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목스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정목스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정목스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이 책도 학교 HOT BOOK 코너에 있어서 한번 빌려보게 된 책이다.
이런 제목을 가진 책은 시선을 끌기가 딱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짧은 한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만한 깊이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깊이가 느껴지는 제목이지만 어려운 수준의 책도 아닐 것 같다는 느낌도 동시에 들어온다. 단지 한번쯤 읽어보면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다는 그런 생각만 들 뿐이다.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어떠한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그런 것,
책을 읽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어온다. 글을 읽는데 왠지 스님의 마음이 전해져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마치, 책을 읽어주는 것 처럼...

물론, 이 책에서 한 구절 한 구절 모두 귀중한 구절이고, 와닿지 않는 구절이 있겠느냐마는, 조금 더 와닿은 구절 중에서 하나를 골라보자면, 이 부분이다. "죽음은 무엇이 끝났다든지, 막이 내렸다든지, 이렇게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변화하는 한 형태일 뿐입니다."

또한, "무의미와 막막함,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는 답답함에 절망을 느껴본 사람만이 결국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다."는 미얀마의 우 조티카 선사의 말을 읽으면서 왠지 모를 공감을 하게 된 것도 기억이 난다. 지금은 마음의 평온을 찾으면서 하루하루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아무런 답도 보이지 않았던 때가 내게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 때는 내 인생에 그러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 단순히 숨기고 싶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내게 그런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나를 한번 더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며, 그것으로 인해 내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그런 시간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고통이라는 비타민"이라고 하는 구절이 등장하는데, 고통을 비타민이라고 한 것이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이다. 순간의 고통은 피하고 싶은 것이지만, 분명히 그 고통은 발전을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는 것, 나도 충분히 공감을 하는 부분이다.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티베트 성자 밀라레빠의 말씀을 인용하는 구절도 나온다.
한 문장의 글에서 그 사람의 깊이를 알 수 있을 듯 하다.

원수는 한갓 연약한 꽃잎 같은 것,
그들과 다투느라 자신의 인생을 헛되이 하지 말라!
가족 친척 친구는 우리 인생에 잠시 찾아온 손님.

아메리카 인디언의 금언 중에는 우정에 관한 것도 있다고 한다. 이 부분도 상당히 괜찮은 부분이었다.

우정은 인격에 대한 가장 가혹한 시험이다.
우정은 서로에게 쾌락과 이해타산보다는 정신적인 도움과 격려를 준다.
인간 대 인간의 순수한 결합이 우정이다.

그리고, 이어서 소울메이트(Soul mate)에 대해서도 잠깐 언급하는데, 소울메이트를 이렇게 묘사를 해두었다.

소울메이트는 서로 소유하려 들지 않고,
이기려 들지 않고,
우월감이나 열등감 없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서로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는
마음의 친구라고 합니다.

이러한 것들 이외에도 상당히 많은 좋은 글귀가 있었다. "평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와 같은 주체성을 강조하는 글귀도 마음에 와닿았다.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면서, 이 책의 제목인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라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영화감독인 장 루슬로의 시를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섣불리 도우려고 나서지 말라.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성급한 도움이 그를 화나게 하거나
그를 다치게 할 수 있다.

하늘의 여러 별자리 가운데서
제자리를 벗어난 별을 보거든 별에게
충고하지 말고 참아라.

별에겐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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