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여행] #05 서일치를 지나 화서문으로, 그리고 화성열차 "성곽길을 따라가다 그만..."

[수원 여행] #05 서일치를 지나 화서문으로, 그리고 화성열차 "성곽길을 따라가다 그만..."


[수원 여행] #05 서일치를 지나 화서문으로, 그리고 화성열차 "그런데 길을 잘못들었다! 성곽길을 따라 간다는게 그만..."

서장대에서 수원 시내 경치를 한눈에 관람하면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 아무래도 당일치기 여행이다보니 우리가 수원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인데, 최소한 수원 성곽길을 따라서 수원시내를 한 바퀴 정도는 돌아주어야 할 것만 같은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급한 마음이 들어서 그랬을까? 서장대 옆으로 나와있는 "아주 불친절해 보이는 길"을 따라서 내려오게 되었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길 자체도 정돈이 잘 되어 있지 않은 분위기였지만 어차피 길은 나 있으니 우선 그 방향으로 내려가게 되었는데, 한번 그 길로 빠져나가게 되니, 다시 한동안 성곽길로 돌아올 수 없는 분위기였으니 말이다!



이 곳이 서일치!


"비탈길을 내려와서... 서일치를 지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미 내려와버린 것을,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라는 마음으로 애써 위안을 하며 길을 따라서 걷는다. "서일치"라는 곳을 지나서 화서문 방향으로 길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상당히 즐겁다. 비록 성곽길에서 이탈해버려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덕분에 이 길로 들어섰기에 성곽길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을 또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야마하 블루투스 스피커를 이용해서 노래를 들으면서!"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수원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간다는 마음으로 온 것이기에 평소에는 항상 짊어지고 다니는 노트북과 책들은 잠시 내려두고, 가볍게 스피커와 휴대폰, 그리고 카메라 이렇게 셋만 들고 향했던 수원여행, 때마침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져왔던 블루투스 스피커가 가방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생각난김에 휴대폰과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시켜서 노래를 들으면서 길을 걸어가는 것도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다. 평소에는 해보지 못하는 것들, 이렇게 여행지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조금 난감한 것이 있다면, 함께 한 형의 휴대폰에 들어있는 노래를 내가 가지고 간 블루투스 스피커와 접속해서 노래를 틀게 되었는데, 자꾸 외국노래가 스피커를 통해서 흘러나왔던 것! 팝송과 일본노래까지는 그래도 이해를 한다고 쳐도, 중국노래는 조금 난감했다. 특히나 혼자서 걷게되면 가뜩이나 카메라에 빨간 스트랩을 사용하는데, 스피커에서 중국 노래까지 흘러나오면, 주변 사람들이 보면 나를 중국사람으로 오인할 것만 같은 그런 분위기가 들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스피커를 작동시키고 난 이후부터는 항상 함께한 두 사람과 꼭 붙어서 다니게 되었다.


"서일치를 지나고나니 갈대밭이 눈에 들어온다."

벌써 시간이 어느 정도 많이 지체가 된 것인지, 그림자가 점점 더 길어지기 시작한다. 덕분에 그림자를 빌려서 촬영에 성공, 괜히 이런 그림자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워하는 분위기다. 갈대밭 위로 보이는 서북각루 역시도 은근히 분위기가 있다. 평소에는 잘 보지 못하는 갈대라서 그런 것인지, 왠지 이국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듯 하다.


"화서문이 점점 고개를 내밀고... 하지만, 아래쪽에서 올려다보기만 해야한다는 슬픈 전설이..."

갈대밭을 지나, 계속해서 길을 따라서 걷다보니, 화서문이 드디어 눈앞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제 성문이 등장했으니 다시 성곽길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졌지만...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함께 동행한 현지인 형님이 "어차피 내려와서 못올라가."라는 말을 소인배닷컴에게 하면서 한가닥 남은 희망마저 가져가버렸으니 말이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 이렇게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는 성문과 성벽도 상당히 멋지다. 성문 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해주는 듯 하다!




바로 이 것!


그리고, 수원 성곽길을 따라 걸으면서 본 것들 중에 인상깊게 남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성벽을 육교처럼 만들어서 계속해서 이어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차가 성벽 밑으로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은근히 문화충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울에도 혜화문과 낙산공원길을 이런식으로 연결해두었으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수원이 이런 부분은 참 잘해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여기는 화서문!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화성열차!"

아래쪽으로 걸어와서 그런 것일까? 운이 좋게도 드디어 화성열차와 마주칠 수 있었다. 성곽길을 처음 오르면서 계속 궁금해했던 "화성열차"의 모습이 저기 멀리서 조금씩 눈에 들어왔으니 말이다. 화성열차가 등장했을 때, 중국 노래를 스피커에 틀어놓은 상태에서 "와! 하는 환호성과 함께 빨간 스트랩이 달린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니... 그 모습이 영락없는 중국인 관광객 모습이 아닐까... 하는 모습이 소인배닷컴의 머리 속에 그려지지만, 어쩌겠는가! 그래도 궁금했던 것의 모습은 사진으로 담아두어야지!

한 차례의 화성열차가 지나가고, 뒤이어서 화성열차가 한 대 더 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누가 타고 있나 궁금한 마음에 한번 슬쩍 둘러보았더니 역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타고 있는 듯 하고, 어린이들과 보호자로 보이는 어른들도 많이 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한번 탑승에 성인 1,500원, 청소년 1,100원, 어린이 700원이라고 하니, 그리 부담되는 가격도 아닌지라 충분히 한번쯤 타볼만한 그런 열차가 아닐까 싶다!


"왠지 공원같이 생겼더니, 공원이었군!"

화성열차를 구경하고 난 후, 왠지 성곽을 끼고 있는 공원에 우리가 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천천히 걸어보면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보게 되었는데, 여행을 다녀와서 보니, 맞다. 공원이 맞다. 어쩐지 이 곳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는 한 무리의 학생들도 보이고 하더라니... 이렇게 옛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이다보니, 공원 역시도 문화재와 함께 있는 듯한 모습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모습이 참 좋다. 점점 삭막해져가는 현대사회에서 옛것과 함께 조화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으니...

"화서문과 장안공원"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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