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영어 "싱글리시(SINGLISH)"
싱가포르의 공식 언어는 "영어(ENGLISH)"입니다. 하지만, 싱가포르를 막상 방문해본다면, 아마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어"와는 느낌이 많이 다른 영어를 접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싱가포르 사람들이 사용하는 특유의 발음 때문에 싱가포르에서 사용하는 영어를 "싱글리시(SINGLISH)"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저는 이렇게 싱가포르를 다녀온 뒤에 "싱글리시"라는 말을 사용하긴 하지만, 아마도 가급적이면 싱가포르 안에서 "싱글리시"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기는 합니다. 우리도 "콩글리시(KONGLISH)"라는 말을 외국인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되면 그다지 기분 좋지 않을 것 같으니 말이죠.
"싱가포르 사람들이 사용하는 영어, 싱글리시(SINGLISH)"
싱가포르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독특합니다. 그들 특유의 독특한 억양 때문에 해외에서도 "싱글리시"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싱글리시가 알아듣기 어려운 이유는 간단합니다. 싱글리시는 하나의 정형화된 패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별로, 특별히 그 사람이 속한 문화별로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정말 다양한 문화를 한 곳에서 접해볼 수 있었는데요. 인구 구성표를 보시면 알 수 있듯이,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등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속한 문화권에 따라서 각자 독특한 "발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지요.
중국문화권의 싱가포르 사람을 만나게 되면, 중국식 억양에 영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일본 사람이라면, 일본식 억양으로, 아랍권이라면, 아랍 억양으로... 정말 다양한 발음의 영어를 접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다 영어이기 때문에 귀를 기울이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기는 하지요.
처음 접해본 "싱글리시" 탓에 고전하기도 했지만, 재미있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자신들의 발음으로 영어를 당당하게 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 깊었고요. 싱가포르 사람들끼리도 이렇게 "영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에서 한 번 더 인상 깊었다고 할 수 있지요.
"자신들의 문화를 간직한 채, 언어만 사용한다는 느낌의 싱글리시"
싱가포르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화는 그대로 간직한 채, 언어만 "영어"를 사용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체류 기간이 그다지 길지 않아서 제가 정확히 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좁은 공간에 여러 가지 문화가 공존하면서, 한 가지 공통 언어로 소통한다는 개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개념이었던지라 더욱더 신기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간혹 싱가포르 사람들의 영어 수준은 그다지 높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간단한 단어와 문장 구사 능력을 사용해서 말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 "특정한 개념"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하면, 다른 말로 그것을 설명해주어야 하는데, 그런 능력까지 있는 사람들은 보기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식당 종업원 정도의 수준에서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잘 보지 못했지요.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으로는, "칠리크랩"으로 유명한 점보레스토랑을 방문했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이 찾는 곳인지라, "특정 코드"를 받습니다. 아마도 이 코드를 "QUEUE CODE"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도 아래와 같은 이상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지요.
"Show me the queue code." (큐 코드 보여주세요.)
"What is queue code?" (큐 코드가 뭔가요?)
"Show me the queue code." (큐 코드 보여주세요.)
"What do you mean by the queue code?" (큐 코드가 무슨 말이죠?)
"No queue code, no entry." (큐 코드가 없으면 들어올 수 없습니다.)
"What is that queue code?" (아니 도대체 큐 코드가 뭐요?)
이런 황당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옆에 있는 기계를 이용해서 대기번호를 받아야 하는 것인데, 대기번호를 받으라는 설명을 하지 않고, 기계처럼 단어와 문장만 반복하는 모습이었지요. 이건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할 뿐인데, 싱가포르에서 대화를 하면서 특정한 개념을 영어로 설명하지 못해서 같은 말을 반복하는 상황을 제법 접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친절하게 하나하나 자세히 알려주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지만 말이죠.
"SIR과 MADAM, PLEASE를 거의 꼭 붙이는 편입니다."
그리고 말에서 살펴보는 특징으로는 아마도 우리가 주로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 처해있기에 사람들이 주로 남성일 경우 "SIR", 여성일 경우에는 "MADAM"을 붙여서 이야기를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PLEASE"역시도 상당히 많이 들어볼 수 있었고요.
그만큼, 공손한 영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이 일상화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공기 기장과 승무원이 하는 영어 역시도 싱글리시 억양이 강해서 잘 알아듣기 힘들었는데요. 이런 부분은 우리나라 항공사 직원이 하는 영어도 비슷하니, 크게 차이는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영국식 영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싱가포르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주로 영국식 영어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요. 발음은 영국식이 아니긴 하지만, 영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어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LINE(줄)"을 의미하는 "QUEUE"라는 단어를 많이 접해볼 수 있답니다. 간혹 공공장소에서 줄여서 "Q"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등장하기도 하지요.
"Q for Taxi" (택시 타는 줄)
다른 영국식 표현으로는 "LAVATORY(변소)"라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기도 합니다. 화장실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아래의 3가지를 만나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 외에도 화장실을 가리키는 다른 단어가 많기도 하지만요.
LAVATORY = 변소
RESTROOM = 화장실
BATHROOM = 화장실
아무튼, 싱글리시는 정말 사람별로 다양해서, 특별히 자신만의 억양이 강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알아듣기 굉장히 어렵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경우보다는 낫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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