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 도전기 01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영어공부 도전기 01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영어공부 도전기 01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 수능을 치고…

능이 끝나고 난 후, 허무함과 공허함밖에 몰려오지 않았다.
무기력해졌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수능시험을 치고 난 이후부터는, 딱히 할 일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대구 주변의 각 대학교에서 고등학생들을 학교로 초청해서 학교소개를 하고 구경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리하여 우리 학교 학생들도 대구지역의 여러 학교에 불려다니게 되었다.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 계명대학교 등등… 대구지역에 있는 여러 대학교를 구경하게 되었다.

딱히 기억에 남는 점은 없는데, 경북대학교의 경우 내가 다닌 고등학교와 아주 가까웠던 탓에, 금방 갈 수 있었고, 반면에 경북대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들은 거리가 먼 탓에, 버스를 타고도 한참을 가야 겨우 도착을 할 수 있는 거리였다. 덕분에 버스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워낙 절망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친구들과 수다를 떨 기운도 없었다.

그러던 중, 반에서 공부를 꽤 잘하고, 영어도 잘했던 친구가 어떤 책을 보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책의 제목은 바로 정찬용씨가 지은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라는 이름의 책이었는데, 호기심에 친구에게 그 책을 빌려서 버스 안에서 보기 시작했다.

그 책의 내용은 기존의 영어공부 방법과는 전혀 다른 방법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가상의 인물인지 진짜 인물인지 잘 분간이 안가는 K라는 인물을 소개하며, 소설 형식으로 그 인물이 그 방법을 통해서 영어를 터득하는 과정을 그려놓은 책이었다.

간략하게 영절하(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의 약자)식 공부법을 소개를 하자면 다음과 같다.

- 1단계

1. 자기 영어 수준에 맞는 영어 테이프를 하나 구한다.
2. 그 테이프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루에 2번씩 집중해서 듣는다.
3. 매일듣되, 반드시 6일동안 한 뒤에는 하루 쉰다.
4. 테이프에 있는 모든 소리가 완전히 들릴 떄까지 계속한다.

- 2단계

1. 지금까지 완전히 듣는 데 성공한 테이프를 다시 꺼낸다.
2. 그 테이프를 받아쓰기 한다.
3. 받아쓰기를 하되, 한 문장씩 완성한다. 즉, 한문장의 끝까지 듣고, 테이프를 정지하고, 받아쓰는 과정을 그 문장을 완성할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모르는 단어는 짐작이 가는 스펠을 쓰면 된다.
4. 테이프의 전체 내용을 다 받아썼으면, 모르는 단어의 스펠이 맞는지 영영 사전으로 확인한다.
(스펠이 틀려서 사전에서 찾을 수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원칙적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걸 보고 들은 소리대로 따라 할 수 있는가이다. 또한, 의미가 이해되면 좋고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5. 그 테이프의 내용이 그렇게 해서 완성이 되었으면, 큰 소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발음과 인토네이션을 테으프 그대로 따라한다는 느낌으로 계속 읽는다. (석연찮은 부분은 반드시 테이프를 다시 들어서 확실히 한다.)
6. 모든 문장이 드디어 완전히 입에 익었다는 느낌이 들면 끝낸다.
7. 과정 중 일주일에 하루는 영어와 완전히 담을 쌓는다.

- 3단계

1. 테이프를 받아 적은 것 중에서 모르는 단어를 영영사전으로 찾는다.
2. 해설과 예문을 적고 거기서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다시 그 단어를 찾는다.
3. 모르는 단어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찾는다.
4. 한 시간 정도 찾은 후 사전찾기를 중단하고 찾아 놓은 것을 큰 소리로 낭독한다. (이때, 찾은 것을 죽 이어서 읽는 것보다는 단어별로 열 번 정도씩 읽는게 좋다.)
5. 찾은 것을 한 시간정도 낭독한 후 종료한다.
6. 일주일에 하루는 작업을 완전히 쉰다.
7. 이 단계는 본문의 단어의 뜻풀이에 나온 모르는 단어를 다 찾아서, 그 해설과 예문이 완전히 체화될 때까지 낭독하는 것을 완성하면 끝난다.

- 4단계

1. 비디오 테이프를 하나 구한다.
2. 이어폰을 끼고 매일 한번씩 본다.
3. Listening이 완벽해지면, 받아쓰기를 하고 낭독한다.
4. 모르는 단어를 영영 사전으로 찾고 낭독한다.

- 5단계

1. 오리지널 영자 신문 최신판을 하나 구한다.
2. 사회면에서부터 짧은기사(읽으면 1-2분짜리)를 하나 골라 큰 소리로 낭독한다.
3. 안 보고도 할 수 있을정도라고 판단되면, 기사를 보지 말고 누군가에게 사건을 얘기해 준다는 기분으로 연기하듯 읊는다.
4. 유창하게 되면 두 번째 기사로 옮겨가서 같은 방법으로 한다.
5. 한 면을 다 하면, 3단계에서 했듯이 모르는 단어를 처리한다.
6. 광고, 대담, 만화에 이르기까지 신문에 활자로 박힌 모든 걸 그렇게 한다.

영절하식 공부법이라… 기존의 방법과는 전혀 다른 것이 참신하기도 했고, 책을 다 읽고나니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왔다.

어차피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할 것이 없는 상황이고 하니, 천천히 이렇게라도 영어공부를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선 1단계부터 시작을 해야할 것 같은데 가장 난감했던 부분이, 어떤 영어테이프를 들어야 하는지가 난감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고등학교에서 따로 영어듣기 수업을 하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듣기라는 영역은 내게 거의 신세계나 다름 없는 영역이었다. 덕분에 어떤 교재를 써야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만 하릴없이 흐르고 있었고, 점점 영절하에 대한 기억은 잊혀져가고 있었다.

소인배

Since 2008 e-mail : theuranu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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