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카스트(Bas Kast) '선택의 조건'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을 얻는가"

바스카스트(Bas Kast) '선택의 조건'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을 얻는가"


바스카스트(Bas Kast) '선택의 조건'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을 얻는가"

선택할 수 있는 가지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질 수록 행복감이 커질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간단하게 말해서 이 책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가지가 많아질 수록 행복감이 무한정하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그렇다면 적당한 선택권의 가지수는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서 밝히고 있는 책이다.

사실, 어린 시절 필자는 선택하는 것을 정말 두려워했다. 슈퍼에 가서 물건을 사는데도 한참을 고민하고 망설이던 모습을 보였다고 하니 말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선택의 상황이 왔을 때, 너무 많은 것들을 고민해야하게되면 오히려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런 경우의 하나가 바로 옷을 구매하는 일이었는데, 너무 많은 종류의 옷이 있다보니, 정말 마음에 드는 옷을 찾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도 마찬가지, 수많은 전자제품 중에서 여러가지 성능과 외관을 비교하여 가장 마음에 들 것이라고 추측되는 것을 찾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일 중의 하나였다. 어쩌면 그래서 이러한 선택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한동안 애플 제품을 사용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폰이 출시된 직후에는 그만한 휴대폰이 없었으니, 그리고 맥북 에어가 출시되고 나서 지금까지도 맥북에어는 가장 가볍고 얇은 노트북 중의 하나이니 말이다. 이렇게 선택이 단순해 진 것에는 바로 선택해야 하는 고통이 있었던 것이다.

왜 물질의 풍요가 정신의 풍요로 이어지지 못하는가?

책에서는 내가 왜 이렇게 선택을 하는 과정이 힘들었는지, 그리고 왜 그것을 항상 피하려고 했는지에 대해서 하나하나 풀어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분명 과거에 비해서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데, 왜 정신적으로는 풍요로워지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도 하고 있기도 하다. 과거에 비해서 상황은 상당히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여성의 경우 여권이 신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고 하는데, 이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가능성을 가지기 때문에, 많은 선택지를 가지기 때문에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과거의 경우,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의 범위가 상당히 좁았지만, 현대 사회에 들어서는 거의 모든 것들을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에, 일이 잘못되었을 경우에 더 큰 좌절감과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선택을 함으로서 기회비용이 발생히기도 하고 이에 선택한 대안에 대한 너무 많은 기대를 하게 되는 것 또한 이러한 요인에 포함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너무 많은 것들이 열려 있기 떄문에, 선택을 하고 나서도 이것이 과연 옳은 선택일까, 이것보다 더 괜찮은 선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휩싸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가 생기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

다양한 실험 사례에서도 이러한 점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바로 판매하는 잼의 종류를 6가지와 24가지로 달리해서 시식코너를 열고, 그것이 시식자로 하여금 얼마나 많은 구매를 하게 만들었나를 알아보는 실험 사례를 들고 있다. 24가지의 잼을 맛본 시식자들의 3%만이 실제로 잼을 구매하였지만, 6가지의 잼을 시식해 본 시식자들의 경우에는 30%의 구매율을 보였다는 실험이다. 이렇게, 제공되는 가짓수가 많다고 무한정 구매욕구와 만족도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정 시점이 되면 구매욕구와 만족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무지개 현상"이라고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적의 가지수는 몇일까에 대해서도 한번 고민을 해보게 만든다. 밀러라는 학자는 7을 신비의 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보통 사람의 경우 평균 7개의 정보 단위를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7에서 +- 2의 수, 즉 5~9가지의 가지수가 가장 만족도를 높이는 가장 이상적인 선택권의 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스털린의 역설

리처드 이스털린이라는 학자는 1970년대부터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면서 몇 가지 모순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바로, 국민의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그 이후 소득은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이스털린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부가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부는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정신적인 면역체계를 떨어뜨리기도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실제로 돈에 관련된 인간의 심리실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돈의 사진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타인과의 거리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실험 결과도 나타났다. 또한, 인간관계가 단절이 되면 돈 욕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는 실험의 내용도 소개하고 있다.

바쁠수록 불안한 현대인의 심리

능력위주의 세상이 되어가면서, 성공한 자 역시 그럴만한 이유를 가질 것이라고, 실패한 자 역시 그럴만한 이유를 가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바로 가장 큰 이유라고 들 수 있을 것이다. 경쟁양산 사회에서 한번 뒤쳐지는 것은 "루저"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심리적인 불안을 만드는 요인으로는 할 수 있고, 하고 싶고, 해야하는 일이 너무 많은 현대사회의 특성을 한 요인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간 = 돈"이라는 인식 역시도 그에 한몫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서 빈둥거리는 것은 결국 "손해"로 작용하는 요인이라고 보기 때문에, 항상 바쁘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도시의 규모가 커질수록 스트레스도 커지고, 주민의 수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이동 속도가 초당 0.1미터씩 속도가 증가한다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서울이라는 바쁜 도시 중의 하나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 조급함을 버리고, 천천히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 역시도 항상 바쁘게 살아왔고, 잠깜이라도 쉬는 것을 죄악으로 여기면서 생활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오랜만에 잠깐 휴식을 취하면 큰 죄를 지은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오기도 하고 말이다. 부모님 세대의, "항상 부지런하고, 쉬지 않고 노력하라."라는 그러한 말을 듣고 자라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습관과 마음이 몸에 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 사회로 내디디기 위한 취업을 준비해야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심리적 압박감은 더 심해지고 있기도 하다. 특히나 곧 졸업을 앞두고 있다보니, 그런 마음이 더 클 것이기도 하다. 현대 사회에서 흘러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 그리고 취업을 위해서 해야할 수많은 것들이 매일의 삶을 압박하고 있지만...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인가에 대한 물음을 먼저 해보고, 꼭 그 일을 하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라는 것.

마지막으로 나를 비롯한 많은 현대인들이 하고 있는 착각, "물자가 부족한 사회와 현대의 과잉사회는 다르다는 것!"
이미 물자가 풍부한 시대에 더 많은 것들을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어리석은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든다. 이제는 머리 속을 괴롭히는 수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버려나가는 것을 배워나가야 하는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것이 저자의 말이기도 하고 말이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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