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학렬 '에피소드 한국사, 조선편'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한국사"

표학렬 '에피소드 한국사, 조선편'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한국사"


표학렬 '에피소드 한국사, 조선편'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한국사"

어느 한 학생이 선생님에게 물었다. "선생님, 역사는 왜 공부해야 하나요?"
이야기를 들은 선생님은 학생에게 꿀밤을 때렸다.
꿀밤을 맞은 학생은 선생님에게 다시 이야기를 했다. "아니, 왜 때려요. 왜 국사를 공부해야 하는데요?"
선생님은 다시 꿀밤을 때리려고 시도했다. 이번에는 학생이 피했다.
그제서야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네가 꿀밤을 맞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으면, 이번에 피할 수 있었을까?"




"과거는 계속해서 되풀이 되고,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역사를 공부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래야만 비슷한 상황에서 과거의 잘못된 대처법에서 벗어나 올바른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역사는 원래 재미없는 것인가?

사실 역사 공부라는 것은 맥락을 파악하게 되면 상당히 재미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는 암기식의 역사교육은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다.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 1592년에는 임진왜란이 일어났다는 등의 어떤 사건이 일어난 연도를 암기한다는가, 고구려의 소수림왕이 태학을 설립하고, 율령을 반포했다든가... 하는 그런 단순한 사건 나열식의 암기에 치중하는 공부를 통해서는 역사에 재미를 느끼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에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나가는 한국사

위에서 살짝 언급한 것처럼, 시대별로 현재 우리의 현실에 와닿지 않는 이야기를 단순히 암기하는 일은 재미도 없을 뿐더러 우리를 지치게 만들 뿐이다. 게다가, 그런 식으로 접근해서 암기한 역사적 지식은 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과거에 일어난 작은 사실을 이야기로 만들어서 우리들에게 들려줄 때, 그것이 비로소 들어주고 읽어줄 만하게 되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최소한 우리들에게 '그런 상황에서 그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겠구나...'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하니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 형식으로 듣는 것이 기억에도 더 오래 남는다.
이 에피소드 한국사라는 책에서는 국가적으로 기록된 "정사"와 민간에서 전승된 "야사"를 함께 아울러서 이야기를 만들어 우리에게 들려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시대적 순서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편년체 방식의 사건이 일어난 날짜 순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에피소드별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 떄문에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누군가 조선시대에 살았던 인물이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게, 그들의 삶에 대해서 현재의 우리의 삶과 엮어서 이야기를 해주게 되면, 우리보다 수백년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역사가 우리와 꼭 거리가 먼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그 시대도 역시도 사람들이 살던 시대였고, 지금도 역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시대이니 말이다. 현재도 시간이 흐르면 과거가 되고, 미래도 시간이 흐르면 과거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가 아니겠는가...



돌아오지 않는 길을 떠난 사람, "함흥차사"의 어원은?

함흥차사의 어원은 조선시대 태종, "이방원" 집권기에 생겨났다고 한다.
두 차례의 왕자의 난을 일으켜 집권하게 된 태종 이방원, 그의 아버지인 이성계는 자신과 함께 나라를 세운 정도전, 아내 강비, 그리고 그의 아들들을 모두 방원에게 잃었고, 자신이 꿈꾸며 만들어 가던 나라도, 실질적인 권력도 모두 잃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한양을 떠나 고향인 함흥으로 돌아가버렸다.

아버지가 함흥으로 돌아가버리자, 이방원은 크게 당황하며, 아버지를 다시 한양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차사'들을 함흥으로 보냈다. '차사'는 왕이 특별한 임무를 맡겨서 보내는 사신을 말한다. 그러나 함흥으로 간 차사들은 도착하는 족족 이성계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그래서 "함흥차사"라고 하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는 심부름꾼, 돌아오지 않는 심부름꾼을 뜻하게 되었다고 한다.

"압구정"의 명칭은 조선시대 '한명회'가 지은 정자 이름에서 출발한 것이다.

오늘날 강남의 화려함을 상징하는 "압구정", 압구정의 이름은 한명회가 세운 정자의 이름이라고 한다. 한명회는 말년에 경치 좋은 곳에서 풍류를 즐기기 위해 지금의 압구정동 한강 가에 정자를 짓고, 그 이름을 한가로이 갈매기와 벗하겠다는 뜻에서 압구정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 없는 대화이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역사가 E. H. Carr라는 사람이 한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는 말이 조금은 이해가 가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역사는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해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 한 단계 더 성장함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알아두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에서도 기본적으로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추세를 분석하는 것이 기본이 되니 말이다.


사실,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은 예전에 한국사를 공부하게 되면서, 거의 모두 한 번씩 접했던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예전에 공부를 했던 책이 예전에 살던 집에 있던 상황이었던지라... 그러한 이야기를 정리해두었던 자료도 사라지게 되면서 아쉬운 점이 많이 있었는데, 이 책에 그러한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 수록이 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예전에 공부하면서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리는 귀중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하나 하나 조심스럽게 작성하려고 했던 이야기들, 표학렬씨가 먼저 책을 펴내는 바람에 덕분에 편하게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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