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시] 존 던(John Donne) '슬픔을 금하는 고별사(A Valediction: Forbidding Mourning)' "1611년, 르네상스 시대, 사랑을 컴퍼스에 비유한 영시"

[영미시] 존 던(John Donne) '슬픔을 금하는 고별사(A Valediction: Forbidding Mourning)' "1611년, 르네상스 시대, 사랑을 컴퍼스에 비유한 영시"


[영미시] 존 던(John Donne) '슬픔을 금하는 고별사(A Valediction: Forbidding Mourning)' "1611년, 르네상스 시대, 사랑을 컴퍼스에 비유한 영시"

A VALEDICTION FORBIDDING MOURNING.
by John Donne

As virtuous men pass mildly away, 
    And whisper to their souls to go, 
Whilst some of their sad friends do say,
    "Now his breath goes," and some say, "No." [1]                   
So let us melt, and make no noise,
    No tear-floods, nor sigh-tempests move ;
'Twere profanation of our joys 
    To tell the laity our love. 
Moving of th' earth brings harms and fears ;
    Men reckon what it did, and meant ;
But trepidation of the spheres, 
    Though greater far, is innocent. 
Dull sublunary lovers' love 
    —Whose soul is sense—cannot admit 
Of absence, 'cause it doth remove
    The thing which elemented it. 
But we by a love so much refined,
    That ourselves know not what it is, 
Inter-assurèd of the mind, 
    Care less, eyes, lips and hands to miss.
Our two souls therefore, which are one, 
    Though I must go, endure not yet 
A breach, but an expansion, 
    Like gold to aery thinness beat. 
If they be two, they are two so
    As stiff twin compasses are two ; 
Thy soul, the fix'd foot, makes no show 
    To move, but doth, if th' other do. 
And though it in the centre sit, 
    Yet, when the other far doth roam,
It leans, and hearkens after it, 
    And grows erect, as that comes home. 
Such wilt thou be to me, who must,
    Like th' other foot, obliquely run ;
Thy firmness makes my circle just,
    And makes me end where I begun.
 
[AJ Notes:

[1] Chambers' edition copies this line as printed in the 1669 edition of Poems:
"Now his breath goes"; see the Digital Donne facsimile page.
The 1633 and 1635 editions, as most of the manuscript editions, print instead:
"The breath goes now"; see the Digital Donne facsimile page.]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Source:
Donne, John. Poems of John Donne. vol I.
E. K. Chambers, ed.
London, Lawrence & Bullen, 1896. 51-52.



슬픔을 금하는 고별사
Translated by 소인배닷컴

비탄에 젖은 친구들이 지금 숨이 멎으면,
    누군가는 “그의 숨이 멎었다고”, 누군가는 아니라고 소란을 피우는 동안에,
고결한 사람은 조용히 생을 마감하며,
    그들의 영혼에게 떠나가자고 속삭이듯,

그렇게 우리도, 소리 없이 녹아 내립시다.
    눈물 홍수도, 폭풍과 같은 긴 한숨도 보이지 말고...
범인들에게 우리의 고결한 사랑을 이야기 하는 것은
    우리만의 기쁨을 모독하는 행위일 터이니…

지구의 지각변동은 재해와 공포를 초래하니,
    사람들은 그것이 가져온 것과 의미를 판단하려 한다오.
하지만 천체의 두려움은,
    훨씬 거대하지만, 무해하오.

본질을 감각으로 삼는 속세 연인들의 사랑은,
    한 사람의 부재를 받아들일 수 없소.
이는, 그 사람의 부재가
   사랑을 조성하던 것들을 지워버리기 때문이오.

그러나 우리는, 그보다 훨씬 더 정제된 사랑으로,
    그런 것이 무엇일지도 모를 정도로,
서로의 마음으로 굳게 믿음으로,
    눈과, 입술, 손이 멀어지는 것을 여의치 않을 것이오.

우리의 두 영혼은 결국 하나요.
    비록 나는 떠나야 하지만…
그것은 단절이 아니라 확장일 뿐이외다.
    마치 두들겨져 얇게 펼쳐진 금박처럼…

만일, 우리 영혼이 둘이라면,
    그것은 아마 컴퍼스 다리와 같은 것이오.
한쪽 다리에 머무는 그대의 영혼, 아무런 미동도 보이지 않을 것이오.
    하지만, 다른 다리가 움직이면, 그제서야 반응할 것이오.

그대의 다리는 중심에 있다가도,
    다른 한쪽이 먼 곳을 배회하게 되면,
함께 기울며 다른 한쪽 다리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다리가 돌아오면, 다시 꼿꼿이 서게 될 것이오.

비스듬히 달려야 하는 다리와 그 반대쪽에 있는 다리,
    그것은 당신과 나, 우리가 될 것이오.
그대의 확고함이 우리의 원을 완성시키고,
    내가 시작한 곳에서 끝낼 수 있게 하리다.

▲ 영국의 시인, 존 던

“존 던의 A Valediction, 고별사”

1500년대와 1600년대를 살았던, 존 던 시인의 고별사, 1611년에 쓰여진 작품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 옛날 사람들의 감성이 정말 풍만했구나 하는 것을 한편의 시를 통해서 느껴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영어영문학과에서 많은 시를 접해보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학년 1학기에 수강했던 “션 노르만딘” 교수의 중세 및 르네상스 영시 수업, 마지막 시간에 다루었던 감동적인 작품이라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그 때, 션 교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물었던 기억이 난다.

“왜, 내가 이 시를 가장 마지막에 배치를 했을까?”

나와 함께 같이 수업을 듣던 친구들은 이렇게 대답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수업이 끝나니까요.”
마지막이라는 것이 주는 아쉬움을 이 시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A large wing compass photographed at the 12th century Cressing Temple Barn in Essex, UK.



“사랑을 컴퍼스에 비유한 시”


그런 사소한 농담을 하고, 본격적으로 수업에 임하면서, 사실 그 때는 워낙 바쁜 한 학기를 보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수업에 많은 집중을 할 수가 없었던 상황이었다. 당시 전공 수업만 18학점, 그 중에서 전공 심화 과목만 12학점을 듣고 있었던 상황이다 보니, 기말고사 기간은 말 그대로 전쟁터였던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수업시간은 기억에 남는다. 옆 자리에서 수업을 듣던,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한 학생은, 이 시를 읽으면서 너무 좋다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을 정도니 말이다.

잠시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상황 앞에서, 사랑을 컴퍼스에 비유하면서, 몸은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우리의 사랑은 영원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나라도 충분히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의 사랑을 컴퍼스에 비유하고, 나와 너, 두 사람을 한 쌍의 다리에 비유한 존 던의 시, 사실, 이 시를 접하면서 영시가 이렇게 감동적일 수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괜히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제프리 초서로 대표되는 중세 영문학까지만 해도 이런 느낌의 영시를 접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으니…

“소인배닷컴의 번역”


위의 한글 번역은 존 던의 허락도 없이 멋대로 번역한 것인데, 그래도 충분히 이해해 주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감동적인 시가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많은 사람에게 그러한 느낌이 전달되는 것을 시인이 바라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니… 옛날 느낌을 살리려고, 일부러 약간 고어체 느낌으로 번역을 했는데, 원래의 뜻과 감동이 잘 전달이 될는지 모르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어 그대로의 버전에서는 메터와 라임이 들어가는데, 번역하는 과정에서는 그 부분을 살리지 못했다는 점,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고민하고 번역했다면 조금 더 멋지게 번역을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원문에서는 iambic tetrameter, 그리고 ABAB 형식의 라임을 갖고 있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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