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노인과 바다(The Old and the Sea)'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노인과 바다(The Old and the Sea)'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노인과 바다(The Old and the Sea)'


벌써 2학기가 시작된지도 3주쯤 되었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제 4학년 2학기가 되기도 했고, 영문학과 전공과목, 특히나 영문학 관련 전공과목을 들을만큼 들었으니 마지막 학기는 간단한 어학수업이나 듣고 취업준비를 하면서 졸업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또 막상 개강을 하고 나니, 이런저런 수업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도 했는데, 그리하여... 원래는 들으려고 하지 않았던 "생태 문학의 이해"라는 문학 수업을 듣게 되었다.

물론, 문학 수업의 경우에는 특히나 "소설"처럼 읽어야할 분량이 많은 수업의 경우에는 한 학기에 여러개를 듣게 되면 정말 매일 책만 보고 살아야 할 정도로 읽을 분량이 많은 편인데... 마지막 학기라, "어떻게 되겠지..."하는 마음 반, 뭔가 재미있는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반으로 수업을 듣게 되었다.

아무튼, 이번에도 도서관에 다른 책을 찾으러 갔다가 찾던 책은 찾지 못하고, 그냥 눈에 띄는 제목을 가진 책을 골랐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 영문학과 학생으로서 이 책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상당히 난감했다. 아마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 이 책을 처음으로 접했을 터인데, 지금으로부터 너무 먼 시간 전이라 어떤 내용의 책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생태문학의 이해"라는 수업에서 발표를 맡았던 하버드대학교에서 쓴 논문 "Literature and Environment"을 읽게 되면서, 이 책 제목을 다시 한번 들어보게 되어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노인과 바다의 기본 설정은, 주인공은 노인이고, 고기를 낚는 어부가 본업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노쇠했고, 무려 최근 84일간 고기를 낚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85일째 되는 날, 그 날도 어김없이 바다로 나간다.
노인에게는 노인을 따르던 한 소년이 있었는데, 그 소년의 아버지는 더 이상 노인과 한 배에 타지 못하도록 한다. 이유인 즉슨, 운이 다한 노인과 함께 배를 타면, 소년의 운도 다 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에서였다.

홀로 바다로 나간 노인은 오랜만에 운이 좋았던 것인지, 자신이 타고 있던 배보다 더 큰 물고기가 노인이 던져둔 낚시줄에 걸린 미끼를 물게 된다. 하지만, 이 녀석의 힘과 체력은 엄청났으며... 노인은 무려 4일이 넘게 밤낮으로 이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게 된다. 오랜 사투 끝에 노인은 물고기를 제압하지만, 배보다 더 큰 탓에, 물고기를 배 옆에 묶어서 다시 육지로 귀환을 하려 한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물고기의 피 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상어떼로부터 잡은 물고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귀환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느라 육지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까지 나와버린 탓이다. 첫 번째 상어, 두 번째 상어들의 공격을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퇴치하지만, 이들을 퇴치하면서 가지고 있던 작살, 단도 등을 모두 소모해버리고 만다, 결국, 상어의 공격을 막아내던 노인은 포기해버리고 그저 육지로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육지로 돌아온 노인은, 집으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고, 노인이 살아돌아왔음에 기뻐하는 소년은 노인이 다시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다음에 바다로 나갈 때는 노인과 함께 나가기로 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헤밍웨이 특유의 간결한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헤밍웨이는 선이 굵고 간결한 문체를 선호한다고 하며, 이러한 문체를 "하드보일드 문체"라고 한다고 한다. 이렇게 간결한 문체는 자연의 일부인 바다를 대하는 태도를 담담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큰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는 도중, 노인은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며 꿈을 꾸기도 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하는데, "소년이 같이 있었으면..."하며 혼자있음을 아쉬워하기도 하고, 노인의 젊은 시절에 팔씨름 도전자와의 내기에서 밤을 새는 경기 끝에 자신이 승리를 가져갔던 것을 회상하기도 하며, 젊은 시절 범선의 선원으로 일을 하며 보았던, 아프리카의 사자들에 대한 꿈을 꾸기도 한다.


그리고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은, 바다를 여성으로 부른다. 스페인어에서는 아마도 명사 앞에 고유의 "성"을 붙여서 부르는 것 같은데, 챡에서 등장하는 다른 어떤 어부들은 바다에 남성의 성을 붙여 부르는 "남성 명사"로 부르기도 하지만, 주인공은 어떠한 상황이 있어서 꿋꿋이 여성의 성을 붙여 "여성 명사"로 부른다. 이 점에서, 노인이 바다를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작가의 자연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자연을 무분별하게 개발하고 착취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고, 그 자연에 순응해서 살아가는 존재일 뿐이다라는 간접적인 견해를 추출해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오랜만에 수수하고 간결해 보이지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을 읽은 것 같다.
학교를 떠나기 전, 최대한 많은 것들을 경험해보고, 많은 책을 읽어보고 싶지만, 시간이 허락하는 안에서만 그것이 가능할 뿐일 것 같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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