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핀천(Thomas Pynchon) '제49호 품목의 경매(The Crying of Lot 49)'

토마스 핀천(Thomas Pynchon) '제49호 품목의 경매(The Crying of Lot 49)'


토마스 핀천(Thomas Pynchon) '제49호 품목의 경매(The Crying of Lot 49)'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4학년 1학기, 미국문학개관이라는 수업을 통해서 접했던 책이다. 사실, 수업때문에 접하게 되는 책은 재미가 없는 편이기 마련인데, 이 책은 의외로 수준이 아니라, 상당히 재미있었던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수업 준비를 하려고 억지로 밤에 손에 책을 잡게 되었는데, 읽어보다 보니,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지다보니, 이 작품을 가지고 수업을 4주쯤 하기로 편성이 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2번째 수업이 되기 전에 책을 다 읽어버렸으니 말이다.

사실 예전에 수업 시간에 필기를 해둔 내용을 바탕으로 조금 더 알차게 포스팅을 하고 싶었는데, 예전에 필기 해두었던 내용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려서, 지금 이렇게 아쉽게나마 간략하게나마 뒤늦은 개인적인 감상문을 작성을 하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책 제목부터 상당히 흥미롭다. 한글 제목을 보지 않았을 때는, 더 궁금했던 내용이기도 했다. 도대체 제목을 통해서 내용을 유추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으니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한글 제목을 보지 않고 책을 접하는 것이 더 흥미진진하기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한글 번역본이 나와 있고 "제49호 품목의 경매"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출판이 되고 있는 실정이니 말이다.

첫 수업을 시작 할 때, 교수님께서는 "책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월까?"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졌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어떠한 의도로 이러한 제목을 썼을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외국인 교수 "션노르만딘"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면 이러한 부분이 대부분이다. 이 작품은 언제 쓰였고 누가 쓰였고, 어떠한 문예사조 안에서 쓰였다라는 측면에서는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오로지 작품 그 자체에 대해서 한번 생각을 해보게 하는 것이다. 수업 시간에 많은 질문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작품을 다룰 때의 질문은 상당히 난해하면서도 심오한 것이어서 쉽게 대답을 하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소설 수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시 제목에 대해서 넘어가면, 사실 무슨 의도를 가지고 이러한 제목을 선택했는지는 작가 이외에는 알 수 있는 바가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물어볼 수도 없으니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책의 마지막 문장이 "the crying of lot 49"으로 끝난다는 것인데... 이것을 두고도 상당히 많은 질문을 던졌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주인공은 '오디파 마스"라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피어스 인버라이티"라는 인물의 유언집행자로 임명된다는 편지를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디파는 이미, 무초라는 캐틱터와 결혼을 한 상황이지만, 예전에 피어스 인버라이티와 관련이 있었던 것을 작품에서 등장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추측할 수 있다. 오디파는 "메츠거"라는 변호사와 함께 유언을 집행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 "트리스테로"의 존재 등에 대해서 알아차리게 된다. 상류 사회에 속해있었던 오디파가 여태까지 보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유언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많이 접해보고 경험하게 된다. 트리스테로에 대해서 계속해서 조사하면 무언가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 같은 것들, 그런 것들에 대해서 알아가기 위해서 혼자서 분투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오디파의 주변에 있었던, 자신과 관계가 있었던 남자들은 모두 이상하게 변해버리고, 혼자 남게되는데...

1950-60년대, 케네디 암살 사건,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 사건, 월남전 등 많은 사건들이 발생하였고, 사회 전반적으로 혼란한 사회를 바탕으로 작품을 그려냈다고 한다. "음모론"에 바탕을 두고 이러한 소설을 풀어나가고 있기도 하다. 당시의 상황을 그려내는 다양한 사건의 묘사, 다양한 음모론 등이 배경에 깔리게 되는데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우표회사 "Thurn and Taxis"와 "Trystero"의 대립관계가 중심이 되는 부분이다. 전자의 Thurn and Taxis의 경우 실제로 존재했던 회사인 반면 Trystero의 경우 작가가 만들어 낸 허구의 회사라고 한다.

작품에서 핵심으로 다루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의사소통" Communication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부분인데, 이것을 바탕으로 깔고 있으면서, 종교, 언어, 과학 분야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엔트로피의 개념, 맥스웰의 정령 등의 과학 분야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기도 한다. "의사소통"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은 등장인물의 이름에서 이러한 것들을 찾아볼 수 있는 부분이다.

주인공인 Oedipa의 경우, Oedipus의 에서 따왔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은 바로 오디파가 트리스테로에 둘러 싸인 음모와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이 오이디푸스가 자신과 부모와의 관계를 풀어가는 모습과 유사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Pierce Inverarity의 경우, "Peers in Variety", "다방면에 관심을 가진다"라는 뜻으로 볼 수 있기도 하다. 실제로, 소설 속에 등장하는 피어스의 경우, 재벌로 등장하며 다양한 부분에 관심을 가졌던 캐릭터로 등장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것들 외에도 KCUF station의 경우, 반대로 읽으면... "F*CK"이라는 단어로 볼 수 있는 것 역시, 이러한 부분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오디파의 심리치료사로 등장하는 "Dr. Hilarius"의 경우도, "유쾌한" 박사로 등장하지만, 후에는 유쾌하지 않은 캐릭터로 돌변한다는 점...
이러한 것들 모두 이러한 언어 유희의 개념, 의사소통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부분으로 볼 수 있기도 한 부분이다.


짤막한 소설이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짜임새있게 흘러간다는 점, 현실을 잘 반영하여 묘사하고 있다는 점, 주인공이 처한 상황, 그리고 소설에서 던져놓은 수많은 떡밥을 뒤의 이야기에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관한 궁금증으로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고 읽었던 책 중의 하나이다. 책장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이 짧은 분량으로 해결을 하려고 할까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혹시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결말을 이야기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천천히 책을 한번 음미해보면, 글 속에서 흥미진진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이정도의 작품을 접하고 나서 이 정도의 글 밖에 써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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