 저 마음을 품고 다시 글을 써 나가고 있다.
물론, 처음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졌다. 이제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니, 이제는 글을 쓰는 상황 자체를 즐기게 되었다고나 할 수 있을까?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과 후에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그것이다.
최근 약 5개월간 블로그를 비워두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무슨 마음이 들어서 블로그에 폭풍 포스팅을 하고 있다. 지금은 방학기간이라 나름 시간적 여유가 많기 때문에 포스팅을 자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개강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른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나가면 된다는 생각이 든다.
내 주변에도 내가 블로그를 한다고 이야기를 하면,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이 조금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생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는 않는다. 혹시 지금 블로그를 할지 말지에 관해서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난 과감히 권하고 싶다.
"그냥 하세요."
"잘할 필요도 없고,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시면 됩니다."
뭐든지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아니, 처음부터 잘하려고 하면 그것보다 더 큰 욕심은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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