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 홍진호의 전설의 3연벙
이제는 없어진 스타크래프트 리그이지만, 과거에는 엄청난 인기를 끌던 게임 리그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초창기 대회에서는 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가 라이벌 구도를 이루게 되면서, 용호상박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특히, 혈전을 거듭했던 이 두 선수들의 경기를 두고, 이후 사람들은 "임요환" 선수의 "임"과 "홍진호" 선수의 "진"을 따와서 이 두 사람이 펼치는 경기를 "임진록"이라고 이름 붙여 주기도 했습니다.
"같은 전략에 3번 당한 홍진호 선수"
일반적인 경우, 보통 이 두 선수가 경기를 펼치면 경기 양상이 흥미진진하게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이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항상 그랬습니다. 결국, 누가 이기든 간에 아슬아슬한 접전 끝에 3:2 정도의 승부를 만들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요.
하지만, 2004년 EVER 스타리그에서는 다소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홍진호 선수가 임요환 선수의 같은 전략을 3번 연속해서 막아내지 못하고 경기가 허무하게 끝나버리고 만 것이지요.
"임진록에 많은 기대를 했던 시청자들, 그리고 순식간에 끝나버린 경기"
당시, 두 선수는 2004년 에버 스타리그의 4강전에 진출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승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두 선수가 맞붙게 되지요. 상대를 이기면 결승으로 가는 자리이기에 서로가 열심히 연습을 해왔을 것이고, 사람들은 두 선수가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모습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치킨을 주문해서 치킨을 먹으면서 경기를 보려고 계획을 하기도 했을 것이지요. 하지만, 경기는 임요환 선수의 초반 전략에 3번 모두 홍진호 선수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3경기 총합 경기시간은 30분이 채 되지 않았고, 누군가는 경기를 보면서 먹으려고 치킨을 주문했으나, 경기가 끝난 뒤에 치킨이 도착했다는 허무한 이야기도 있지요.
△ 블레이드 소울에서 만난 임요환, 홍진호 선수 (좌: 임요환, 우: 홍진호)
"임요환 선수의 3 연속 벙커 러시"
경기에서 임요환 선수가 선보인 전략은 초반에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었습니다. 테란의 방어 구조물인 벙커를 상대방의 본진 앞에 건설하면서 상대방을 초반부터 압박하는 전략인데요. 앞마당에 확장 기지를 펼치고, 가스를 최소 2 개 이상 확보해야 테란을 상대로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저그의 입장에서는 여간 까다로운 전략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이날 임요환 선수가 보여준 벙커 러시는 강력한 일꾼인 SCV를 동반해서 펼치는 전략이었기에 더욱더 막기가 까다로웠지요. 이러한 전략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위해서는 세심한 유닛 컨트롤이 필요한데, 당시 임요환 선수에 비해서 소수 유닛의 컨트롤은 홍진호 선수가 투박한 편이었던지라 홍진호 선수는 임요환 선수의 전략을 당해내지 못했습니다.
△ 전설의 삼연벙 사건, 당시의 경기 영상
"임요환 선수의 3연병 이후..."
이렇게 희대의 라이벌전인 "임진록"은 임요환 선수의 같은 전략 3번에 홍진호 선수는 쉽게 무너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날 받았던 홍진호 선수의 충격은 엄청났겠지요. 그래서 경기가 끝난 후, 많은 상심을 했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경기를 지켜본 시청자들 역시도 허무함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관중들이 보는 경기에서 어떻게 같은 전략을 3번이나 사용해서 허무하게 끝내버릴 수가 있느냐는 내용으로 임요환 선수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나오기도 했지요.
온라인에서는 초반 러시를 한 것이 잘못이냐, 못 막은 것이 잘못이냐는 등의 여러 가지 설전이 오갔고, 토론이 오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후, 임요환 선수의 벙커링 전략을 너무 쉽게 막았던 박성준 선수"
또한 당시 임요환 선수가 보여준 벙커링 전략이 너무 강력해 보이는 탓에 저그들은 이제 긴장해야 한다 혹은 각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같은 저그 유저인 박성준 선수가 임요환 선수의 벙커링을 너무나도 깔끔하게 막아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러한 이야기는 다시 쏙 들어가게 되었지요.
아무튼, 당시에 여러 가지 논란을 낳았던 "전설의 3연벙 사건"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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