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산지석 1 "공부에 흥미를 잃다."

타산지석 1 "공부에 흥미를 잃다."


타산지석 1 "공부에 흥미를 잃다."


내 경우에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대구에서 나왔다. 하지만 대구도 서울의 강남과 같은 학군이 존재하는데, 그곳은 바로 "수성구"라는 곳이다. 하지만 난 그런 수성구의 학군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지역에서 학교를 다녔다. 그래서 그곳의 이야기는 나와 다른 이야기일 뿐이다.


초등학생 때까지는 그저 그런 학생에 불과했고,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을 하던 때, 그때의 중학교 진학 방식은 바로 일명 "랜덤" 소위 "뻉뻉이"라고 하기도 하였는데, 학생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보내주는 학교로 가야 하는 그러한 시스템이었다. 운명이란 참 기이한 게 어떻게 정말 가고 싶지 않았던 그 학교에 내가 걸릴 수가 있단 말인가? 야속하게도 정말 피하고 싶었던 학교에 당첨이 되었다. 그 정말로 가고 싶지 않았던 중학교는 바로 이름하여 "대구북중학교"라는 곳이었다.


그곳만은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간단했다.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그 학교에 대해 들은 소문만 해도 어마어마했고… 실제로도 그 학교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청소년 범죄는 90% 이상이 그 학교 출신에 의해 발생을 할 정도로 문제 학생들이 많은 학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그 학교로 배정을 받았으니 어쩔 수가 없다. 그저 묵묵히 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수적인 대구의 특수성"


잠깐, 이야기를 빠트린 것이 있는데, 대구는 상당히 보수적인 동네다. 그 덕에, 아니 예전에는 대부분의 학교가 남학교, 여학교로 분리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대구는 특히나 더 심했다. 오로지 남녀공학인 학교는 경북대학교 사대부중학교/고등학교 밖에 없었는데, 그 마저도 교문만 공학일 뿐이지, 반은 남/녀 반으로 따로 나누어서 수업을 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이러한 대구의 특수성 때문에, 거친 남자들만 몰려있는 중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간략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학교는 분위기 자체가 음산했다. 이런 분위기니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않았고, 학교에 있는 자체가 불편했으니 말이다. 심리적으로도 불안하기도 했고 말이다.


"중학교의 첫 시험, 배치고사"


중학교에 입학을 하고 처음으로 친 시험은 바로 "배치고사"라는 것이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학교 선생님들이 그 시험이 정말 중요하다고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겁을 주었던 기억이 났다. 하지만 난 무슨 생각이었던 것인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책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편이었으니까.


'그다지 좋지 않은 학교에서 시험을 쳐서 그런 것일까?'


시험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을 그렇게 잘 친 건, 아마 내 평생을 통틀어서 그 시험 단 한번뿐이었을 것이다. 과목별로 2문제 이상 틀렸던 것이 없었던 걸로 기억을 하니 말이다. 첫 시험에서의 결과는, 아마 전교생 550명 정도 중, 40등 정도를 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그렇게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학교에 있는 것이 불편했고, 아니 불편함을 넘어서 불안했으니, 중학교를 다니는 3년 내내, 공부는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애초에 따로 복습을 안 했을 뿐이지 그래도 수업시간에는 집중을 하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그것마저도 잘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학교가 불편하다고 해서, 집이 편한 것도 아니었다. 집도 여전히 내게는 불편한 곳이었고, 불안한 곳이었다. 그렇게, 집, 학교 어느 곳도 내게는 편한 곳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를 마치면 친구들과 놀다가 저녁 늦게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점점 일상이 되게 되었다.


△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게임 포스터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발매"


중학교 2학년 겨울 즈음, 블리자드라는 게임회사에서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발매를 하게 되었는데, 이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역시 예외도 아니어서, 이 시기부터 PC방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미, 친구들과 어울려서 노는 것에 익숙해진 나도 친구들과 같이 PC방이라는 곳을 처음 접해보게 되었고, 거기서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도 접하게 되었다. 그때는 1998년, 스타크래프트와 PC방 최고의 전성기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이때부터는 더 심각해지게 되었던 것 같다. 난 딱히 잘하는 것도 없었고, 재미있는 것도 없었는데, 이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게임 이해도가 남들보다 뛰어났던 것인지, 게임에 금방 적응하게 되었고, 점점 게임 속의 강자로 거듭나고 있었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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