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세고 강한 아침 “왈도체”

힘세고 강한 아침 “왈도체”


힘세고 강한 아침 “왈도체”


오래된 게임 중에는 “마이트 앤 매직 6(MIGHT AND MAGIC 6)”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게임 자체는 제법 높은 완성도로 인해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래된 고전 게임 명작 중의 하나로 꼽히는 게임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이 게임은 다소 어이없는 일로 인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더욱더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 게임을 한글로 번역하던 한글화 번역팀이 내놓은 결과물이 상당히 이상했기 때문이지요.



“안녕하신가! 힘세고 강한 아침, 만일 내게 물어보면 나는 왈도”


마이트 앤 매직 6의 한글화 번역은 황당함을 넘어서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마치, 기계가 번역을 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드는 이상한 번역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사실, 이 수준은 “기계”로 그대로 번역해도 이런 결과물을 받아 들 수 없다는 것이 더욱더 황당한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의 번역은 기계 번역을 넘어서, 번역가가 일부러 한 글자 한 글자 실수를 해가면서 오역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어쩌면 엄청난 정성이 들어간 “오역”의 완성체라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 속에서는 이상하게 번역된 대사와 단어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공교롭게도 게임 속에 등장하는 “왈도(WALDO)”라는 이름의 NPC가 너무나도 강력한 “대사”를 하는 바람에, “마이트 앤 매직 6”에서 사용된 문체를 누리꾼들이 “왈도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 문제의 왈도체


“기계 번역을 넘어선, 초월 번역이라고 할 수 있는 왈도체”


이렇게 마이트 앤 매직 6의 번역에서 나온 문체를 두고 “왈도체”라고 사람들이 부르기 시작했는데요. 사실, 이 왈도체는 기계 번역을 넘어선, 어떤 면에서는 “초월 번역”이라고도 할 수 있는 수준의 번역이랍니다.


게임 속에서 등장한 이런 “어이없는” 번역들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이 볼 수 있습니다.


"Hello there! Mighty fine morning! If you ask me, I'm Waldo." (안녕하신가! 힘세고 강한 아침, 만일 내게 물어보면 나는 왈도. → 안녕. 정말 상쾌한 아침이군! 나는 왈도라고 하네.)

"Power Lich" (힘센 이끼 → 강한 리치)

"Elven Chain mail" (열한 개의 사슬 편지 → 엘프의 사슬 갑옷)

"Ogre" (오그레 → 오우거)

"Archmage" (궁수 마법사 → 대마법사)

"Stone to Flesh" (돌에서 빛으로 → 석화 해제(돌에서 살갗으로))

"Dragoon's keep" (드라군의 음식물 → 드라군(용기병)의 성채)

"Refresh!" (신선함! → 교체 혹은 재장전)

"Help!" (도움! → 도와주세요.)

"Unsound!" (불건전하다! → 병든 것을 나타내는 상태 이상을 나타내는 말)

"Apple tree" (나무상자 → 사과나무)

"Warlord's Fortress" (워로드의 숲 → 워로드의 요새)


이렇게 위에서 볼 수 있듯이 게임 속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황당한 수준의 번역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왈도”의 대사인 “힘세고 강한 아침”이라는 대사가 인상 깊게 남아서 이런 번역체를 보고 “왈도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위에서 몇 가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ARCHMAGE”를 “대마법사”라고 번역해야 하는데 “ARCH”를 “궁수”의 “ARCHER”라고 착각해서 번역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ELVEN CHAIN MAIL”의 경우도 “ELVEN CHAIN MAIL”을 옮겨야 하는데, “엘븐”을 “일레븐”으로 잘못 읽어서, 11개의 사슬 편지라고 번역된 것으로 보이지요. 여기에 “POWER LICH”의 경우에는 “LICH”를 이끼를 의미하는 단어인 “LICHEN”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기도 합니다.


“DRAGOON’S KEEP”의 경우 “KEEP”의 여러 가지 의미 중에서 “저장해둔 음식물”이라는 의모로 번역해둔 것도 인상적이기도 합니다. 원래의 의도대로라면, “드라군(용기병)의 성채”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지요.


△ 드라군의 성채를 "드라군의 음식물"로 번역한 사례


△ 파워 리치를 "힘센 이끼"로 번역한 사례


“다양한 곳에서 패러디되는 왈도체”


이런 왈도체는 어느 순간부터 온라인에서 제법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요. 그래서 누군가는 “스카이림”과 같은 영문 게임을 한글화 시킬 때 일부러 이런 “왈도체”로 번역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패러디되기도 했는데요. 특히, “네이버 웹툰”과 같은 곳에서 패러디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답니다.


여기까지, 어이없는 번역으로 인해서 “왈도체”라는 번역 무체를 만들어 낸, “마이트 앤 매직 6”와 그의 이상한 오역들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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