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 '겨울에 바다에 갔었다'

최승자 '겨울에 바다에 갔었다'


최승자 '겨울에 바다에 갔었다'

이번에도 "생태문학의 이해"라는 과목에서 수업을 듣던 중, 하버드 논문에 실린 우리나라 시인의 시입니다.
겨울에 바다에 갔었다라는 제목의 시입니다. 제가 발표를 맡았던 분야였는데, 하버드 논문에 우리나라 시인의 작품이 예로 등장하니 상당히 뿌듯했습니다.

겨울에 바다에 갔었다
                                                                최승자


겨울에 바다에 갔었다.
갈매기들이 끼룩거리며 흰 똥을 갈기고
죽어 삼일간을 떠돌던 한 여자의 시체가
해양 경비대 경비정에 걸렸다.
여자의 자궁은 바다를 향해 열려 있었다.
(오염된 바다)
열려진 자궁으로부터 병약하고 창백한 아이들이
바다의 햇빛이 눈이 부셔 비틀거리며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파도의 포말을 타고
오대주 육대양으로 흩어져 갔다.
죽은 여자는 흐물흐물한 빈 껍데기로 남아
비닐처럼 떠돌고 있었다.
세계 각처로 뿔뿔이 흩어져 간 아이들은
남아연방의 피터마릿츠버그나 오덴달루스트에서
질긴 거미집을 치고, 비율빈의 정글에서
땅 속에다 알을 까놓고 독일의 베를린이나
파리의 오르샹가나 오스망가에서
야밤을 틈타 매독을 퍼뜨리고 사생아를 낳으면서,
간혹 너무도 길고 지루한 밤에는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언제나 불발의 혁명을.
겨울에 바다에 갔었다.
(오염된 바다)

이 시에서는 "여성의 신체"를 "오염된 것"으로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논문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간략하게 언급을 하고 지나가고 있습니다.
출산과 급격한 여성의 신체적 공허의 역설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 있다고 하고, 병을 유표하는 아이를 출산한 여성에 대해서 그려내고 있다고 합니다.

Ch’oe Su ̆ngja’s “Kyo ̆ul e pada e kat-o ̆tda” (“Went to the Sea in Winter,” 1984) addresses the paradoxes of giving birth, a more rapid and dramatic emptying of the female body. The poem depicts a female corpse bearing children who scatter around the world, spreading disease and damaging ecosystems.


환경과 관련이 있는 우리나라 시인의 두 시에 대해서 한번 간략하게 알아보았습니다.
하버드대학교 논문에도 실릴 정도의 시이니, 한번쯤 접해보는 것이 괜찮을 듯 합니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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