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홍콩 영화 “중경삼림”

90년대 홍콩 영화 “중경삼림”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홍콩은 아시아 영화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당시의 홍콩 영화계는 단순히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적인 영화로 발돋움을 하기도 했는데요.


90년대의 홍콩 영화 중에서 단연 손꼽히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왕가위” 감독의 작품으로 “중경삼림, 타락천사”와 같은 작품이지요.



“90년대 홍콩 영화, 중경삼림(CHUNGKING EXPRESS)”


90년대 홍콩 영화의 대표주자로는 중경삼림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영어 제목으로는 “CHUNGKING EXPRESS”으로 쓰이는 작품이지요.


이 작품은 왕가위 감독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첫 작품이 되었습니다. 영화는 1995년 14회 홍콩 금상장영화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편집상을 동시에 수상했습니다.



“2개의 서로 다른 에피소드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작품”


영화는 2개의 독립적인 에피소드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에피소드에는 각각 2명의 주인공에 해당하는 인물들이 등장하지요.


1부는 마약 밀매업자와 경찰 223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2부는 경찰 663과 웨이트리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락천사”라는 작품은 중경삼림의 3번째 에피소드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2번째 에피소드까지의 러닝타임이 1시간 45분을 넘긴 상황이라, 다른 작품으로 따로 개봉을 했다고 하지요.



“청킹맨션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1부”


작품의 1부는 홍콩 침사추이에 있는 “청킹맨션(CHUNGKING MANSION)”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극 중에서 마약 밀매업자로 등장하는 임청하 씨는 마치, 마를린 먼로를 떠올리는 패션에 선글라스를 착용하면서, 특별한 행동을 하는데요. 작품 초반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정체를 조금씩 드러내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전혀 다른 성향의 또 다른 남자 주인공인 “경찰 223”은 “금성무(가네시로 다케시)” 씨가 주연을 맡았는데요. 작품 속에서의 설정이 “경찰”이었기에, 아마도 마약 밀매업자로 활약하는 임청하 씨와 업무적인 어떤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작품 속에서는 그런 내용에 집중하기보다는 그의 개인적인 감정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의 생일, 그리고 만우절, 유통기한이 있는 통조림 등을 하나로 엮어서, 이별 후의 착잡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지요.



“서남아시아인들로 가득한 청킹맨션”


작품의 배경이 되는 침사추이의 청킹맨션은 실제로 서남아시아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홍콩의 다른 곳과 달리 풍기는 분위기가 오묘한 곳이기도 하지요.


건물이 처음에 생겨났을 때는 부유층들을 위한 고급 맨션으로 이용되던 곳인데, 이제는 다른 곳에 더 좋은 건물이 생겨나기도 하고, 청킹맨션이 노후화되면서 더 이상 부자들이 살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열세인 서남아시아의 외국인들이 자리를 잡게 되면서, 특유의 음침한 분위기를 내게 된 곳입니다.



작품 속에서는 이러한 분위기를 그대로 잘 반영해서, 마약 밀매라는 수상한 일이 벌어지는 장소의 배경으로 그대로 활용한 경우라고 할 수 있지요.


“양조위와 왕페이가 등장하는 2부”


2부에서는 경찰 663과 웨이트리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여기에서 경찰 663이 “중경삼림”하면 떠오르는 배우, 양조위입니다. 그리고, 웨이트리스 역은 “왕페이” 씨였는데요.


중경삼림 하면, 1부의 주인공들보다 더 인상 깊게 남는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2부에서 그려지는 내용은 1부의 내용보다는 다소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이야기 모두 “이별”에 대처하는 경찰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 1부와는 다소 분위기가 상당히 다른 것을 알 수 있지요.


△ 2부의 중심인물, 양조위


“2부의 배경이 되는 홍콩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2부의 배경이 되는 곳은 홍콩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입니다. 사실, 극 중에서 에스컬레이터는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홍콩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곳인지라, 특히 더 기억에 남는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아마도, 극 중의 배경이 되는 다른 장면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근처의 소호 지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요.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너무 흘러서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홍콩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 https://theuranus.tistory.com/5890


홍콩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굉장히 길게 연결이 되어 있는데요. 세계 최장 길이의 에스컬레이터라고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에스컬레이터는 미드레벨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인지라, 출근 시간에는 하행으로 운행을 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상행으로 운행합니다.


“이별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


영화에서 담고 있는 내용은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를 담아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부에서 등장한 경찰은 이별 후에, 헤어진 그녀를 추억하면서, 같은 유통기한을 가진 통조림을 구입해서 먹거나, 끊임없이 달리는 행위를 반복하지요.


2부에서 등장하는 경찰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별 후에 그는 집에 있는 물건들에 대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면서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게 되지요. 그리고 항상 그가 단골로 방문하는 가게에서 근무하는 웨이트리스 왕페이와 조금씩 알아가게 되고,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자와 후자의 차이가 있다면, 작품 속에서 풍기는 분위기만 본다면, 1부의 경찰의 경우에는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2부의 경찰의 경우에는 실연의 아픔을 작품 속에서 서서히 극복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 영화 중경삼림에 쓰인 두 음악 (몽중인, 캘리포니아 드리밍)


“90년대 홍콩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작품”


사실, 제가 이 작품을 뒤늦게나마 본 이유는 90년대 홍콩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홍콩 여행을 다녀온 뒤에 감상한 작품인데, 직접 홍콩에 다녀오니, 현재의 홍콩보다는 과거의 홍콩의 모습이 더욱더 궁금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각 인물들의 묘사에 집중하다 보니, 홍콩의 모습은 그다지 많이 비치지 않아서 아쉽기도 했습니다만, 시원하면서도 찝찝한 오묘한 느낌이 드는 내용이 당시의 홍콩의 시대상을 나름 잘 반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국령 홍콩에서 중국령 홍콩으로 반환되기 직전의 오묘한 감정을 남녀 간의 감정을 통해서 미묘하게 잘 녹여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지요.


“영화, 중경삼림(CHUNGKING EXPRESS)”


제작 연도 : 1994년

개봉 연도 : 1995년(대한민국)

감독 : 왕가위

출연 : 양조위, 왕페이, 임청하, 금성무

상영 시간 : 1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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