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영어의 정석, 'Received Pronunciation'이 뭐길래?

영국 영어의 정석, 'Received Pronunciation'이 뭐길래?


먼저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묻고 싶어.
"영국 영어" 하면 뭐가 떠오르니?

혹시 '해리 포터'의 덤블도어 목소리? 아니면 셜록 홈즈처럼 딱 떨어지는 말투?
그게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Received Pronunciation, 줄여서 RP야.

Received Pronunciation은 영국 영어 중에서도 가장 ‘고급스럽고’, ‘표준적’이라고 여겨지는 발음이야.
BBC 뉴스 앵커들이 사용하는 그 발음, 바로 그거지.

 

이름부터 낯설지 않아? ‘Received’라니?

여기서 말하는 ‘Received’는 ‘받아들여졌다’는 뜻이야.
즉, 사회적으로 공인되고, 교양 있는 사람들의 발음으로 인정받은 영어라는 말이지.

근데 웃긴 건, 이 발음은 특정 지역의 사투리가 아니야.
오히려 어느 지역에도 속하지 않는,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발음에 가까워.
왜냐하면, 영국 상류층이 ‘우리끼리만 아는 말투’를 만들고 싶었거든.


BBC 발음? 아니, 상류층 전용 발음

1920년대, BBC가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면서 고민했대.
“우리가 도대체 어떤 영어로 말해야 할까?”

그때 선택된 게 바로 Received Pronunciation.
RP는 중립적이고, 권위 있고, 계급적 상징성이 강한 발음이었거든.
그래서 방송용 발음으로 제격이었지.

그 결과, BBC 뉴스, 다큐멘터리, 교육 방송 등에서 오랫동안 RP가 사용됐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게 정통 영국 영어다” 라는 인식이 퍼졌어.


RP의 실제 사용자는? 생각보다 적다!

하지만 RP를 쓰는 영국인은 전체 인구의 3~5% 정도뿐이야.
그 말은 곧,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이 발음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얘기지.

요크셔, 리버풀, 맨체스터, 뉴캐슬, 스코틀랜드, 웨일즈…
지역마다 억양 차이가 어마어마하거든.
(리버풀 억양 들어봤어? 진짜 외계어 같을 수도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영어 학습자들 사이에서는
RP = 영국 영어의 표준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강해.
이런 게 참 재밌는 아이러니야.


예문으로 느껴보는 RP의 차이

실제 발음 예시를 보면, RP의 특징이 확실히 보여.
조금만 들어도 “아, 미국식이랑 다르구나” 하고 느껴질걸?

  • Better → 미국식은 [베러], RP에서는 [베터]. 중간에 ‘t’ 소리 확실히 살아 있어.
  • Water → ‘워터’야. 절대 미국식처럼 ‘워러’ 하면 안 돼.
  • Can’t → 미국식처럼 ‘캔트’ 말고, RP에선 [카~ㄴㅌ]. 딱 끊어 주는 그 발음이 포인트야.
  • Dance → 미국식은 [댄스], RP는 길게 늘려서 [다~ㄴ스]. 마치 예술작품 같지?

이렇게만 들어도 RP는 마치 발음의 클래식 음악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정제돼 있고, 절제돼 있고, 어디 내놓아도 품격 있어 보이지.

 

RP의 이미지: 고급? 혹은 거리감?

RP는 듣는 사람에게 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줘.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왕족, 교수, 부자 캐릭터는 거의 RP 억양으로 말하지.

하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차갑고 거만하게 들린다는 의견도 많아.
특히 젊은 세대나 지방 출신 사람들에겐,
“아… 저 사람 좀 재수 없어 보인다”는 반응도 심심찮게 나와.

그래서 최근에는 BBC조차도 다양한 억양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더 이상 ‘RP만이 정답’이라는 시대는 아니야.


그럼 RP, 배워볼 만할까?

개인적으로는 “한 번쯤 배워보는 건 정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
특히 발음 교정이나 프레젠테이션, 연설 등을 준비할 때 꽤 유용하거든.

추천 학습 팁:

  1. BBC 방송 듣기 –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 정통 RP 발음을 접할 수 있어.
  2. 옥스퍼드 영어사전 발음 듣기 – 대다수가 RP 기준으로 되어 있어.
  3. 해리 포터, 다우튼 애비, 더 크라운 같은 드라마 따라 말하기 – RP 억양 훈련에 최고야.
  4. Phonetic training (IPA 공부) – 국제 음성 기호를 익히면 발음 감각이 훨씬 정교해져.

단, RP가 전부는 아니라는 점도 꼭 기억하자.
너만의 억양을 찾고, 자신 있는 발음으로 말하는 게 훨씬 중요하니까!


결론: RP는 '정답'이 아니라 '선택'

Received Pronunciation은 영국 영어의 기준점일 수는 있어.
하지만 그것만이 ‘진짜’거나 ‘유일한’ 건 아니야.

그 발음을 익히면 분명히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줄 수 있긴 해.
하지만 때론 거리감이 생길 수도 있고, 너무 포멀하게 들릴 수도 있어.

그러니 만약 너도 RP에 관심이 생겼다면,
재미 삼아 한 번쯤 익혀보되,
그게 영국 영어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 꼭 기억해 줘!

참고자료

 

영국 상류층의 영어: Received Pronunciation (RP)

Received Pronunciation (RP)는 영국 영어의 특정 발음 유형을 일컫는 용어로, 상류층과 교육받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발음으로 오랫동안 간주되었습니다. RP는 ‘표준 발음’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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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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