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집단에 동화되는 이유

사람들이 집단에 동화되는 이유

2007년 1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의경이라는 특수한 집단 내에서 주기적으로 이루어진 집단 구타 사건이 언론을 통해서 세상에 공개되게 된 것인데요. 영상에 등장한 의경은 진급 신고식이라는 명목으로 동료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고 있는 모습이었던지라 우리들에게 많은 충격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집단 구타에 동조한 의경들은 모두 나쁜 사람들이기에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된 것일까요? 그렇다면 정말 정상적인 사람들을 의경이라는 집단에 소속시키게 되면 이러한 문제는 발생되지 않을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의경이라는 특수한 집단에서만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평범한 사람들이 다니는 대학이라는 곳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지요. 2007년의 한 체대의 신입생 환영회에서는 도로 위에서 집단 구타가 벌어지기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최근에도 구타는 아니지만, 이것과 유사한 사례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바로 대학 OT에서 강요되는 술 문화 그리고 성추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지요. 이러한 것들은 모두, 이 사람들이 이상해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특수한 집단 속에서의 상황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렇게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일까요?


"특정한 집단 속에서의 특수한 상황은 모두 같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일까?"

이러한 상황이 왜 생기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이번에도 EBS에서 방영된 인간의 두 얼굴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상황을 가정하고,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이 시작한 질문의 출발점은 아마도, "왜 사람들이 집단에 소속되면 같은 행동을 할까?"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특정한 집단 내에서의 압력에 굴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우지 않았을까 싶네요.


# 실험, 사람들은 동료들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같은 행동에 동조하고 말 것이다.

실험의 내용은 비교적 간단했습니다. 한 방에 7명의 사람들을 몰아넣고, 간단한 테스트를 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7명의 사람들 중, 단 한명만 피실험자이고, 나머지 6명은 모두 연기자들인 상황입니다. 테스트는 정말 간단합니다. A, B, C 3가지의 선 중에서 X와 같은 길이를 가진 선을 고르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함정이 있습니다. 6명의 연기자는 모두 똑같은 틀린 답을 이야기하도록 미리 말이 맞추어진 상황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대답도 6명의 연기자들이 먼저 하고 난 후, 피실험자가 마지막으로 대답을 하는 형식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실험자는 과연, 동료 집단의 압력을 버텨내면서 다른 사람들의 틀린 답에 동조하지 않고, 소신껏 정답을 말할 수 있을까요?
"정답을 말한 사람은 70%에 불과했습니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러한 실험에서 정답을 소신껏 말한 사람들의 비율은 30%에 지나지 않았고, 나머지 70%의 사람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의 오답에 동조하여, "오답"을 말했다는 것입니다.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 집단에 동조하게 된다."

이렇게 틀린 답인 것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도 피실험자들의 70%는 틀린 답을 언급하는 사람들에 동조하여 동화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는 우리가 소외됨을 느꼈을 때 혹은 집단에 동화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육체적인 아픔을 느낄 때와 같은 뇌의 공간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집단에 소속되지 못하는 아픔과 신체적인 아픔의 수준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방송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30%가 궁금해집니다. 괜히 이전에 살펴보았던 E 실험과 유사성이 잇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지요."

방송에서의 실험은 여기까지만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괜히 궁금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본의 심리학자인 사카이 고우 교수가 진행했던 이마에 E를 쓰는 실험이 괜히 생각났습니다. 여기에서 상대적으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들의 비율이라고 할 수 있는 이마에 E를 상대방이 보는 방향으로 쓴 그룹의 비율이 70%가 되었기 때문인데요. 아마도 이러한 사람들의 성향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와 같은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상대적으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더 높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참고 자료 : EBS 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 사소한 것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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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2

      • 구타.....까지는 아니지만 저 역시 음악과라는 한 집단에 소속되어 1학년부터 3학년까지는 일년에 몇 번씩 선배들로부터 얼차례를 받은 경험이 있었고 4학년이 되서는 수업이나 우리들을 대하는 태도가 불량한 학생들을 향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3학년 때까지만 해도 저는 선배들이 왜 저럴까 나는 저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라는 다짐을 하였건만 졸업반이 되자 저도 결국에는 똑같은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주변 환경과 상황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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