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하루, 영화 "사랑의 블랙홀"

반복되는 하루, 영화 "사랑의 블랙홀"


반복되는 하루, 영화 "사랑의 블랙홀"


90년대 명작 영화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1993년에 개봉한 "사랑의 블랙홀"이라는 작품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사랑의 블랙홀"이라는 이름으로 개봉했지만, 이 영화의 실제 제목은  "GROUNDHOG DAY"랍니다.


 "그라운드호그 데이(GROUNDHOG DAY)란?"


"그라운드 호그 데이"는 우리들에게는 제법 생소한 날입니다. 미국의 문화권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문화의 "경칩"과 비슷한 날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경칩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로 24절기의 세 번째에 해당하는 날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경칩을 봄이 시작되는 날 정도로 여기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우리나라의 경칩과 비슷한 날이 바로 "성촉절"이라는 날입니다. 이 날은 2월 2일로 "GROUNDHOG"라는 동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 정도로 생각을 해볼 수 있답니다. 정확히는 "GROUNDHOG"라는 동물을 가지고, 겨울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점쳐보는 날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라운드 호그가 굴에서 나와서 자기 그림자를 보고 깜짝 놀라 다시 들어가면 봄이 아직 멀었다는 뜻이고, 앞으로 6주 동안 겨울이 더 지속될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그라운드 호그가 자기 그림자가 보이지 않게 되어서 놀라지 않으면, 봄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 날이지요.


그래서 이러한 날을 미국에서는 조그마하게 기념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지요. 다른 나라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미국의 독특한 풍속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의 내용"


영화 사랑의 블랙홀은 미국의 "그라운드 호그 데이"를 취재하는 주인공에서 이야기가 시작이 됩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은 "필 카너즈"라는 매사에 불만과 불평뿐인 기상캐스터 남자이지요. 그는 매사에 불평이 가득한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기에 동료들로부터의 평판도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필은 매년 일부 스태프들과 미국 펜실베이니아 펑추토니로 성촉절 취재를 떠나는데, 그는 이번에도 매년 왔던 행사인지라 일을 대충 끝내고 돌아가고 싶어 하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지요. 마을 주민들의 환영과 친절에도 불구하고, 그곳을 빨리 떠나고 싶어 하는 필 때문에 취재 이후, 필과 등료들은 금세 마을을 떠나지만 갑작스러운 폭설로 인해서 그는 다시 펑추토니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됩니다.


다음 날 눈을 뜬 필은 창밖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그가 눈을 뜨고 다시 일어난 날은 2월 2일 성촉절이었던 것이지요. 성촉절 안에서 일과가 무한으로 반복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그는 성촉절이라는 하루의 시간에 그대로 갇혀버리게 된 것이지요.


△ GROUNDHOG


"성촉절이라는 시간 속에 갇혀버린 주인공"


성촉절이라는 시간 속에 그대로 갇혀버린 주인공, 그는 매일매일 똑같은 하루를 살아가면서 반복된 과정을 되풀이할 뿐, 그에게 "내일"이라는 날은 찾아오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도 이러한 상황에 놀라서, 여러 가지 장난을 쳐보기도 하고, 나쁜 짓을 해보기도 하고, 누군가를 꼬셔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서 결국 그도 지치게 되고, 여러 가지 죽음을 맞이해보지만, 죽음을 맞이해도 그의 반복되는 일상은 끝이 나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오늘 속에서 무언가를 깨달은 주인공"


이렇게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그는 무엇을 느끼게 된 것일까요? 어떤 심경의 변화가 생겼는지, 그는 여태까지 무시하고 지나갔던 구걸하는 노인을 도와줍니다. 하지만, 그 노인은 결국 죽고 말지요.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그는 그 노인을 살리기 위해서 갖가지 노력을 해보지만 결국, 그를 살리지 못합니다.


이렇게 타인의 죽음을 맞이한 그는 무언가를 깨달았던 것일까요? 이후,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그는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일종의 기술들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지요. 피아노를 배우기도 하고, 얼음 공예를 배우기도 합니다. 다양한 문학을 접하기도 한 것인지, 언어의 마술사가 되기도 하지요.


"남을 위해서 살아보는 하루를 살아낸 주인공"


결국, 영화의 후반부에서 그는 단 하루를 살았지만, 마을 속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아내게 됩니다. 타이어가 펑크 나서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아이를 받아주고, 질식할 뻔한 노인을 돕기도 하는 일을 단 하루 만에 해내면서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되지요. 마을 속의 모든 사람들은 주인공인 "필"의 편이 되고, 이것을 통해서 여태 자신이 매번 마음을 얻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동료 리타의 마음을 얻어내게 됩니다.


그 둘은 함께 아침을 맞이하게 되고 결국, 그에게 "내일"이라는 날이 찾아오게 되지요.


△ 한글자막 예고편


△ GROUNDHOG DAY TRAILER 영상


"매일이 반복되면 어떨까라는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


작품은 사실, 어쩌면 단순한 상상에서 시작합니다. 매일매일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 대한 상상력에서 시작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지요. 매일매일이 반복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축복이기도 하고, 어찌 보면 저주이기도 합니다.


항상 모자란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에게는 당분간은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이지만, 결국 내일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좌절하게 되고, 매일매일 자살을 시도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반복되고 지루한 시간을 잘 활용하게 된다면, 세상은 다른 시각으로 보이게 될 것이고, "내일"이라는 멋진 날이 찾아오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작품"


그래서, 이 작품은 어찌 보면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기도 합니다. 매일매일 똑같은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모두에게 주어진 24시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따라서, 그 시간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결국, 작품 속에서도 주인공이 올바른 마음을 먹고, 자기계발을 하는데 시간을 쏟고, 그것을 이용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었을 때, 결국 그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동료 리타의 사랑을 얻을 수도 있었고, 동시에 그가 그토록 바랐던 "내일"을 얻을 수 있기도 했지요.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여러모로 "삶"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다주는 의미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여기까지 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


제작연도 : 1993년

장르 : 코미디, 로맨스

감독 : 헤롤드 래미스

출연 : 빌 머레이, 앤디 맥도웰, 크리스 엘리엇, 스티븐 토보로스키 등

특징 : 타임루프, 상상, 공상, 반복, 일상, 시간


소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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