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국제관(International Hall)' "외국어 전용 공간이지만, 외국어를 잘 들을 수 없는 곳?"

'성균관대학교 국제관(International Hall)' "외국어 전용 공간이지만, 외국어를 잘 들을 수 없는 곳?"


'성균관대학교 국제관(International Hall)' "외국어 전용 공간이지만, 외국어를 잘 들을 수 없는 곳?"

성균관대에서 인문사회캠퍼스, 명륜 캠퍼스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물이기도 한 국제관, 내게 많은 추억을 남겨준 건물이기도 하다. 우선, 기본적으로 내가 이 건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성균관대 명륜캠퍼스는 구조상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계속해서 올라가야하는 오르막을 가진 지형인데, 국제관은 비교적 입구쪽에 위치하고 있어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국제관, 정문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최근에 지어진 건물"

물론, 국제관이 아마 가장 최근에 지어진 건물인 듯 한데, 그래서 건물이 가장 깔끔하면서도 좋다.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점은 국제관은 "여백의 미"가 물씬 풍긴다는 점이다. 다른 건물들과는 다르게 건물 곳곳에 담소를 나누거나 책을 보면서 가볍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이 되어 있다. 내가 주로 수업을 듣던 건물인 퇴계인문관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풍경이기에 이러한 점들이 가장 많이 부러웠던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언젠가는 국제관에서 수업을 한번 들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계속해서 마음에 품고 있었는데, 졸업하기 전 마지막 학기, 그 꿈을 드디어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국제관에서 수업을 듣는다는 환상에 젖어서 졸업요건을 채우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수업을 몇몇 듣게 되었다. 결국 원하던 공간에서 수업을 들어보았지만, 사실 별반 다른 것은 없었다. 단지 집에서 강의실까지 걸어오는데 힘이 조금 적게 들고, 조금 더 빨리 올 수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그래도 사소한 것이지만,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보고나니 아쉬움이 남지 않아 다행이다.




"인문학부, 영어영문학과 면접 시험을 보았던 곳"


국제관에서의 첫 번째 추억이라고 한다면, 성균관대학교 최종 면접 시험을 치르던 날이 기억이 난다. 인문학부의 영어영문학과에 원서 접수를 했지만 이상하게도 국제관에서 면접을 보았던 기억이 있다. 필기시험은 퇴계인문관에서 쳤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국제관에서의 면접은 나쁘지 않았다. 당시 셔틀버스의 존재를 몰랐기에 분명, 인문관까지 걸어서 올라가려고 했을 터인데, 그 건물까지 걸어서 올라갔다면 한 겨울에도 땀이 날 정도였으니,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국제관에서 있었던 면접 시험에서의 첫 번째 질문, "경상고등학교는 경상도에 있는 건가요?"라는 질문은 아직도 내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학교에 들어오던 그 장면을 추억할 때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다행히도, 그 질문을 해준 교수님께서 나를 잘 봐준 것인지 합격 통보를 받고, 이 곳에서의 인연을 조금 더 연장시킬 수 있었다.


"308호, 션 노르만딘, 그의 사무실이 있는 장소"


국제관 하면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이 바로 션 노르만딘 교수가 있는 장소라는 것이다. 학교로 이적한 지 얼마되지 않았던 때, 교수님의 사무실이 "International Hall"이라고 쓰여있는 것을 "International House"로 착각하고 다른 건물로 찾아가서 교수님을 찾았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바보같은 추억이긴 하지만, 덕분에 그의 부인을 만나게 되는 소소한 이벤트를 내게 만들어 준 재미있는 추억 중의 하나였다.

이후로도 가끔 그의 도움이 필요할 때면 그의 사무실을 찾아갔다. 하지만 항상 궁금한 점이 있었다. '왜 그는 영문학과 교수인데, 국제관에 머무는 것일까?' 어느 날, 그러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는데, 그가 그 곳을 선호하는 이유 역시 내가 그 곳을 좋아하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지, 집과 가까워서 일 뿐이었다니..."


"FLO ZONE(FOREIGN LANGUAGE ONLY ZONE)"

국제관 안에서의 독특한 규칙이라면 규칙이다. 바로 FLO존이라는 이름을 가진 공간인데, 학교 안에 이러한 공간이 몇 군데 존재한다. 이 공간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하면 안되고, 한국어 이외의 외국어만 사용해야하는 공간인데, 국제관 전체가 FLO 존이고, 경제관 3층 GLOBAL ZONE 역시, 이러한 FLO 존의 하나이기도 하다.

원칙적으로는 국제관 안에서는 무조건 외국어만 사용해야 한다. 영어든 중국어든, 다른 기타 외국어를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원칙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아니, 국제관 안에서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 것을 거의 볼 수가 없다. 외국인 교수님이 강의실에서 강의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조금은 민망한 남자 화장실"

국제관 화장실은 조금 남사스럽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괜히 볼일을 보면서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그런 곳이다. 아무래도, 남자 화장실 소변기 앞에 붙어있는 재미있는 표정이 담긴 여성들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붙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 캠퍼스, 즉 명륜캠퍼스 안에서는 이런 화장실을 가진 곳은 국제관이 유일하다.

수원에 위치하고 있는 자연과학캠퍼스 도서관 역시도 이렇게 재미난 사진들로 꾸며져 있는 것을 예전에 한번 방문해서 확인한 적이 있기도 하다.


"여백의 미를 가진 건물"

개인적으로 나는 도서관에서 무언가를 하는 때보다, 국제관에서 무언가를 하는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시험기간에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기보다는 국제관에서 공부하는 것을 선호했으니 말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국제관 지하 2층에는 열람실도 있으니, 시험 기간에는 그 곳에서 공부를 하면 딱 좋은 곳이기도 하다.

사실, 내가 이적한 첫 해, 첫 학기에는 도서관이 리모델링 중이라 공사중이었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국제관 1층, 뻥 뚫려있는 공간에 나무 책상을 놓아두고 조명을 설치해서 임시 열람실로 사용했던 추억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그 모습이 참 좋았다. 언제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나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자리를 차지하고 쓸 수 있는 공간, 하지만 그 모습도 도서관이 완공되고 난 이후로는 볼 수 없게 되어서 아쉽기도 하다.

어쩌면, 내 머리 속에 그런 기억이 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국제관에서 공부하는 것을 선호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학교를 떠나기 전 마지막 수업을 들었던 장소"


국제관은 내게 처음과 끝, 모두의 기억을 선사해 준 장소이기도 하다. 그만큼 의미가 있는 장소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2013년 겨울방학,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이 곳에서 수업을 들었다. 학교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OPIc" 단기 특강 수업이었는데, 덕분에 오픽 시험에 대한 대처법을 잘 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기도 했다. 비록 3주밖에 되지 않는 짧은 수업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비교적 좋은 결과를 받아들 수 있기도 했다. 최고 등급인 AL(Advanced Low)에서 한 등급 못 미치는 IH(Intermediate High)를 받아들었으니 말이다. 계속해서 조금씩 더 갈고 닦아서 AL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2013년 2월, 3주간의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것을 알려준 정주희 강사님, 기억하려나 모르겠다. 수업이 끝난 후에 연락을 한번 드려본다는 것이 매번 깜빡깜빡한다.


"한온의 추억"

2012년 여름방학, 남들은 모두 졸업을 앞두고 취업 준비를 하는 시기, 나는 무엇이 아쉬웠던 것인지, 무슨 배짱이었는지, 하라는 취업 준비는 하지 않고, 국제포럼 진행요원에 참여했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한온 국제포럼의 주무대가 되었던 곳이 바로 경영관과 국제관이었는데, 총 4일간의 포럼 중, 3일째 저녁, 바로 위의 사진 속 공간에서 "맥주 파티"를 했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많은 재미있는 사람들도 만나고, 외국인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그 때 한온 행사를 통해서 만난 사람들, 지금도 휴대폰에서 진동이 끊이지 않는다. "한온 진행요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단체 채팅방에서는 이야기꽃이 끊이지 않으니... 벌써 그 행사에 참여한 지도 1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함께했던 사람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참 기분이 묘하다.


내게 많은 추억을 가져다 준 국제관, 2년간의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소중한 공간이다.
아직 학교 주변에서 계속 살아가고 있으니, 아직은 추억을 조금 더 쌓아갈 수 있지 않을까...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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