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무스비? "너의 이름은"

이것도 무스비? "너의 이름은"


이것도 무스비? "너의 이름은"


이번에 처음으로 일본 도쿄를 다녀온 기념으로, 오랫동안 미뤄왔던 애니메이션 작품을 한 번 보게 되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최신작인 "너의 이름은"이라는 작품이었는데요.


이 작품은 2016년에 일본에서 개봉되어 무려 1500만 명의 관객이 동원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에 개봉이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3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너의 이름은?"


이 작품을 보기 전에 "제목"을 들어보았을 때는 제목이 왜 이렇게 지어졌는지에 대해서 와 닿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강렬하지 않아 보이는 이름이었는데요. 하지만, 작품을 다 보고 나니 왜 이러한 이름이 붙었는지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품의 기본적인 시놉시스"


이야기의 전개는 두 남녀 주인공인 "타키"와 "미츠하"로부터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미츠하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데요. 처음에는 어지럽게 진행이 되면서, 관객들에게 혼란을 일으켜주다가 일정 수준이 되면, 이 둘 사이의 관계가 점점 밝혀지면서, 이야기의 중심은 점점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아마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작품을 보고서 확인하는 분들일 텐데요. 혹시나 작품을 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얼른 뒤로 가기를 눌러서 "스포일러"를 방지하시기 바랍니다.


△ 너의 이름은 예고편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진행"


이미 "예고편"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사건은 바로 남녀 주인공의 몸이 서로 바뀌는 현상입니다. 갑작스럽게 의도치 않게, 그리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두 주인공은 서로 몸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몸이 바뀌는 사건으로 인해서 생기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이 이야기의 첫 번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어쩌면 단순하고도, 상상력을 발휘하면 충분히 떠올려볼 수 있는 이야기의 진행이 아닐까 하는데요.


어쩌면 이 작품의 진짜 이야기는 그다음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키의 몸속에 들어간 미츠하의 힘으로 타키는 오쿠데라 선배와 데이트를 하게 되는데요. 자신의 힘으로 데이트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기에 타키는 그와 데이트를 하면서 상당히 힘들어합니다. 당연히 데이트를 완전히 망치게 되지요. 데이트 이후, 타키는 다시 미츠하와 몸이 바뀔 것을 기대하고, 데이트의 전개 상황에 대해서 메모를 남기려고 하지만, 그 이후로는 두 번 다시 몸이 바뀌는 일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여기에서부터 타키의 집념이 시작되는데요. 몸이 바뀌지 않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서 타키는 미츠하가 살던 동네의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고, 그림을 완성한 뒤 그곳으로 찾아가면서부터 이야기는 반전이 됩니다. 여기서부터가 사실, 흥미진진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아니었나 합니다.


여기까지 작품을 지켜본 상황에서는 관객 역시도 타키에 감정에 동화되어, "아니 그럼, 여태까지 내가 본 건 무엇이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게 되니까요.




"일본 전통 신사를 활용한 내용이 인상적인 작품"


작품 속에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이전 작품인 "초속 5센티미터"와는 달리, 일본 전통 요소를 작품 속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이토모리 마을" 속의 "신사"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작품 속의 여주인공인 미츠하는 "신녀" 혹은 "무녀"로 등장을 하게 됩니다. 일본 토속 전통신앙을 작품 속에 잘 반영한 것이지요.


아마도 이러한 부분이 바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라고 칭하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역시도 이런 요소를 작품 속에서 잘 반영한 감독으로 유명하니까요.




"전통의 형식은 남았지만, 그 의미는 전해지지 않는다."


신사의 전통을 따르는 "미츠하"의 "미야미즈 가문"의 히토하(미츠하의 할머니)는 작중에서 이런 말을 전달합니다. 과거 마유고로의 대화재로 인해서 신사에 불이 나서, 기록물이 모두 불에 타서 없어지는 바람에 "전통의 형식은 남았지만, 그 의미는 전해지지 않았다."라는 말을 전달하는데요. 이 부분에서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을 위한 것인지 그 의미는 알 수 없지만, 단순히 그 형식만은 오랜 시간 동안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는 것,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모른 채, 어떤 것의 행위만 흉내내고 있는 삶을 비판하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무스비, 이것 또한 무스비"


미츠하의 할머니는 온라인에서는 "무스비 할머니"로 제법 유명세를 떨쳤습니다. 작중 대사 중에 그는 모든 것을 "무스비"로 엮어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결국 무스비는 신의 영역, 혹은 신의 섭리를 가리키는 말로 작중에서 등장하는데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도 무스비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러한 무스비는 미츠하의 머리끈으로 작품 속에서는 잘 드러나고 있답니다. 미츠하가 3년 전에 타키에게 머리끈을 전해줌으로 인해서, 결국 둘은 연결이 되었고, 결국 타키가 미츠하를 비롯한 많은 이토모리 마을의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니까요.



"씹어 만든 술, 쿠치가미자케 그리고 미야미즈 신사의 사당"


작품에서 반전의 요소, 그리고 타키와 미츠하 둘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활용되고 있는 또 다른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작중에서 등장한 "씹어 만든 술"이라는 것이지요. 씹어 만든 술은 우리나라에서는 "미인주"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술인데, 일본에서는 이것을 "쿠치가미자케"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곡물을 씹고 뱉어낸 뒤, 곡물이 발효되어서 알콜이 되는 원리를 활용한 술이지요.



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이러한 씹어 만든 술에 보다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미츠하가 씹어 만든 술이라, 무스비의 이론(?)을 적용해본다면, 이것은 미츠하의 절반이 됩니다. 그리고 결국, 이것을 마신 타키는 다시 시간을 과거로 돌려서 운석이 떨어지기 전의 미츠하로 돌아가게 되지요.


또한 타키가 들어간 미츠하가 작품 속에서 할머니, 그리고 동생 요츠하와 함께 미야미즈 사당에 방문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미야미즈 사당을 둘러싸고 있는 개울을 건널 때, 여기를 지나면 저승이라고 하는데요. 저승에서 이승으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소중한 것을 남겨두고 와야 한다고 언급합니다.


아마도 이들이 처음 사당에 방문했을 때는, 그들의 절반인 "쿠치가미자케"를 바치고 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후, 시간이 어긋난 미츠하와 타키가 여기를 방문했다가 나올 때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가장 소중한 것"으로 "둘 사이의 기억"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답니다. 그래서 작품 속에서는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노력해도 절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묘사되지요.



"작품 속의 이토모리 마을은 실제하는 곳일까?"


애니메이션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을 활용해서 작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작품을 보고 나서 가장 먼저 궁금했던 부분은 바로 작품 속에 등장했던 이토모리 마을이 실제로 있는 마을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이 마을에 운석이 떨어진 사건 역시도 실제로 있었던 내용인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이렇게 검색을 통해서 확인해보니, 작품 속에서 미츠하가 살고 있던 마을인 "이토모리 마을"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마을의 배경이 된 마을은 있지요. 바로 "히다 후루카와"라는 마을입니다.




"이토모리 마을의 배경이 된 마을, 히다 후루카와"


히다 후루카와는 일본 기후현에 있는 마을로, 옛 일본의 전통 건축방식을 활용한 목조 건물이 많은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작중에 등장한 신사와 도서관이 있는 곳이라고도 하지요. "너의 이름은"이라는 작품이 큰 인기를 끈 이후, 이 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호수의 배경이 된 장소, 일본 나가노 현의 스와호"


하지만, 이 마을에는 작품 속에서 등장했던 크고 아름다운 호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수의 배경이 된 장소는 바로 일본 나가노 현에 있는 "스와호"라고 하지요. 애니메이션 속에서 등장했던 장면을 실제로 눈으로 확인해보면, 아마도 작품이 떠오르지 않을까 하는 쌩각을 하게 됩니다.


△ 미츠하 성우, 카미시라이시 모네가 부르는 너의 이름은 OST "아무것도 아니야"


"작품의 모티브가 된 동일본 대지진"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바로 동일본 대지진이라고 합니다. 동일본 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강진으로 지진 이후, 강력한 쓰나미가 발생해 많은 피해를 입힌 사건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이 사건으로 인해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지요. 물론 설정은 조금 바뀌었습니다. 지진이 아니라, 운석이 떨어지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 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요.


오랜만에 본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인데, 여러모로 많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인 듯합니다. 운석이 떨어지는 장면, 멀리서 보면, 나와는 상관없고 그저 아름다운 장관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될 때,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지는 감성을 잘 자극하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너의 이름은"


제작연도 : 2016년

장르 : 애니메이션, 영화

감독 : 신카이 마코토

출연 : 카마키 류노스케, 카미시라이시 모네, 나가시와 미사미, 이치하라 에츠코 등

특징 : 운석, 동일본 대지진, 반전, 일본, 애니메이션, 도쿄


소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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