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시] 제프리 초서 '켄터베리 이야기' "장원청지기의 이야기(THE REEVE'S TALE)"
방앗간 주인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장원청지기(THE REEVE)는 상당히 분개하게 된다. 그 이유는 바로 장원청지기의 전직이 "목수(CARPENTER)"였기때문이다. 방앗간 주인의 이야기가 "늙은 목수"를 골려주는 이야기였으니, 마치 자신을 조롱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에 분개한 장원청지기는 방앗간 주인의 이야기를 받아치며, 그의 이야기에 필적하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겠다고 한다. 주제는 바로 "학생들이 어떻게 방앗간 주인을 골려먹는지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까?
"본격적으로 이야기로 주고 받으며 대적하는 그들의 모습이라고 할까?"
슬슬, 서로를 이야기로 놀려가는 모습을 보이는 그들, 이렇게 점잖게 서로 놀리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재미"를 보는 것이 그 시대 사람들의 개그 코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켄터베리 이야기라는 책을 보다보면 이러한 내용이 상당히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쩌면 각각의 독립된 이야기보다 이렇게 중간중간에 이야기가 끝나고 난 후, 그들이 보이는 반응을 보는 것이 더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을 듯 하고...
'As I am a man I'd pay you back for it,'
He said, 'with how they bleared a Miller's eye,
If I liked dirt and wished to argufy.
But I am old. Dirt doesn't go with doddering.
"맹세코, 거만한 방앗간 주인의 눈속임 이야기로
당신에게 멋지게 되갚아주겠소,
만약 내가 상스러운 이야기를 선택한다면 말이오,
하지만 나는 이제 늙고, 재미 볼 나이는 지났소.
▲ THE REEVE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
"장원청지기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이 되게 된다. 그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도록 하자."
옛날 캠브리지에서 멀지 않은 곳인 트럼핑턴에 심킨(SIMKIM)이라는 방앗간 주인이 있었다. 그는 거만하고 무례하고 교활한자로 곡식과 밀가루 등을 교묘하게 훔치는 교활한 자였다고 한다. 그에게는 부인이 있었는데, 그의 부인 역시도 교활하고 거만했다고 전해진다. 사람들을 멸시하고 조롱했다는 이야기를 그의 입을 통해서 들어볼 수 있었으니... 이 둘 줄 사이에는 딸이 하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그 딸을 애지중지 키우고 있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편 캠브리지 대학에는 두 명의 젊고 가난한 학생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존(JOHN)"과 "알란(ALAN)"으로 호기심이 가득찬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학교에서 방앗간에 곡식을 빻으러 갈 때, 단지 호기심으로 그들이 직접 가겠다고 졸랐고, 그렇게 해서 허락을 받은 그들은 방앗간으로 향하게 된다.
방앗간에 도착한 두 학생들 처음보는 방앗간의 모습에 이것저것 호기심어린 눈으로 살펴보게 되고, 이러한 풋내기 학생들을 골탕먹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방앗간 주인 심킨은 학생들이 타고 온 말을 도망가게 만들어 버린다. 학생들이 도망간 말을 잡으러 간 사이, 심킨은 더 많은 곡식을 "교묘하게" 훔치게 되고, 어찌어찌히여 말을 찾아온 학생들은 이미 시간이 늦어버리게 되어 방앗간 주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그렇게 밤이 되고, 모두가 잠든 사이 존과 알란은 방앗간 주인의 자신들을 골탕먹이고, 그로 인해서 곡식을 교묘히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분개하게 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보복을 하기 위해, 알란은 방앗간 주인의 딸을 겁탈해버리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시도하고 의외로 아무런 저항없이 딸을 겁탈하는데 성공하고, 이에 얼떨결에 존은 방앗간 주인의 부인을 겁탈해버리게 된다.
간밤에 화장실을 다녀온 "방앗간 주인 심킨"은 방을 잘못 찾아 들어가 학생들이 묵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에 방에서 머물고 있던 알란은 친구 "존"이 들어온 것으로 착각하게 되고, 방앗간 주인의 딸을 겁탈했다는 자랑을 하게 된다. 심킨은 그의 이야기에 발끈하게 되고, 싸움이 일어나게 되고 순식간에 방 안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다. 어둠 속에서 싸움을 말리려 들던 방앗간 주인의 부인은 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머리를 내려치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그 사람은 바로 그의 남편인 "심킨"이었다.
결국, 그렇게 학생들은 빻은 밀가루를 챙겨서 떠나게 되고, 방앗간 주인은 두드려 맞고, 밀을 빻은 삯도 받지 못하고, 아내와 딸은 겁탈을 당한 꼴로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된다.
▲ THE REEVE'S TALE 애니메이션?
"장원청지기는 이렇게 이야기를 통해서 방앗간 주인(THE MILLER)에게 소심한 복수를 하게 된다."
아무튼 그렇게 장원청지기는 노골적으로 "방앗간 주인"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게 됨으로써, 방앗간 주인에게 소심한 복수를 하게 된 셈이 되었다. 다음 이야기의 주자는 누가 될 것인지, 혹시나 궁금하다면 다음 포스팅을 기대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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