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유연근무제가 있다면?

점심시간 유연근무제가 있다면?


점심시간 유연근무제가 있다면?


유연근무제라는 것이 있다. 그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심은 근로자가 개인 여건에 따라 근무 시간과 근무 형태를 조절할 수 있는 제도다. 공공기관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우리 팀에서도 몇 분께서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유연근무제는 출근시간을 1시간 당기고, 당긴 시간만큼 일찍 퇴근하는 유형이다.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것이 아닌, 8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하는 방식인 것이다. 이렇게 일찍 퇴근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유연근무를 신청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아침 출근시간, 7시 40분 이전에 버스를 타게 되면, 어느 정도 공간적인 여유가 있는 버스를 탈 수가 있지만, 단 1분만 늦어도 출근길 버스는 어김없이 지옥 버스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지옥 버스를 피하려고 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일찍 출근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거기에서 20분 정도만 더 일찍 출발하면, 아침에 충분히 8시까지 회사에 도착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연근무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유연근무도 사실 사기업에서는 신청해서 적용해 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일 테지만 말이다.



"엉뚱한 상상, 점심시간 유연근무제는 어떨까?"


간혹 엉뚱한 상상을 할 때가 있다. 이번에는 점심시간을 선택해서 자신의 생활 습관에 맞는 점심시간을 선택해서 운용할 수 있게 하는 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이름하여, “점심시간 유연 근무제”.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있는 공덕역 주변에는 많은 회사가 몰려있는 탓에 자연스럽게 주변에 식당도 많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의 점심시간이 12시부터 시작되는 탓에 주변의 식당은 붐비는 시간에만 붐빈다. 일명 피크 타임에만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12시부터 1시 사이에 손님들이 몰려오니, 일손이 더 필요하게 되고,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손이 모자랄 정도로 분주할 뿐이다. 그때 음식을 제대로 팔아 치우지 못하면, 아마 식당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니 말이다.

 

"점심시간이 12시부터 1시 사이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들..."


공덕역 주변의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은 여지없이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을밀대”가 그렇게 줄을 서서 기다려서 먹어야 하는 대표적인 인근 맛집 중의 하나이다. 예전에 학생 시절에 지인의 소개로 을밀대를 한번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수많은 인파 속에서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서 냉면 맛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때 기다렸던 시간은 평소 기다리는 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짧은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공덕역 주변에서 12시부터 1시 사이에 유명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식당은 당당하게 예약을 받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한다. 예약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많이 오니, 선착순으로만 손님들을 받겠다는 심보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만히 있어도 장사가 잘 되는데 굳이 예약을 받을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니 말이다.

 

이러한 점심시간의 어려움으로, 점심시간 유연근무제를 한번 생각해보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고 있는 하루다. 점심시간을 내가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꼭 정해진 사간에 밥을 먹을 필요가 없이, 점심을 먹고 싶을 때, 나가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 엉뚱한 발상이긴 하지만 나쁘지는 않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회사 전체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좀 피곤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일이 되겠지만 말이다.



"점심시간 선택형 제도는 사회 전체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을까?"


점심시간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면,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고, 식당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 양쪽 모두에게 충분히 이득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밥을 먹으러 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적당히 덜 붐비는 시간을 선택해서 기다리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제값과 제 서비스를 받아가며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고, 식당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1시간 동안의 피크 타임에 최대한 많은 손님을 받아서 이득을 남겨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시간 동안 모자라는 일손에 대해서 걱정할 우려도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이렇게 식당 밥을 먹으려는 사람과 밥을 파는 사람들 양쪽에 이득이 되는 것이니, 사회 전체적으로 봐서는 이득이 되는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고객 입장에서의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선택해서 먹을 수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행복감 역시도 증가할 수 있는 것이니,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행복도의 측면에서 생각을 해본다고 해도 충분히, 이득이 되는 그런 쓸데없는 공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오늘은 뭘 먹지? 어디서 뭘 먹으려고 기다려야 잘 기다렸다고 소문이 날까?”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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