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시험감독 "성동공고, 주택관리사보"
시험감독을 한 차례씩 나가다 보니 벌써 3번째 시험감독을 나가게 된다. 약 2주 전에 성동공고로 시험 감독을 하러 왔었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6월 29일에 바로 이 곳에서 "행정사 1차" 시험 감독을 했었다. 이제는 성동공고에 두 번이나 오게 되어서 그런 것인지 뭔가 익숙하기도 하다. 지하철을 타고 몇 번 출구로 어떻게 나와서 걸어야 하는지 벌써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린다."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아니, 어쩌면 추적추적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될 것 같기도 하다. 그 날 아침에 준비를 마치고 시험감독을 하러 나가려고 문을 열고 나가니, 눈 앞에 장관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집에서 문을 열고 나가면 보이는 성균관대학교가 구름에 휩싸여 있는 모습, 그리고 그 사이로 비가 내리고 있는 모습, 장관이라고 밖에 표현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장면이었다. 그래서 시험 감독을 나가려다 말고, 급히 카메라를 찾아서 집 앞에서 사진을 한 장 찍는다.
이런 날씨에 시험을 보러 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그분들은 상당히 힘겨울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꿉꿉한 날씨에 시험장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서 와야 하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이런 날씨에는 시험 감독을 하러 나가는 것도 상당히 피곤한 일인데 말이다.
△ 아침부터 흐렸던 날씨
"8시 20분, 성동공고 도착"
천천히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고 환승을 하고 오늘의 시험장소인 성동공고로 발걸음을 옮긴다. 비가 내려서 그런 것인지 몸이 무겁지만, 그래도 하기로 한 것이니 오늘 하루도 즐겁게 일을 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오늘도 예전처럼 큰 일없이 무사히 시험이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49년생부터 81년생까지... 수험자들은 다양했다."
9시, 교실에 배치가 되고 오늘의 시험 유의사항에 대해서 같이 들어간 선생님께서 이야기를 하시고, 나는 보조를 맞추는 형식으로 진행을 한다. 간혹 질문을 하시는 분이 있으면 질문을 받아주기도 하고, 필요한 요구사항이 있으면 들어주기도 하면서 말이다. 아무래도 같이 들어간 선생님의 경험이 상당히 많은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 오늘 시험은 왠지 나이가 꽤 많으신 분들이 주로 치는 시험 같으니 말이다.
"수험 번호를 어떻게 마킹해야 하죠?"
오늘 수험자분들의 연령대가 조금 있으셔서 그런 것인지, 간혹 마킹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시는 분도 계셨다. 수험번호를 마킹하는 것을 물어보신 분이 한분 계셨는데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수험번호를 확인하고 마킹을 어디에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알려드리고 나니, 다행히 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 성동공고
"2시간 30분 동안의 시험"
주택관리사보 시험은 총 3과목으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민법, 회계원리, 공동주택시설론" 3과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각 과목별로 40문항, 총 120 문항, 150분 동안 문제를 풀어서 과목별로 40점 이상, 총 6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합격을 할 수 있는 시험이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열심히 시험 문제를 풀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왜 이런 전문자격시험을 준비해 볼 생각을 해보지 못했을까? 유통관리사를 취득하긴 했으니, 아마 물류관리사 같은 시험은 충분히 도전해 볼만도 한데..."
"12시 시험 종료"
2시간 30분, 시험을 치르는 입장에서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문제를 풀어나가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을 것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시험 문제를 풀고 있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감독위원의 입장으로서는 상당히 긴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시험 감독을 하고 있다 보니, 예전 학창 시절 생각이 나기도 한다. '중고등학교 때,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 감독을 하시던 선생님들은 얼마나 지루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가는지, 시험은 끝이 나고, 시험을 치르던 수험자들은 한숨을 쉬며, 답안지에서 손을 뗀다. 전문자격시험이라서 그런 것인지 마지막 몇 분 남지 않은 시간까지 시험 문제를 열심히 푸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보였다. 답안지를 회수해서 시험 본부로 가서 보니, 어느 한 분이 답안지 제출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답안지 마킹을 하다가 답안지를 제출하지 못하게 된 탓인지, 소란스러웠다.
서로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두명만 그런 식으로 봐주었다가는 공정하지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고, 답안지를 제출하지 못한 수험자 입장에서는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으니, 이런 상황이 나오는 것 같은데...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서로 난감할 수밖에 없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서로 원칙은 지켜야 하니 말이다.
어차피 60점을 넘기면 합격하는 시험이니, 일단 문제를 푼 만큼만 마킹을 하고, 한 만큼만이라도 답안지를 제출해서 합격 소식을 한번 기대해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보긴 했는데, 주택관리사보라는 시험이 그리 만만한 시험이 아니라, 마지막 한 문제까지 열심히 다 풀어야 합격이 될까 말까 한 그런 시험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기도 한다.
비가 오는 날 출동한 3번째 시험감독, 이제는 점점 시험 감독을 나가는 일이 익숙해지기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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