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1] 명경기, 2004 스프리스 MSL '강민 VS 이병민' "할루시네이션 리콜"

[스타1] 명경기, 2004 스프리스 MSL '강민 VS 이병민' "할루시네이션 리콜"


[스타1] 명경기, 2004 스프리스 MSL '강민 VS 이병민' "할루시네이션 리콜"


아마도 스타크래프트1에서 프로토스의 전략 발전은 강민이 등장하기 이전과 강민이 등장한 이후로 나누어 볼 수 있을 듯 하다. 스타크래프트1에서 테란의 다양한 전략을 임요환 선수와 김대건, 적절한 김대기 선수와 같은 선수들이 테란 전략의 기틀을 만들었다고 한다면, 프로토스에는 김동수, 박정석을 비롯한 강민 선수가 그러한 전략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3명의 오래된 프로토스 선수들 중에서도 단언컨대 "강민" 선수가 가장 독특하면서도 지금까지도 쓰이는 완벽한 프로토스의 전략을 만들어내는데 가장 많이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강민 선수 (이미지 출처 : 포모스)


"프로토스, 몽상가라는 별명을 얻은 강민 선수"


강민 선수의 프로토스 전략은 위에서 잠깐 언급한 박정석이나 김동수와 같은 다른 프로토스 선수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김동수나 박정석 선수가 단순한 힘 위주의 정통파 프로토스의 전략을 구사하는 선수라고 한다면, 강민 선수는 그들과는 완전히 정반대로 여태까지 프로토스의 운영으로 알려진 운영법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독특한 전략을 많이 구사한 선수이니 말이다. 강민 선수의 전략이 워낙 독특하고, 그와 경기를 해서 그의 전략에 말려들게되면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고 하여, 그리고 마치 우리가 꿈에서나 생각을 하던 그러한 전략을 실전 경기에서 사용하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그에게 "몽상가"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강민 선수, 프로토스 전략의 틀을 바꾸다."


프로토스의 전략 계보는 강민 선수가 등장하기 이전과 그가 등장한 이후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가 등장한 이후 프로토스의 기본 전략이라고 불리는 것이 상당히 많이 변화되었다. 강민이 등장하면서 이전까지는 대중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던 전략인 더블넥서스가 거의 정석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동시에 저그전에 잘 사용되지 않던 "리버"와 "커세어"를 위주로 사용하면서 "리버 커세어"라는 새로운 조합으로 저그를 압살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전략 역시도 완벽함을 보인 것은 아니고, 이후에 파훼법이 등장함에 따라 어느 정도 사장이 되는 듯 하기도 했지만, 결국, 이 강민의 "리버 커세어" 전략은 이후 김택용 선수 등이 조금 더 진화시키면서 프로토스가 더 이상 저그보다 약한 종족이 아니라는 것을 증면해보이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이렇게 강민 선수는 이전까지 다른 선수들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고, 사용해보지 않은 기상천회한 전략을 우리들에게 보여주었으며, 덕분에 프로토스 전략의 틀을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데 일조를 한 그러한 선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강민이 등장하기 이전에 프로토스가 캐논을 많이 건설하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을 했으나, 그가 등장한 이후에는 캐논을 아낌없이 짓는 것도 괜찮은 전술이다라는 것을 우리들에게 몸소 알려주었다고 할까?)


▲ 이병민 선수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


"2004 스프리스 MSL 패자 준결승, 강력한 테란 이병민을 만나다."


당시 강민이 슬슬 프로토스의 새로운 강자로 인정을 받고 있었던 시기라고 한다면, 이와 상대하는 선수인 이병민 선수는 아마도 신예측에 속하는 선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신예였음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테란의 기본적인 운영과 전술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로 비록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 존재감이 없는 선수이긴 하지만, 나름 결승전에도 몇번씩 진출하면서 멋진 경기를 우리들에게 많이 선사했던 그러한 선수로 기억한다. (비록, 결승전에서 저그, 박성준 선수에게 패하면서, 저그 최초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박성준 선수에게 선사하기도 했지만...) 아무튼, 큰 인지도는 없지만 나름 탄탄한 테란 중의 하나였던 그와 독특한 섬맵에서 한번 경기를 펼치게 되는 모습이었다.



"강민 선수의 운영은 역시나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셔틀을 이용한 플레이를 주로 하지만... 그의 선택은 남달랐다."


역시 프로토스의 전략가인 강민 선수의 경기는 다른 선수들과는 개념부터 다른 듯 하다. 보통 일반적으로 섬에서 테란과 승부를 하게 되면, 아니 꼭 테란 뿐만 아니라 저그전도 마찬가지일 것이지만, 섬에서 유닛을 태우고 내릴 수 있는 수송선을 당연히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인데, 강민 선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의 선택은 프로토스 특유의 유닛인 "아비터"를 이용해서 순간적으로 아군 유닛들을 아비터 주위로 몰려들게 만드는 기술인 "리콜"을 이용해서 단 한번의 일격으로 테란 본진을 장악하고 승부를 가려가려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전술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우선 적발이 되게 되면, 아비터가 상대 본진에 접근하기 이전에 잡힐 수 있다는 상당히 위험을 많이 감수한 그러한 전술이었다. 아비터가 마법을 사용하기 이전에 폭사하게 되면, 남은 유닛으로는 아무런 공격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큰 상황, 그리고 테란이 이것을 눈치채고 잘 준비한다면, 섬뱁 주위로 터렛을 두르고 골리앗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왠만하면 아비터는 리콜을 사용하기 전에 폭사되는 경우가 많다. 거기다 테란에게 시간을 조금 더 준다면, 고스트의 락다운을 준비하거나 사이언스베슬의 EMP 쇼크웨이브까지 준비가 되어서, 아비터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말이다.


"평범한 섬전에서의 테란전략을 사용한 이병민 선수"


이렇게 독특한 프로토스의 전략을 준비한 강민선수와는 달리 이병민 선수는 무난한 테란의 전략을 사용한다. 주로 섬에서의 프로토스전 전략은 팩토리에서 골리앗을 중심으로 생산하고 드랍쉽을 조합해서 승부를 보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것이 프로토스전의 대세 전략이었기에 이병민 선수는 무난한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민 선수의 아비터가 출동할 시기가 되지만 이병민은 그것을 눈치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의 강민 선수의 전략은?"


상대 본진으로 드랍쉽을 보낸 이병민 선수, 강민 선수가 아비터를 모으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 그것은 눈치챈 이병민 선수는 섬 곳곳에 터렛을 두르는 모습! 아비터를 아예 접근조차 하지 못하게 만드려는 그러한 전술적인 움직임을 취하는 모습이다. 이대로 경기가 그대로 흘러가면 강민 선수의 아비터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경기를 내줄 수도 있을 그러한 상황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역시도 예측을 했던 것인지 강민 선수는 태연하게 미리 생산을 해둔 "하이템플러"를 이용해서 "할루시네이션"이라는 마법을 사용한다. 할루시네이션이라는 마법은 유닛의 환영을 만드는 그러한 기술인데, 이 유닛은 공격을 하는 흉내를 내긴 하지만, 실제로 데미지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동시에 이 복제된 환영 유닛이 공격을 받게 되면 2배의 데미지를 입게 된다. 하지만, 기술을 한번 사용하면 동시에 2개의 복제 유닛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는 충분하다. 특히나 이 상황에서는 진짜 아비터가 죽지만 않고 상대 본진에 입성해서 "리콜" 기술만 사용하면 경기를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경기는 강민 선수의 생각대로 흘러갔고... 이병민 선수는 아쉽게도 경기를 내주고 만다."


이렇게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강민 선수의 전략은 완전히 이병민 선수의 허를 찌르는 듯한 모습이었고, 덕분에 강민 선수는 이병민 선수의 본진을 시원하게 장악하면서 GG를 받아내게 된다. 당시 이 경기의 파장은 상당했으며, 지금까지도 강민하면 생각나는 그러한 명경기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경기 중의 하나다. 아마도 이 경기가 스타리그 사상 최고의 명경기 중의 하나로 지금까지도 손꼽히고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2위는 패러독스에서 펼쳐진 임요환과 도진광 선수의 경기)


아무튼, 오랜만에 스타크래프트1에서 펼쳐진 강민 선수의 몽상가적 기질이 잘 드러나는 경기를 살펴보면서, 옛 추억으로 한번 빠져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이미지 맵

    엔터테인먼트/게임 다른 글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