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이 주고 간 김밥 도시락

방문객이 주고 간 김밥 도시락


방문객이 주고 간 김밥 도시락


언제였던가 영어마을에서 운영하고 있는 "마켓스트리트(MARKET STREET)" 프로그램을 위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점심시간이었던지라 최소한의 인력만 남긴 상황인지라 나와 다른 외국인 한명만 그곳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갑자기 엄청난 유치원생들의 인파가 몰려왔다.


이런 경우는 대개 난감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단 두 명이었고, 유치원생들의 숫자는 수백이었으니, 마치 적벽대전에서의 장비가 장판파에서 혼자서 조조 군의 백만 대군을 상대하는 그러한 느낌과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 아이들은 인솔교사분들과 동행했고, 점심식사를 하러 온 것이기에 조용히 자리를 잡는 듯했다."


지금은 겨울인지라 원래는 바깥의 거리에서 운영하던 "마켓스트리트" 이벤트를 건물 안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 건물은 "시청"으로 영어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 중의 하나인지라 많은 방문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이 되어 있는 건물이기도 했다.


다른 건물들은 주로 강사들이 사용하거나 강의실로만 사용되고 있는 곳인지라 고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편이다. 때마침 점심시간이었던지라 그 수백 명의 아이들은 시청으로 들어온 상황이었는데, 엄청난 인파에 조금 긴장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아이들은 조용히 자리를 잡고 식사를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속으로 아이들이 얌전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갑자기 인솔교사분께서 도시락을 건네주었다.




"이것 좀 드시고 하세요."


이미 점심을 먹은 상황이었기에, 그리고 이렇게 방문객으로부터 도시락을 받아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도시락을 두고 사라져 버리는 바람에 도시락을 받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결국 이 도시락은 함께 일하는 강사분들과 함께 나누어 먹게 되었다.


도시락은 상당히 퀄리티가 있었다. 안에는 김밥도 있고, 과일도 있어서 굉장히 먹음직스러우면서도 맛있었던 도시락이었다. 그때 방문객들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제대로 하지도 못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 이 기회를 빌어서 이야기를 해야 할 듯하다. "도시락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이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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