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시험감독 "한양공고, 물류관리사"

첫 번째 시험감독 "한양공고, 물류관리사"


첫 번째 시험감독 "한양공고, 물류관리사"


산업인력공단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다양한 체험을 하나씩 해보게 되는 듯하다. 공단 직원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라면 특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시험감독에 나갈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각 시험장 소속 학교의 교직원들도 감독으로 활약할 수 있는 듯 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이 시험 감독을 나간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공단 직원도 시험감독에 나간다는 사실은 공단에 들어오고 난 후,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 중의 하나였다. 물론, 조금만 머리를 굴려봤더라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어떤 것이든지, "처음"한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처음으로 학교에 들어오던 때, 처음으로 시험을 치던 때, 처음으로 면접을 보던 때, 다른 것은 기억에 잘 남지 않아도 처음으로 했던 것을은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나중에 다시 회상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면 "처음"이라는 것의 위력이 상당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전 8시 20분까지 한양공고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한양공고에서 첫 시험 감독을 나섰다. 다른 동기들은 이미, 며칠 전에 한번 정도씩은 체험을 해봤지만, 난 그 날에는 친구 결혼식이 있었던 관계로 참여하지 못하게 되어, 이번에 처음이 되었다. 본부로 가서, 시험 감독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준비를 마치고 교실로 향한다.


교실 분위기는 조용하고, 엄숙하다. 1년에 단 한 번밖에 없는 시험이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 직전에 시험을 취소한 사람이나 그 날 시험을 치기로 해놓고 오지 않은 결시자는 은근히 조금 있는 편이었다.


"9시 입실 종료, 9시 30분 시험 시작"


"책상 위에는 신분증, 수험표, 필기구만 남기고 모두 가방 안에 넣어주시기 바랍니다."


시험이 시작되고, 1부와 2부로 나뉜 그 날의 시험은 시작되었다. 1부 120분, 2부 80분으로 이루어진 시험, 집중해서 문제를 푸는 수험생들의 모습을 보니 내 예전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나도 그러고 보니, 숱하게 많은 시험을 치렀지...' 그런데, 지금은 여기 와서 시험 감독을 하고 있으니, 정말 세상 오래 살고 볼일이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기도 한다.

"나도 언젠가는 다시, "수험생"의 입장으로 돌아갈 때도 있을 것이고, "감독관"이 될 수 있을 때도 있을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이니, 내가 책상 위에 앉으면 수험생이 되고, 교탁 앞에 서있으면 감독관이 되는 것. 언제나 절대적인 것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경험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13시 20분 시험 종료"


다행히, 내가 감독으로 들어갔던 교실에서는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간혹, 나도 수험생의 입장에서 시험을 치르다 보면 교실 내의 누군가의 가방에서 휴대폰이 울리거나 하는 경우도 간혹 생기고, 갑자기 배탈이 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다행히 운이 좋았던 탓인지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학교 전체적인 문제가 있긴 있었다. 바로 방송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것. 그래서 육성으로 모든 전달사항을 전달했어야 했다는 것. 그것만 제외하면 말이다.


내가 감독했던 교실에서 시험을 치렀던 수험생들, 나이 어린 학생들에서부터, 나이가 지긋한 만학도의 수험생들까지, 모두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 나 역시도 감독을 하면서 수험생들의 집중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도와주려고 노력을 했으니, 이 정도면 시험 감독관으로서의 데뷔도 어느 정도는 성공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시 한번 그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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