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1] 명경기, 08-09 신한프로리그 '김택용 VS 홍진호' "6.20대첩, 735일만의 승리"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서 최고의 자리에는 단 한번도 올라보지 못했던 홍진호 선수이지만, 그 꾸준함을 생각해본다면 최고의 선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선수가 바로 홍진호 선수다. 스타크래프트 초창기부터 결승전에 여러 번 올랐지만, 결승전 우승 직전에 항상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만년 준우승자에 머물 수 밖에 없었던 홍진호 선수,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홍진호 선수의 우승을 염원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홍진호 선수가 우승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튼 이러한 연유로 홍진호 선수하면 항상 따라다니는 숫자가 바로 "2"라는 숫자다.
▲ 홍진호 선수
"08-09 신한프로리그, 이제는 한물간 선수가 되어버린 홍진호 선수"
한 때, 홍진호 선수가 잘 나갈 때까지만 하더라도 홍진호 선수는 자원을 적당히 채취하고 밀어붙일 때 확실하게 병력을 뽑아서 밀어붙이는 스타일로 이름을 날리면서 "폭풍저그"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 스타리그의 초반에 얻었던 그 별명을 이후까지도 계속해서 가지고 가면서 홍진호 선수하면 "2"라는 숫자가 먼저 떠오르기도 하지만 동시에 "폭풍저그"라는 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모습이었다.
"한 때는 강했고, 모두가 열광했지만, 더 이상 승리하기가 어려워졌던 폭풍스타일..."
하지만, 이 홍진호 선수가 자랑하던 폭풍스타일은 한 때는 대세였지만 스타리그 판이 점점 커져감에 따라서 그에 대한 대처법이 잘 나오기 시작했고, 막강한 피지컬로 무장한 선수들(생산과 컨트롤에 특화된 손이 빠른 선수들을 지칭하는 말)이 등장함에 따라 이러한 스타일의 플레이는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대신, 선수들은 최적화된 빌드오더를 이용해서 "최적의 타이밍"에 최고의 물량을 뽑아내는 그러한 전략을 택했고, 덕분에 모든 선수들이 비슷한 운영을 가져는 모습을 보이면서 스타크래프트 경기가 조금은 재미없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이기는 것이 최선이었기에 그러한 비슷한 전략을 모두가 취하게 되면서 더 이상 홍진호 선수와 같은 적게 먹고, 초반 찌르기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의 선수는 보기가 상당히 힘들어지게 되었다.
▲ 김택용 선수
"당시 홍진호 선수의 상대는 저그전 1위, 프로리그 49승을 달성하고 있던 김택용 선수"
당시 프로리그에서 홍진호 선수가 맞상대 해야할 선수는 바로 김택용 선수, 사실 왕년의 홍진호 선수를 생각하면, 김택용 선수는 홍진호 선수의 제물에 지나지 않을 법한 그러한 선수였지만, 이 때의 상황은 크게 달랐다. 김택용 선수는 당시 주목받고 잘 나가던 저그들을 모두 압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저그전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며 상당히 주목을 받고 있던 신예의 탈을 벗어버리고 있는 당대의 "최고수" 중의 한명으로 등극한 상황이었고, 실제로 프로리그에서도 49승을 기록하면서 스타크래프트 최정상에 있는 그러한 선수 중의 하나가 되어 있었던 시기였다.
상대적으로 홍진호 선수의 최근 전적을 살펴본다면, 홍진호 선수는 당시 프로리그 5번 출전에 단 5패만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아마도 이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모두가 "김택용" 선수의 승리를 점치는 그러한 상황이 아니었나 싶다. 이 때 당시의 홍진호 선수는 그저 선수로서 명맥을 유지해주는 것만으로도 스타크래프트 팬들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 홍진호 선수와 김택용 선수의 경기, 맵은 단장의 능선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다. 투박한 컨트롤이지만, 홍진호 선수는 자신의 장기 폭풍저그를 준비해왔고..."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난 후, 지켜보니 경기는 우리가 생각한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홍진호 선수 역시도 자신의 열악한 상황을 직감했던 것인지, 당시 유행하던 저그의 5해처리 플레이를 하지 않고 자신이 가장 잘 했고, 자신에게 폭풍저그라는 별명을 안겨준 그 전략을 김택용 선수에게 시전한다. 바로 저그 오버로드의 "수송" 업그레이드를 먼저해서, 일명 3cm만 태우고 유닛을 수송해서 상대방 진영에 드랍하는 전략인 "3cm 드랍 전략"을 보여주면서 경기 초반부터 김택용 선수를 압박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홍진호 선수의 공격을 손쉽게 막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김택용 선수, 하지만 통한의 리버 컨트롤 실수로 경기는 예측할 수 없게 되고..."
홍진호 선수의 3cm 드랍공격은 사실 날카로운 공격이라고는 할 수 없는 그러한 수준이었다. 아무래도 당시 당대 최고의 저그들이 보여주는 그러한 날카로운 유닛 컨트롤로 이루어진 드랍공격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상당히 오래된 듯한 컨트롤인 "투박한 컨트롤"을 보여주었기에 소인배닷컴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홍진호 선수의 드랍 공격의 시도가 좋았으나 김택용 선수와 같은 수준의 선수라면 손쉽게 막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막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김택용 선수, 뜬금없이 홍진호 선수의 드랍공격을 수비하는데 가장 중요한 유닛인 "리버" 컨트롤을 실수한 모습을 보이면서, 2기였던 리버 중의 한기를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하고 홍진호 선수의 병력에 잡혀버리고 만다.
"그리고 동시에 홍진호 선수의 투박한 컨트롤로 나머지 한기의 리버마저 잡아내 버리는 모습!"
그렇게 리버 한기를 손쉽게 처리한 홍진호 선수, 나머지 남은 리버 한기마저 순식간에 "투박한 컨트롤"로 순식간에 처리해버리는 모습을 보이고, 경기는 점점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리버를 잡는데 주력한 나머지 홍진호 선수의 남은 병력도 그다지 많지 않았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말 애매하게 남은 병력들 하지만, 홍진호 선수는 자신이 전성기를 구사하던 시기의 특유의 몰아치는 폭풍스타일로 한번 잡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김택용 선수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남은 병력과 충원 병력으로 김택용 선수의 본진을 밀어버리고, 이후 쐬기를 박기 위해서 남은 자원을 모두 뮤탈리스크로 변환시켜, 뮤탈리스크는 다른 공격을 무시하면서 오로지 리버만을 잡아내고, 리버가 없는 프로토스의 앞마당 확장기지를 "히드라리스크"로 싹쓸이하면서 결국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 홍진호 VS 김택용 질풍가도 버전
"홍진호 선수, 735일만의 승리, 모두가 기다렸던 그 순간"
이 날 홍진호 선수의 승리는 735일만의 승리라고 한다. 735일이면 거의 2년간의 기간 동안 방송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긴 시간동안 승리를 따내지 못하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일일 듯 하다. 아마도 다른 선수들이었다면 이렇게 응원을 하지도 않았을 듯 한데, 한 때, 잘 나갔던 홍진호 선수이기도 하고, 동시에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홍진호 선수의 값진 승리이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이 경기 영상을 편집해서 "질풍가도" 배경음악을 담은 패러디 영상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었고! 한동안 스타크래프트 팬들의 입방아에 올랐던 추억의 명경기라고 할 수 있는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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